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 원장 / 아름다운나라 모발센타

[성형칼럼] 머리카락 하나 심었을 뿐인데
이영란 원장 / 아름다운나라 모발센타

예로부터 머리는 아름다움에 대한 또 하나의 상징이었다. 길고 탐스러운 머리는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한층 가미시키며 때로는 부와 권력을 상징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생겨난 것이 가발이다.

서구사회에서 가발을 쓰고 벗는 풍습의 원조는 자신의 대머리를 감추고 싶었던 프랑스의 왕 루이 13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머리 숱이 적은 여자들이 숱을 많아 보이게 하려고 덧넣는 딴머리인 ‘다리’를 달아 쪽을 찐 ‘가체’가 가발의 시초가 됐다.

조선시대에 여자들의 장식에 절대적 요소가 된 가체는 그 값이 집 한 채와 맞먹을 정도로 비싸 사회적으로 사치를 조장한다고 하여 국법으로 제한했다고 한다. 또 엄청난 가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목까지 부러졌다고 하니 그 정도를 짐작할 만하다.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모발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고 상대적으로 머리 숱이 적거나 없는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가발에 의존하고 있기는 하지만 과거처럼 가발이 부나 권력을 상징해 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연스럽고 매력적인 모발의 연출이 힘들어 숱 많은 머리에 대한 동경만 더 부풀려놓았다.

최근에는 자가모발 이식술을 통해 머리 숱이 적거나 없었던 분들의 고통을 말끔히 씻을 수 있게 되었는데, 모발이식술은 국소마취 후 자신의 뒷머리 부위에서 모낭을 포함한 머리카락의 두피를 띠 모양으로 떼어내 모낭 단위로 모근을 분리, 탈모가 진행된 부위에 옮겨 심는 수술이다.

이식된 모발은 2주 후부터 일부 빠졌다가 3개월 이내에 성장기 모발이 자라나기 시작하므로 미용적인 효과를 판정하려면 약 6개월 간 기다리면 된다. 보통 자가모발 이식법은 한번 생착된 모근이 평생 그 자리에서 굵은 모발이 모주기에 따라 자라게 되므로 영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꿈에 그리던 풍성한 모발을 갖을 수 있는 것이다.

모발이식술을 받고 8개월 뒤에 다시 찾아온 30대의 한 남성은 “제게 머리카락이 조금 더 생겼을 뿐인데. 인생은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과거 빈 머리에서 저를 판단하려 했던 사람들이 이젠 제 내면을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결혼도 하게 되었구요”라고 말하며 청첩장을 건넸다.

그 때 나는 깨달았다. 내가 심은 건 머리카락하나에 불과하지만 모근이 자라면서 그 사람의 인생에 희망이 피어나게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입력시간 : 2004-11-19 10:01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