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연 원장 ·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성형칼럼] 내 몸에 … 벌레가 있다? - 데모덱스
장가연 원장 ·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한 TV프로그램에서 모낭충이라 불리는 피부 진드기에 관한 방송을 한 적이 있다. 출연자 전원의 코 주변을 확대경으로 보니 꿈틀꿈틀 벌레가 움직이고 있었고 이 화면을 본 출연자와 방청객들은 적잖게 놀라는 모습이었다.

흔히 여드름, 주사(빨간 코) 등의 피부 트러블이 생기면 생활습관이나 화장품, 스트레스 등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의 복병이 원인일 수 있다.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이나 침대, 카펫 등에 기생하는 벌레가 사람의 피부에도 숨어 살며 갖가지 피부트러블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게 확대경을 통해 본 벌레인 피부 진드기 데모덱스(모낭충)다.

데모덱스는 신생아를 제외하고 일반인의 약 90%가 넘는 사람에게서 일정 수치가 발견되는 세균으로 주로 피지분비가 왕성한 이마, 코, 입 등의 T-존 부위나 속눈썹 등 털이 있는 곳에서 번식한다. 그러나 그 수치가 표준보다 많아지면 각종 피부트러블의 원인이 되는데, 체내의 데모덱스의 수가 많아지면 모낭 입구를 막거나 피부 표면으로 퍼지면서 피부에 염증을 유발하여 붉어지고 곪기도 하고 가려움증이나 따가운 증상을 유발한다.

데모덱스의 증상은 코와 뺨에 구진, 농포, 염증반응이 심한 피부염이 대표적이다. 별다른 이유가 없는데 갑자기 피부 트러블이나 주사, 여드름 양상으로 생기고 얼굴이 가려운데 여드름이나 피부염 치료를 해도 좋아지지 않으면 데모덱스를 의심해보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데모덱스의 증식을 막기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평소 세안에 충실해야 한다. 비누세안은 피지를 줄이고 피부 오염물을 깨끗하게 제거해 주기 때문에 데모덱스의 증식을 막는 효과적인 예방법. 특히 보통 피부보다는 항균 성분이 함유된 비누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데모덱스가 늘어난 상태라면 바르는 국소 도포제재로도 호전을 보이므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피부상태와 질환의 심각성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피부 트러블을 완화시키기 위해 약국에서 구입한 국소 스테로이드 제재를 장기간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증세가 호전되기는 하나 그 후 오히려 피부상태가 악화되므로 함부로 연고를 바르는 것은 피한다. 또, 유분이 많은 크림류의 화장품도 데모덱스의 번식을 자극할 수 있으니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입력시간 : 2004-12-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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