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페이스가 그녀를 유혹한다해뵈브랜드 초강세, 눈 높아진 소비자 겨냥한 아이템 대거 상륙

[패션] 2004년 가을 새 브랜드
뉴 페이스가 그녀를 유혹한다
해뵈브랜드 초강세, 눈 높아진 소비자 겨냥한 아이템 대거 상륙


계절이 바뀌면 새 옷을 갈아입는 즐거움이 따른다. 올 가을도 새 이름표를 단 새 옷들이 옷가게에 걸리고 있다. 새로 옷을 사 입을 여유가 없으면 어떠랴. 새로움을 눈으로 즐기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주머니 사정일랑 잠시 잊고 올 가을 새롭게 선보이는 패션계의 뉴페이스들을 만나보자.

▲ 30여개의 새 브랜드 런칭

압구정동은 항상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패션계의 리더들이 모이는 곳이다. 그 유행의 중심에 서 있는 갤러리아 백화점이 5개월에 걸친 공사 끝에 ‘명품관 웨스트(West)’로 변신했다. 이번 갤러리아 백화점의 개편은 획기적이다. 30여개의 새로운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데 특히 수입 패션브랜드의 세컨드 브랜드와 해외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구성은 상권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야말로 ‘럭셔리’로 중무장한 모습이다. 몇몇 브랜드의 경우는 예술작품처럼 값비싸고 고급스러워 손대기조차 겁이 날 정도. 확실한 차별화이긴 하다. 자릿세 장사에 주력하기보다 실험적인 브랜드를 찾아 전시하고 지원하는 본연의 임무를 다한 백화점의 성공적인 변화다.


▲ 세컨 명품브랜드가 주종

갤러리아 백화점의 변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올 가을 새롭게 선보이는 패션계의 뉴페이스들은 해외브랜드 일색이다.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 영국, 이태리, 미국 뉴욕에서 날아온 브랜드까지, 패션을 좀 알아야 ‘아, 거기 옷’할 생소한 브랜드가 많다. 감각적인 유러피안 스타일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또는 젊은층을 겨냥한 명품 브랜드의 세컨드 브랜드들이 주종을 이룬다. 이같이 해외 브랜드가 많은 까닭은 샤넬의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의 개인 브랜드 매장이 세계에서 3번째로 서울 매장을 열 정도로 한국이 세계 패션의 중심에 선 것도 이유라면 이유겠다.

패션계의 실상은 유례없던 불황의 탈출구로 이름값 하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런칭브랜드 10개 중 1∼2개도 살아남기 힘들 만큼 성공률이 희박하고, 현실적으로 수십억원이 드는 신규 브랜드 런칭보다 해외에서 인정받은 브랜드를 수입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자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 다이애나가 신었던 '지미추'

하반기 국내 소개될 외국 유명 패션 브랜드는 칼 라거펠트, 지미추, 프링글 외에도 30여개에 이른다. 특히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로 유명세를 탄 여성화 ‘지미추’와 200년 가까운 역사의 스코틀랜드 브랜드 ‘프링글’ 등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브랜드.

‘지미추’는 스타들이 열광하는 여성화로 이름나있다.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수제화를 제작하던 디자이너 지미추가 1996년 설립했으며 우아하고 섹시한 스타일로 기네스 팰트로, 니콜 키드먼 등 할리우드 스타들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왕실의 니트웨어 브랜드’로 불리는 ‘프링글’은 자존심을 내건 오랜 역사와 유산을 지닌 스코틀랜드 브랜드. 스코틀랜드 아가일 문양을 캐시미어 니트에 처음 응용했고 ‘트윈 세트(twin set)’를 개발, 유명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 진 시몬스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왕실을 연상시키는 라이온 로고 캐주얼 라인이 영국과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프랑스 패션계의 거장 칼 라거펠트도 그의 이름을 걸고 첫 인사를 한다. 라거펠트는 샤넬의 아트디렉터, 펜디의 책임디자이너, 사진작가로 다재다능하고 의욕 넘치는 예술가.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오픈한 ‘라거펠트 갤러리’는 파리와 모나코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여는 단독매장이란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 토탈 프리미엄 진 시대

새롭게 선보이는 진캐주얼은 ‘프리미엄 진’의 전성기에 맞춰 토털?求?추세다. 진브랜드라고 청바지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청바지와 함께 코디해 입을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동시에 선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

‘타미진’ ‘모스키노진?樗?기존 유명 브랜드의 진 라인. ‘타미힐피거’의 진 브랜드인 ‘타미진’은 타미힐피거를 국내 들여온 에스케이네트웍스에 의해 런칭되는데 캐주얼과 정장의 매치, 클래식과 최신 유행 스타일을 동시화하는 타미힐피거의 기본 철학을 담았다.

또 다른 프리미엄진의 신규 주자 ‘테이크 투 진’은 이태리 현지 데님 원단 업체에서 고급 소재로 개발된 진 브랜드. 유럽 현지와 미국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영국 라이센스 브랜드 ‘골라’는 청바지보다 신발로 유명하다. 국내에서 직수입 운동화와 함께 전개되는데 보헤미안 스타일의 캐주얼룩과 정장류도 함께 내놔 청바지에 한정되지 않는 토털패션을 추구한다. 이태리 진 캐주얼 ‘가스’는 도심 속의 거친 젊음을 표현할 어번 스타일로, 블루라벨과 액세서리를 먼저 선보인다. 클래식 스타일에서 최신 트렌드까지 다양한 스타일과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제품을 갖췄다.


▲ 팀버랜드 캐주얼시장 노크

불황 없는 아웃도어룩에서는 변화된 스포티즘을 소화한 기존 브랜드의 재탄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아웃도어룩은 기능성 소재, 다양한 용도의 주머니, 기능성 지퍼 등 레저용 의류의 장식을 캐주얼에 접목해 일상복과 야외활동복 모두 입을 수 있다.

제일모직의 ‘SS311’은 스포츠캐주얼 브랜드다. 세련된 디자인과 여유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해 기능성 아웃도어웨어 스타일에 화려한 원색을 접목했다. 아웃도어 캐주얼 팀버랜드는 ‘팀버랜드 아웃트로’ 라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아웃도어 부문의 전문성을 살린 기능성 소재를 캐주얼에 풀어내 캐주얼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코오롱스포츠의 ‘안트벨트’는 아웃도어 전문 회사로 그동안 코오롱스포츠가 흡수하지 못한 젊은 층 소비자를 공략한다. 안트벨트는 SUV 차량처럼 레저활동과 일상생활 모두에 적합하다는 뜻.


▲ 프랑스 최신유행스타일 한 눈에

여성복의 기대주는 프랑스 여성복 ‘마쥬’, 미국 여성캐주얼 ‘사라가노’, 뉴욕에서 날아온 ‘띠오리’등이 있다. ‘마쥬’는 레니본, 키이스 등을 전개하는 아이디룩의 야심작. 프랑스 현지 젊은 여성들의 최신 유행스타일을 눈으로 확인하는 즐거움과 함께 로맨틱, 시크, 보헤미안 등 각 매장마다 다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개미플러스가 들여오는 ‘띠오리’는 국내브랜드 타임에 견줄 수 있는 미국 뉴욕 스타일의 여성복. 섹시하면서도 편안한 디자인으로 특히 바지의 착용감이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프랭키 비’의 성공에 이어 가수 이상우가 공동 투자한 미국 직수입 여성캐주얼 ‘사라가노’의 성공 여부도 관심의 대상.

캐주얼웨어에서는 이랜드의 ‘뉴트’, 논노패밀리의 ‘세컨드 스카이’ 등이 전문 패션기업의 신작이고 이미 7월 명동에 매장을 연 ‘엘록’이 새로운 캐주얼웨어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데 ‘엘록’은 뉴욕스타일 드레스코드를 제안하는 브랜드로 정장과 캐주얼의 영역을 모두 소화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화된 패션브랜드의 런칭도 눈에 띈다. 파리지엔느 뉴요커의 예술적 감성을 제안하는 뉴욕의 쥬얼리&액세서리 브랜드 ‘꼴레뜨 말루프’, 모자 ‘유지니아킴’, 가방 ‘수잔나토리’, 벨트 ‘HTC’ 외에 에르메스 인터내셔널 그룹 내 영국 수제품 구두 ‘존 롭’도 소개됐다.

버버리가 젊은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베일리를 영입해 선보이는 ‘버버리 프로섬’,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지제냐’는 기존 브랜드가 더욱 젊게 변신한 브랜드. 이밖에 고급 셔츠를 생산하던 우성I&C가 남성복 ‘본’으로 메트로섹슈얼을 겨냥한 신규 남성복을 선보인다. 젊어진 모피는 진도의 신규브랜드 ‘엘페’로 대표된다.


▲ 수입편집매장서 만나는 뉴 트렌드

패션계의 뉴페이스들을 한꺼번에 만나고 싶다면 수입편집매장을 방문하면 된다. 스티븐 알란 매장에는 유기농 소재 럭셔리 진 브랜드 ‘룸 스테이트’, 여성복 ‘유니스’, 니트 브랜드 ‘인해비트’ 등이 새롭게 걸렸다. 브랜드화를 선언한 멀티숍 블루종에서는 유럽 중심의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데 모자 브랜드 ‘유지니아 김’의 입점이 주목된다. 미국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한국계 디자이너 브랜드 ‘유지니아 김’은 마돈나, 기네스 팰트로 등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더 유명한 브랜드. 이 밖에도 신세계 인터내셔널의 멀티숍 분더숍은 ‘버버리 프로섬’과 ‘마르니’의 남성복 라인을 국내 독점 신규 런칭한다.

패션 브랜드를 보면 유행의 흐름이 보인다. 이름있는 수입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은 단지 명품주의茶羞릿募?전통성, ‘오리지널리티’를 원하는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또 갈수록 눈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해외 브랜드 유통도 이유 있는 현상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새로움이 즐겁다. 개방을 막을 수 없다면 선진 패션을 학습하는 기회로 삼아야하지 않을까.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09-14 17:39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