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과 감각이 새 나래를 펴다직수입·라이선스 브랜드 강세, 신규 브랜드 최소화로 위험부담 줄이기

[패션] 2005 신규 런칭 브랜드
개성과 감각이 새 나래를 펴다
직수입·라이선스 브랜드 강세, 신규 브랜드 최소화로 위험부담 줄이기


2005년 봄 여름을 겨냥한 패션가의 새로운 얼굴들은? 올해도 불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장기 경기 침체 전망에 따라 패션가의 새 브랜드 수는 크게 줄었다. 대신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감각적인 패션 상품들이 소비자를 유혹한다. 새봄 싱그럽게 단장한 패션가의 새 얼굴을 만나 보자.

불황의 장기화로 2005년 봄 여름의 신규 브랜드는 크게 감소했다. 대략 45개 정도. 외환 위기가 있었던 98년 이후 최저치다. 그나마 출시되는 브랜드의 대부분이 직수입 또는 라이선스 브랜드로 국내 고유 브랜드의 발매는 저조하다. 새로 런칭하는 브랜드의 10% 정도만 순수 국산 브랜드.

해외 브랜드 유입 가속화
국내 브랜드가 7개, 라이선스 브랜드가 15개, 직수입 브랜드가 22개 등으로 해외 브랜드 런칭이 강세다. 경기 침체로 소비가 크게 줄었고 승패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이미 국외 선진 패션가에서 성공하고 이름을 알린 해외 브랜드를 도입하는 방식을 택한 것. 이 밖에 유통을 선점하기 어려운 이유도 해외파 브랜드의 유입을 가속했다. 명동의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이 고급화를 선언, 새 단장을 마치는 등 백화점은 ‘명품 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해외 브랜드는 이미 입증된 브랜드력에 힘입어 범접하기 어려운 고가격대를 형성해,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하는 기회를 잡을 수 殮?때문이다. 또 이번 봄 새롭게 선 보이는 브랜드들의 특이할만한 점은 처음부터 단복 매장을 열어 대규모로 선보이기보다, 여러 브랜드의 패션 상품이 한 매장 안에 복합 구성되는 ‘멀티숍’ 입점 방식을 통해 소량으로 소개된다는 점이다. 시험적으로 소개된 이들 브랜드들의 소비자 반응에 따라 이후 단독 매장 구성을 하는 추세가 흥미롭다.

신세계 인터내셔날의 멀티숍 ‘분더숍’을 통해 소개된 ‘마르니’와 ‘에밀리오 푸치’가 이 같은 방식으로 독립 전개된 브랜드. 이 밖에 기존에 영업을 전개했다 중단되었던 브랜드가 재런칭을 시도하는 등 패션 업체들은 신규 사업에 대한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고 횰ㅘ?求?데 집중하고 있다. 2003년 하반기 영업이 중단된 ‘미스식스티’는 이태리 본사가 식스티코리아를 설립해 직접 진출했다.

캐주얼 올드앤뉴는 색깔 있는 캐주얼웨어 ‘앤듀’로 다시 입점하며, 빈티지 캐주얼 ‘레이버스’도 깔끔한 영국풍 캐주얼로 변신한다. 지난해 중단됐던 ‘데얼스’의 재런칭 소식도 반갑다. 특유의 자유분방함은 그대로지만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불황없는 아웃도어 브랜드
런칭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스포츠 웨어. 이 중 골프와 아웃 도어 브랜드의 출시가 주목된다.

본격적인 주 5일 근무제와 웰빙 문화 확산 등으로 아웃 도어 브랜드는 불황 없는 분야로 떠올랐다. 시장 규모가 큰 여성복과 캐주얼, 남성복은 신규 브랜드 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캐주얼의 경우 매년 10여개 브랜드가 런칭되며,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최근 몇 년간 과열 집중된 까닭에 신규 브랜드 출시보다는 브랜드 재정비에 전념한다는 입장. 남성복은 특별한 런칭 작업이 없어 신규 브랜드 기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신규 여성복은 개성 만점 디자이너 마인드를 앞세운다. 대표적인 국내 여성복 전문 기업인 한섬은 수입 브랜드 사업을 위해 설립한 무이 인터내셔널을 통해 ‘클로에’에 이어 ‘발렌시아가’를 선보인다. ‘쿠스토바르셀로나'를 주력으로 내세우는 프랑스 직수입 여성복 ‘타라자몽‘을 런칭한다. 성주인터내셔날도 ‘막스앤스펜서’의 별도 라인인 ‘리미티드 컬렉션’으로 합리적인 마인드의 커리어 우먼들을 공략한다.

매년 신규브랜드 출시가 가장 활발했던 캐주얼은 이번에는 주춤하다. 현재 캐주얼 시장은 경쟁이 극심하고 고가 진캐주얼과 스포츠캐주얼 군을 중심으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까닭이다. 특히 진 캐주얼 시장은 고가라인의 ‘프리미엄진’이 계속 늘어날 추세다. 이 가운데 주목되고 있는 캐주얼군의 신규 브랜드로는 쌤앤에프는 ‘레크’, 로뎀타운의 ‘꽁뜨 드 라파’, 키슨스의 ‘쥬씨 꾸띄르’가 있다. ‘레크’는 스포츠와 문화를 즐기는 엑티브스포츠 & 스트리트, ‘액스(ACSS)’ 캐주얼. ‘꽁뜨 드 라파’는 60년대 모즈룩을 재창조한 진 & 스포츠 캐주얼. ‘쥬씨 꾸띄르’는 이미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설명이 필요 없는 여성 영 캐주얼로 스포티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섹시 트레이닝복이 주력 상품이다.

예년보다 많은 10여개 신규 브랜드가 선보이는 스포츠 군은 아웃 도어 등 등산 관련 분야의 호황에 힘입어 가장 활발한 런칭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백화점 유통만을 고집하던 업체들이 가두점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전문적인 운동복보다는 캐주얼 영역으로 이미지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특징적이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큰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아웃 도어 분야에서는 LG패션의 ‘라푸마’와 한국팬트랜드의 ‘버그하우스’의 출시가 주목된다.

프랑스 출신 ‘라푸마’는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패셔너블한 여성 라인을 갖춘 것이 특징적. 영국 태생 ‘버그하우스’는 기능성이 강조된 전문 등산 브랜드. 이들 브랜드는 고기능성 등산복 브랜드지만 젊은 층을 위한 메트로 아웃 도어 영역을 추가하는 등 산행에만 국한되지 않고 캐주얼 요소를 가미한 제품으로 아웃 도어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골프 웨어 분야에서는 버버리코리아의 ‘버버리 골프’, 팬텀의 ‘엘레강스', 한국데상트의 ‘던힐 스포츠’ 등이 새롭다. ‘버버리 골프’는 버버리의 명성을 이어가는 명품 골프웨어로 백화점 중신으로 전개되며 ‘던힐 스포츠’는 밀라숀과 복합 매장으로, ‘엘레강스'는 가두점을 중심으로 캐주얼한 스포츠 웨어로 소비자를 찾아 나선다. 이 밖에 미국의 전문 복싱 브랜드 ‘에버라스트’가 스프리스에 의해 국내에 소개됐다. ‘에버라스트’는 ‘복싱’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지난 해 말 테스트를 거쳐 올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다.

란제리, 패션잡화 수입브랜드 런칭 활발
이너웨어 시장에서는 수입 란제리 도입이 두드러진다. 수입 란제리 편집 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 FNL코리아는 수입 란제리 멀티샵 ‘비바치타’에 이어 고급 라인인 ‘프리즘’을 신규 오픈한다. ‘프리즘’은 란제리의 샤넬로 대표되는 ‘샹 뗄 토마스’와 ‘엠마누엘 옹가주’ 등 디자이너 캐릭터가 살아있는 고급스러운 브랜드가 중심이 된 이너웨어 멀티숍. 크리스찬 디올이 내 놓은 ‘존갈리아노 언더웨어’의 런칭 또한 패셔너블한 이너 웨어의 전성시대를 예감케 한다.

패션 잡화 분야 역시 수입 브랜드의 출시가 활발하다. 웨어펀은 지난해 해외 패션 리더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영국적인 위트와 생기 있는 실사 프린트 가방 ‘안야 하인드마치’를 수입 전개한다. 국내 브랜드로는 ‘메트로시티’를 전개하고 있는 엠티콜렉션이 패브릭 백 중심의 캐릭터 브랜드 ‘슈가돌’을 런칭한다. 슈즈브랜드로는 모다메노가 슈즈와 주얼리가 복합 구성된 이태리 브랜드 ‘체사레파조티’를, 지엔티엘티디가 라이선스 브랜드 ‘엘르파리슈즈’를 내 놔 슈즈홀릭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동복에서는 직수입 브랜드인 ‘까띠미니’과 ‘까사렐‘과 더불어, 직수입과 국내 생산을 병행하는 ‘바비 스타일‘, 라이선스 브랜드 ‘오시코시비코시’, 국내 브랜드 ‘행텐 키즈‘와 ‘톰앤제리’ 등이 선보인다. 지난 가을 소개된 아동복의 60%가 고가 직수입 브랜드였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브랜드 고급화 전략을 선언한 할인점 및 가두점을 공략하는 국내 브랜드의 출시가 활발해졌다.

보령메디앙스의 ‘오시코시 비코시’는 미국의 패밀리 브랜드로 0~11세까지 유아동복을 모두 섭렵한다. 파스빌의 바비스타일은 여자 아이들의 친구이면서 꿈인 ‘바비’를 모델로 한 여아 전용 패션 브랜드. 특히 지방시의 디자이너 줄리앙 맥도날드가 디자인에 참여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어 국내 성공도 기대되고 있다.

** 참고자료 : ‘2005 봄여름 신규브랜드 동향’, 삼성디자인넷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5-03-02 15:41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