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패셔니스타는 역시 김혜수!


김혜수씨는 올해도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사회를 맡은 청룡영화상 시상에서 과다한 노출을 자제해 아쉬웠는데(?), 한 주 후에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화끈하게 가슴 선을 드러내 “역시!”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흘러 나왔습니다.

김혜수씨는 청룡영화상 사회를 보면서 세 차례 옷을 갈아입고 나왔는데 센스 만점의 코디를 보여줬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바로는 쥬얼리만 8억8,000만원 상당, 구찌의 홀터넥 스팽글 드레스와 커다란 터키석 장식이 더해진 랄프로렌 드레스까지 포함한다면 약 10억원을 넘는 값비싼 몸치장이었습니다.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는 탄력 있는 가슴을 고스란히 드러낸 바지 정장은 또 얼마나 파격적이었는지. 머리모양도 센스 만점이었죠. 흡사 사자 갈기처럼 보였던 펑키 스타일 헤어는 롱드레스 차림에 또 다른 파격이었습니다.

김혜수가 아름다운 이유는 값비싼 치장이나 근사한 몸매 때문이 아닙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자신감입니다. 레드카펫을 밟은 여배우들은 서로 다투듯 과감한 노출을 했지만 카메라만 다가가면 그 용기는 온데 간데 없고 언제 그랬냐는 듯 수줍어하며 손으로 가슴 감추기에 급급했습니다. 몇몇 배우들은 남의 옷 빌려 입은 듯 어색함을 감출 수 없었죠. ‘오늘의 의상 컨셉’을 묻는 질문에도 협찬사가 알아서 준비한 옷을 티내듯 그저 그런 대답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관객석에 앉은 김혜수는 “모두 드레스 차림이라서 매니쉬(남성적인) 정장을 입었다”고 남다른 패션 감각을 밝혔죠. 영화제의 베스트드레서는 파격 노출의 김민정과 단아한 검정색 드레스 차림의 송윤아에게 영광이 돌아갔지만 역시 패셔니스타(패션 감각이 뛰어나 유행을 선도하는 연예인)는 김혜수였습니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4-12-23 14:36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