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하게 맵시있게…남성복의 재발견곡선미 부각시킨 도시감각 스타일의 '웰루킹' 신사들, 지성과 야성 경쟁실크소재 활용, 봄을 상징하는 그린 계열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패턴

[패션] 2005 봄 남성패션
날씬하게 맵시있게…남성복의 재발견
곡선미 부각시킨 도시감각 스타일의 '웰루킹' 신사들, 지성과 야성 경쟁
실크소재 활용, 봄을 상징하는 그린 계열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패턴


타운젠트

“남성복의 S 라인을 찾아라!” 신사복을 고급스럽게 입기 위해 주로 고급 소재를 찾았다면 이제는 자신의 몸에 얼마나 잘 맞아 떨어지느냐가 선택의 관건이 됐다. 실루엣과 입체 패턴의 외관이 남성복에 중요한 요소가 된 것. 이제 신사복을 고를 때는 소재만 볼 것이 아니라, 허리선을 살려 주면서 날씬해 보이게 하는지, 어깨가 잘 맞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 날씬해진 ‘웰루킹(well-looking)’ 신사들의 봄나들이.

30대를 겨냥한 고급소재, 세련된 패턴의 감각파 수트
이제 신사복도 ‘외모’다. ‘남성 신체 곡선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올 봄 신사복의 경향을 대변해 준다. 올 봄에는 넉넉하게 입는 것이 아니라 품을 줄이고 허리선을 다소 높게 디자인하는 등 날씬해 보여야 한다. 여러 신사복 브랜드에서 슬림해 보이는 새로운 패턴을 선보이며 ‘맵시 경쟁’에 나섰고 ‘웰빙(well-being)’과 ‘메트로 섹슈얼(metro-sexual)’무드의 영향으로 잘빠진 신사복을 찾는 경향 때문. 또 그린, 오렌지, 핑크 등 밝고 화사한 색상과 프린트를 사용해 남성복의 이미지는 더욱 밝고 화사해 졌다.

제일모직 갤럭시의 스타일 업 수트(Style-Up Suit)는 기존 신사복보다 허리선을 높이고 곡선화해 시각적으로 날씬하고 길어 보이게 한다. 라펠(컬러 아래 깃) 폭을 좁게 해 한층 젊은 느낌을 살렸고 고급 신사복에만 적용되는 비접착 수제 방식으로 제작돼 소재의 질감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착용감은 좋게 했다. 로가디스의 P - 라인은 하이 투버튼(high-2 button)의 강세에 따라 기존 신사복에 비해 허리선과 V 존 시작부분이 위로 올라가서 슬림해 보이며, 젊은 느낌을 강조했다. 하이 투 버튼은 라펠 부분의 끝 부분을 높게 위로 향하게 디자인해 좀 더 세련되게 표현했다.

실루엣을 살리기 위한 뒤트임은 중앙 트임(싱글 벤트)보다 양쪽 트임(사이드 벤트)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신사복 바지도 실루㎱?살린 디자인이 등장했다. 로가디스 P - 라인의 ‘미각 팬츠’는 앞 밑 위 길이를 줄여 주름을 없애고 무릎 선을 높여, 허벅지의 둘레를 줄여 다리가 날씬하고 길어 보이게 만들어 영국풍의 재킷과 함께 날씬한 외관을 자랑한다.

코오롱패션의 남성정장 맨스타는 절제된 멋으로 인체의 곡선을 최대한 살려 주고 입체적인 가슴과 허리선을 강조했다. 딱딱한 패드를 제거해 더욱 부드럽고 편안한 어깨 라인을 만들었으며 슬림한 소매와 부드러운 반 접착식 심지 사용, 몸판은 더욱 가볍게 디자인했다. 특히 올 봄 새롭게 선보이는 ‘퍼플 라인’은 상체를 슬림하게 해주고 허리선을 높이며, 바지 길이를 늘려 남성들의 몸매가 보다 날씬하게 보이도록 디자인했다. 국내 남성의 어깨선에 맞게 0.8cm 낮춘 노 패드 어깨가 포인트로 자연스런 착장을 이끌어 내고 팔 길이도 1㎝ 길게 디자인 됐다.

코오롱패션의 지오투는 입체적인 재단으로 착용감을 향상시킨 영국풍 정장 스타일을 제안한다. 이번시즌 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지오투의 ‘엠투 플라이(M2 Fly)’라인은 인체의 곡선미를 자연스럽게 살려 멋과 편안함을 동시에 추구한다. 어깨 패드를 2㎜로 얇게 처리해 자연스러운 어깨선을 표현하고, 라펠 폭은 1.2㎝ 좁게, 허리선은 기준선에서 2㎝ 올린 위치에서 가슴선과 연결되도록 구성해 곡선을 최대한 살렸다. 또 남성의 바디 라인을 날씬하게 표현하기 위해 벤트 길이를 23㎝ 이상으로 길게 디자인하고 옆과 등판의 연결선을 뒤로 1㎝이상 이동 시켜 뒷 모습이 날씬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지오투의 엠투 플라이 라인은 몸에 딱 붙어 감기는 듯 한 실루엣으로 맞춤 정장처럼 동양인의 체형을 고려한 디자인이 장점이다.

▲ 소재
이번 시즌 신사복에는 본격적으로 실크 바람이 불 전망이다. 가볍고 자연스러운 광택이 특징인 실크는 작년부터 수트에 사용되기 시작해 올해는 재킷, 트렌치코트까지 확대됐다. 실크가 가진 희소성과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신사복의 귀족적인 느낌을 잘 표현해 주기 때문이다. LG패션의 마에스트로, 알베로는 실크 혼방을 지난해에 비해 3∼4배가량 증가 출시됐고, 실크 100% 소재의 정장도 선보였다. 제일모직의 로가디스는 실크 소재의 비중을 전체 물량의 30%에서 50%로 늘렸으며, 실크 소재에 어울리는 컬러와 패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실크의 유행으로 반짝거리는 광택 소재와 가볍고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성이 있는 고급 소재가 함께 쓰인다. 특히, 이번 시즌 대중적인 소재로 등장한 실크는 특유의 고급스러움과 함께 금속사 및 코팅 소재가 새로운 유행 소재로 소개됐다. 실크와 모 헤어 혼방 같은 고급 소재에도 스트레치 기능을 넣어 한층 실용적인 기능을 강화시킨 것도 특징이다.

▲ 컬러
이번 봄에는 기본 컬러인 그레이, 네이비가 주춤하고, 쿨 그레이, 실버 그레이가 급부상하면서 거리에 반짝이는 은빛 실크 물결이 넘실댄다. 새로운 트렌드 컬러로 부상하는 은빛 컬러는 실크 소재가 가진 광택감과 촉감을 가장 잘 표현하는 색. 은색의 부상과 함께 전반적으로 밝은 색상이 많이 선보였다. 알베로, 빨질레리 등 고급 브랜드에서는 기본 색상인 네이비나 그레이 외에 선명하고 색감이 느껴지는 블루나 깔끔한 느낌을 주는 베이지 수트를 선보였다.

이번 시즌 악센트 컬러로 가장 주목할 색상은 그린이다. 애플 그린, 라임색, 연두색 등 상큼하고 밝은 느낌의 색상이 수트의 줄무늬나 타이 외에 니트나 스웨터, 점퍼 등 전 아이템에 걸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또 다른 악센트 컬러는 핑크색. 핑크는 메인 컬러인 쿨 그레이 컬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기 때문이다. 은빛 컬러에 핑크, 민트 멀티 스트라이프의 화사한 느낌은 봄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 패턴
이제 수트하면, 스트라이프라고 할 만큼 민무늬 수트는 찾아 보기 힘들다. 스트라이프의 색깔은 그린, 옐로, 블루와 같이 선명하고 밝은 컬러가 주류를 이루며 오렌지, 민트, 밝은 베이지 등이 포인트 컬러로 많이 쓰였다. 줄무늬의 변화로는 다른 색상 또는 서로 다른 간격의 스트라이프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얼터너티브 스트라이프(alternative stripe)’가 있다. 몇몇 브랜드에서는 스트라이프 위에 꽃무늬 패턴이 있는 등 여러 패턴이 섞인 셔츠 제품을 출시해 개성파 남성들의 시선을 붙들고 있다.

▲ 셔츠
수트에 이어 셔츠에도 실루엣이 강조되고 있다. 젊은 층의 취향을 고려한 슬림한 디자인이 많이 출시되고 있으며, 이러한 셔츠는 실루엣 정장과도 잘 어울린다. 셔츠 깃은 다소 높아져 클래식한 느낌을 주고, 세미 윈저 혹은 윈저 노트처럼 볼륨감 있는 타이와도 잘 매치되도록 디자인 됐다. 셔츠의 칼라와 소매 깃에 간격이 넓은 스티치를 넣어 선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등 섬세한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블루, 핑크, 옐로, 그린 등 파스텔 컬러의 단색 셔츠의 인기는 계속 되지만 이번 시즌은 화이트 셔츠의 구비에 더 신경 써야 한다. 화이트 셔츠는 1~2스타일에서 5~6스타일로 늘어날 만큼 급부상하고 있는 아이템. 표면감이 느껴지도록 가공을 하거나 사선 무늬의 조직감을 주는 등 은근한 멋을 살린 디자인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으며, 고급 소재 특유의 광택감이나 고급감으로 차별화한 제품도 있다.

▲ 타이
타이는 스트라이프 패턴이 여전히 강세인데 이번 시즌 유행색인 그린과 핑크에 블루와 화이트가 혼합된 멀티 스트라이프가 좋?반응을 얻을 듯하다. 또 작은 도트나 동물, 브랜드 로고를 활용한 올오버(all-over, 작은 무늬가 사방 연속으로 새겨져 있는 패턴)타이 외에 민무늬, 솔리드 물도 다양하게 출시되었는데 핑크, 실버, 화이트 등 튀는 컬러의 솔리드 타이는 벌써부터 히트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감각 있는 남성이라면 새틴 소재의 광택감 있는 솔리드 타이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 연출법
올해 수트 또는 재킷을 세련되게 입으려면 클래식하게 연출하되 색상 배합을 고려해 산뜻해 보이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딥 블루 색상의 수트를 입고 안에 베이지 톤의 타이를 매준다거나, 네이비 재킷에 화이트 타이의 매치 혹은 베이지 수트를 입고 블루 색상의 타이를 매 주는 식이다. 이런 착장은 시원해 보이고 산뜻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올해 유행 컬러인 그린 색상을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도 좋다. 은색 수트에 그린 색상의 타이를 매거나 수트 줄무늬에 그린 톤이 들어간 것을 고르면 된다. 화이트나 베이지 등을 블루와 매치해 산뜻한 느낌을 강조하거나, 그린과 퍼플, 핑크와 블루 등을 매치해 화사한 느낌을 강조하는 컬러 매치도 기억해 두자.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5-03-16 18:35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