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너무 벗으면 흉해~


KBS 2TV 수목드라마 ‘풀 하우스’에 출연하고 있는 한은정의 과다 노출이 문제랍니다. 한은정씨는 극 초반부터 과감한 란제리룩으로 눈길을 끌었죠. 그녀의 스타일은 ‘란제리룩’입니다. 란제리룩은 속옷의 디자인을 흉내내 겉옷을 입거나 아예 속옷을 겉에 드러내 놓고 입는 패션스타일을 말하죠. 패션디자이너라는 직업의 설정상 감각적으로 보이기 위해 고심한 결과라고 하더군요.

한은정씨는 훌륭한 몸매로 이미 란제리 브랜드 모델로 활동한 경력이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모바일 화보를 촬영, 그 미모를 자랑해 마지않았는데요, 웬일인지 ‘풀 하우스’에서의 패션은 어색합니다. 그녀의 패션은 노출이 문제가 아닙니다. 어울리지 않는 코디법이 문제죠. 눈에 거슬리는 패션이 노출을 문제 삼아 부상한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란제리룩은 속옷을 드러낸다는 의미에서 노출이 필수여서 여성스럽고 또 섹시한 이미지를 줍니다. 극중 한은정의 캐릭터는 전문직 여성으로 단순한 ‘섹스 어필’보다는 지적인 인상을 남겨야 합니다. 따라서 강약의 조절이 필요한데요, 속옷을 보여 주되 속옷처럼 보여서는 안 되고, 속옷차림처럼 보이되, 속살은 숨겼어야 합니다.

그런데 극중 한은정의 옷차림은 섹시한 브래지어를 입고 거기에 홀터네크라인 셔츠나 민소매 티셔츠를 입어 노출에 노출을 더했습니다. 등 뒤에서 보면 브래지어 어깨 끈은 11자이고 셔츠나 스포츠 티셔츠의 어깨 끈은 X자 실루엣을 만들어 언밸런스합니다.

게다가 하의까지 미니스커트를 입어 전부다 보여주는 ‘헤픈’ 느낌이 듭니다. 차라리 단정해 보이는 긴소매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어 그 속으로 섹시한 속옷과 가슴골이 살짝 보이게 하거나 상의를 짧고 타이트하게 입었다면 하의는 와이드 팬츠 등으로 풍성하게 감추는 것이 바람직했을 것입니다. 노출패션은 시선을 한곳으로 집중시키는 포인트 연출이 중요하니까요. 아무리 ‘끝내 주는’ 몸매의 소유자라도 코디에 따라 헤퍼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 패션의 숨은 마력입니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08-06 11:18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