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옷 입는 것도 '알라'의 뜻


지난달 21일 새벽의 비보는 우리 모두에게 충격이었습니다. 무고한 젊은 죽음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무지가 이 같은 사건을 일으킨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을 과격한 골수집단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의생활 문화를 본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옷 입는 것까지 교리를 따른다고 하니까요.

이슬람교의 교리서 코란은 옷차림에 관한 내용 적고 있습니다. 사회적 신분을 드러내는 사치스런 의상, 값비싼 옷감이나 화려한 색, 금은으로 치장한 옷을 금하고 검소한 차림을 권하고 있습니다. 색상은 순결과 깨끗함을 상징하는 흰색이나 힘과 인내를 상징하는 검은색을 주로 애용합니다.

여성에게는 ‘시선을 낮추고 순결을 지키며 밖으로 나타나는 것 외에는 유혹하는 어떤 부분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전하는데 예언자 무함마드는 “사춘기를 맞은 무슬림 여성은 얼굴과 손을 제외한 나머지 살결은 드러나지 않도록 하라”고 말했다 합니다.

그래서 무슬림 여성들은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느슨하고 늘어진 옷을 입습니다. 통으로 된 옷은 얼굴과 손을 제외한 몸 전체, 발까지 전부 가릴 정도로 길어야 합니다. 머리에 쓰는 스카프의 일종인 ‘히잡’은 뜨거운 햇볕과 사막의 모래 바람을 막는 실용적인 외출복입니다. 이 히잡을 두고 이슬람 국가 내부에서조차 착용금지와 의무에 관한 많은 이견이 있어 왔을 정도로 여성을 억압하는 도구이며 권위주의의 상징물로 비난의 화살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슬람 여성 운동가들은 도리어 ‘히잡 쓰기 운동’을 벌여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페미니즘을 실천했습니다.

무슬림들은 옷차림에서조차 종교적인 정서를 표현하고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내는 열렬한 신앙인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열렬한 신앙이 어쩌다 복수의 도구가 되어 버렸을까요. 테러조직의 무슬림들이 평화와 생명을 중히 여기는 ‘알라’의 참 뜻을 되새기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07-05 10:35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