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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음식이야기] 애니메이션 <심슨가족> 맥주
미국 중산층의 상징적 먹거리
스트레스 해소 방편으로 '먹고 마시기', 비만의 원인 되기도


“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 가족’이라는 것에 대하여 미국인들은 생각 외로 보수적인 관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그들의 선조 때부터 뿌리깊게 자리잡은 청교도적 윤리관의 영향일 것이다. 하기야 아내 이외의 여자와 관계를 맺었다는 것만으로 대통령을 청문회에 세운 사람들 아니던가.


애니메이션 ‘ 심슨 가족(The Simpsons)’은 미국인들의 이 같은 보수적인 가족관을 사정없이 비틀고 풍자한다. 이 가족의 아버지는 책임감이라고는 제로에 가까우며 하는 일이라고는 맥주 마시면서 TV보는 일 뿐이다. 아들은 아버지와 누이 동생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악동 중의 악동이다. 이들이 사는 공간도 깨끗한 교외의 주택이 아니라 위험천만한 핵발전소 부근의 마을로 설정되어 있다.

‘ 심슨가족’이 스테디셀러 만화가 된 비결은 미디어와 대중 문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자본주의 사회 소시민들의 정서를 공략했다는 점이다. 심슨 가족과 그 주변 인물들, 그리고 사소한 디테일들까지 이 만화는 철저히 ‘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게으르고 낙천적인 아버지 호머 심슨은 전형적인 백인 중년 남성을 상징한다. 또한 그의 아내 마지는 똑똑하지만 때때로 소비 문화에 정신을 빼앗기는 보통 여성이다. 두 아이들, 바트와 리사는 각각 못 말리는 문제아와 ‘ 왕따’를 표현하는 캐릭터들이다.

특히 만화 곳곳에는 숨겨진 패러디 장치들이 한몫을 한다. 바트와 리사가 좋아하는 폭력 만화영화 ‘ 이치 앤 스크래치’는 ‘ 톰과 제리’를 패러디한 것이다. ‘ 싸이코’ 같은 영화나 ‘ X파일’같은 TV 시리즈도 패러디 소재가 된다. 때로는 조지 부시나 빌 클린턴 같은 정치인들도 등장한다.

- 맥주 보다는 안주가 비만의 주범

엽기적인, 그러나 미워할 수만도 없는 심슨 가족 중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인물은 호머 심슨이다. 100kg이 넘는 몸무게에도 불구하고 매일 맥주와 도너츠를 달고 사는 호머. 그는 어쩌면 인간의 순진하고 어리숙한 면을 그대로 압축해서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호머가 끊임없이 먹어 치우는 맥주와 각종 정크 푸드들은 그 자체로 미국 중산층 문화의 상징아다. 패스트푸드로 대표되는 미국인들의 식생활은 4,000만의 성인 비만을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 받고 있다. 만화 속에 나오는 맥주 상표 ' 더프(Duff)'가 ‘ 쓰레기’를 뜻한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흔히들 맥주를 살찌는 음식으로 알고 있지만 맥주 자체가 살이 찌는 원인은 아니다. 다만 맥주에 곁들여 먹는 안주들이 튀김 등과 같이 칼로리가 높은 것들이 많고 알코올이 살찌는 것을 도와 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체내에 비축하는 작용을 하며, 특히 지방의 소화율을 높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주 없이 술만 마신다면 오히려 속을 버리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한여름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 주는 맥주는 곡류로 만든 최초의 가공품인 빵과 함께 생겨난 것으로 본다. BC 4200년경 바빌로니아에서 보리가 재배되면서 시작되었다고 하며 함무라비 왕조의 유적에 기록이 남아있다. 그 후 맥주는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를 거쳐 유럽으로 전해진다. 와인을 즐기는 남유럽과 달리, 독일을 비롯한 북유럽에서는 지금도 맥주를 자주 마신다.

맥주는 크게 ‘라거(lager)’와 ‘에일(ale)’로 나뉘어진다. 이는 사용되는 효모의 차이에 의한 것인데 독일에서 발전한 것이 라거, 영국에서 주로 만들어진 것이 에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생산·소비되는 것은 라거에 해당한다. 에일은 흔히 ‘흑맥주’라고 불리는 것으로 영국산인 스타우트, 포터 등이 유명하다. 맥주 왕국으로 불리는 독일에서는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생산된다. 대표적인 주종으로는 뮌헨비어(München Bier), 필센(Pilsen)과 도르트문트(Dortmund)가 잘 알려져 있다.

- 엷은 황금색에 순백의 거품

좋은 맥주는 빛깔이 투명하고 광택이 있는 엷은 황금색이어야 하며, 순백색 거품이 잘 일고 쉽게 없어지지 않아야 한다. 맛은 신맛·쓴맛·단맛 등의 여러 가지 맛이 서로 조화되어 온화하고 순한 것이 좋으며, 마신 후에 상쾌한 느낌을 주어야 한다. 독일인들은 맥주를 마실 때 거품을 하나 가득 일게 했다가 가라앉기를 기다린 후 다시 거품을 내어 마신다. 이 거품은 맥주의 산화를 방지하여 신선한 맛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캔이나 병에 든 맥주는 가공 맥주에 해당하는 것으로 오래 두어도 맛이 변하지 않는 대신 생맥주에서 느낄 수 있는 풍미는 다소 떨어진다. 반면 생맥주는 맛이 좋은 반면에 쉽게 변질되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직접 만든 맥주를 파는 하우스 맥주집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데, 색다른 맛과 향을 즐기고 싶어하는 애주가들에게는 한번쯤 들러 보면 좋은 장소이다.



정세진 맛 칼럼니스트 sejinneong@yahoo.co.kr


입력시간 : 2004-05-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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