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문화 속 음식기행] 애니메이션 <슈렉>의 '진저브레드'
밝고 명랑한 파격의 즐거움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신랄한 풍자, 도깨비의 진실한 사랑찾기




단맛과 기름기로 범벅이 된 햄버거, 감자 튀김 등은 먹을 때는 맛있지만 건강에는 치명적이라는 것이 상식이다. 음식 뿐 아니라 문화에도 ‘ 정크(junk)’가 있다. 천박한 상업주의를 화려한 볼거리로 포장한 일부 블록버스터 영화나 애니메이션들이다. 이런 작품들은 억지스러운 해피 엔딩으로 원작의 정신을 훼손하거나 외모 지상주의나 미국식 패권주의를 정당화 하는 등 왜곡된 가치관을 심어 주기가 일쑤다.

드림웍스가 만든 애니메이션 ‘ 슈렉’의 등장은 그런 의미에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선남선녀가 아닌 못 생긴 도깨비이고, 행복하게만 그려지던 동화 속 주인공들은 여지없이 비틀어지고 망가진다. 그러나 그 파격은 어둡거나 불쾌하지 않다.

괴상한 외모에 성격까지 괴팍한 도깨비 슈렉. 그는 순전히 자신의 공간을 되찾겠다는 생각으로 당나귀 동키와 성에 갇힌 피오나 공주를 구하러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엽기 공주 피오나와 도깨비 슈렉은 진실한 사랑을 찾는다는 것이 1편의 줄거리이다.

올해 개봉된 2편에서는 슈렉 커플의 결혼 생활과 위기를 담고 있다. 허니문에서 돌아 온 슈렉과 피오나는 피오나의 고향인 ‘ 겁나 먼 왕국’을 향해 또 다시 여행을 하게 된다. 그러나 괴물로 변해 버린 딸과 역시 괴물 사위인 슈렉을 본 피오나의 부모는 그저 아연실색할 수밖에.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는 피오나의 아버지, 헤롤드 왕 앞에 피오나의 요정 대모가 나타난다.

헤롤드 왕이 보낸 장화 신은 고양이의 기습을 받게 된 슈렉. 그는 자신이 흉한 외모 때문에 피오나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없다는 사실에 고민하게 된다. 그리하여 슈렉과 동키는 요정 대모에게서 마법의 약물을 훔쳐 멋진 외모로 변신한다. 그러나 그 동안 요정 대모는 자신의 아들인 프린스 차밍과 피오나를 결혼시키기 위한 음모를 꾸미는데….

- 유쾌한 반전, 숨은 재미 찾기

1편과 마찬가지로 2편 역시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담고 있다. 1편에서 비열한 파콰드 영주 대신 진실한 마음을 주는 슈렉을 택했듯, 피오나는 이번에도 완벽한 외모의 프린스 차밍도, 변신한 슈렉도 아닌 있는 그대로의 슈렉과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인다. 근엄한 해롤드 왕이 알고 보니 개구리 왕자였다는 반전도 유쾌하다.

‘슈렉’에서는 이야기 구조 자체의 파격 이외에도 곳곳에 등장하는 패러디와 엽기발랄한 조연들이 숨은 재미를 준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순간에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캐릭터가 1, 2편 모두에 등장하는 ‘ 진저브레드 맨’이다. 1편에서는 ‘ 우유 고문’을 당하는 모습으로, 2편에서는 거인 진저브레드 맨과 함께 등장해 웃음을 선사하는 이 과자 캐릭터는 원래 크리스마스 트리에 장식하는 인형이다.

진저브레드라고 하면 생강이 들어간, 짙은 갈색의 비교적 단단한 과자를 뜻한다. 여기에는 ‘슈렉’에 나오는 사람 모양의 과자 뿐 아니라 ‘ 헨젤과 그레텔’ 에도 나오는, 설탕 장식 과자집도 포함된다. 어느 것이나 예쁘고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 장식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옛 이야기의 단골 손님인 진저브레드의 역사는 아주 오래 돼, 중세 때부터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영국의 한 마을에서는 시장에서 미혼 여성이 남편감을 찾으려고 할 때 ‘진저브레드 남편’을 먹는 풍습이 내려 온다고 한다.

생강은 빵이나 과자의 보존성을 높일 뿐 아니라 독특한 향을 지니고 있어 색다른 풍미를 선사한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질 때 커피 한잔에 갓 구운 진저브레드 쿠키 한 조각을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 진저브레드 만들기

- 재료(25개 분):
박력분 140g, 베이킹파우더 2 작은술, 베이킹파우더 2작은술, 설탕 20g, 버터 60g, 꿀 60g, 생강 다진 것 2큰 술(생강 파우더를 사용할 경우에는 1 1/2큰 술을 쓰고 밀가루를 120g으로 줄인다)

- 만드는 법:
1. 밀가루에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체에 내린다.
2. 버터는 냉장고에 두었던 것을 1cm 크기 주사위 모양으로 썬다.
3. 볼에 밀가루, 설탕, 버터를 넣은 다음 손가락 끝으로 버터를 으깨 양손으로 비벼가며 섞는다.
4. 3에 꿀과 생강 다진 것을 넣고 섞어서 0.5cm 정도의 두께로 편다.
5. 오븐 팬에 오븐용 시트나 유산지를 깔고 반죽을 여러 가지 예쁜 모양틀로 찍어내 서로 붙지 않도록 얹는다.
6.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 넣어 15분 정도 굽는다. 불을 끄고 10분 정도 두었다가 꺼내서 식힌다.
*tip: 설탕에 색소를 넣어 만든 아이싱을 이용해, 여러 가지 그림을 그려 넣어도 좋다.




정세진 맛 칼럼니스트 sejinjeong@yahoo.co.kr


입력시간 : 2004-11-10 11:35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1년 09월 제2895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1년 09월 제2895호
    • 2021년 09월 제2894호
    • 2021년 08월 제2893호
    • 2021년 08월 제2892호
    • 2021년 08월 제2891호
    • 2021년 08월 제2890호
    • 2021년 08월 제2889호
    • 2021년 07월 제2888호
    • 2021년 07월 제2887호
    • 2021년 07월 제2886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정이안의 건강노트

향긋하고 따끈한 허브차 한 잔 어떠세요?  향긋하고 따끈한 허브차 한 잔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