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리의 일본 리포트] 인기 시리즈 영화 개봉 박두


일본에서는 영화가 시리즈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시리즈 영화가 여러 편 있지만 최근에는 ‘쯔리빠가 일지’(낚시바보 일지)가 여전히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쯔리빠가 일지’는 1988년 첫 작품이 나온 이래 꾸준히 인기를 얻었는데, 오는 21일 제16탄이 개봉된다.

이 영화는 극히 소시민적인 한 샐러리맨이 낚시에 미쳐 사는 바보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을 웃음 도가니에 몰아넣음으로써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주인공인 낚시에 미친 바보같은 샐러리맨 역을 맡는 배우가 중견니시다 도시유키(西田敏行ㆍ58)이다.

금년으로 배우 데뷔 32년째를 맞는 니시다는 소탈한 모습으로 부담 없는 이웃집 아저씨와 같은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니시다는 1947년 11월 후쿠시마현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였으나 곧바로 중퇴, ‘극단청년좌’에 입단, 배우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배우는 물론 탤런트 성우로도 활약 중인 그는 데뷔 2년째이던 1975년 일본 예술제 우수상 수상을 시작으로 배우로서 최고의 영예로 여기는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주연 남우상을 2차례, 우수 남우상 4차례, 조연상 2차례 등 영광을 독차지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2003년 개봉된 영화 ‘게롯파’와 ‘쯔리빠가 일지 14’로 블루리본상 주연 남우상,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주연 남우상, 호치영화상 최우수 주연 남우상 등을 휩쓸었다. 배우로서 최고의 자리에 등극한 것이다.

곧 개봉될 영화 ‘쯔리빠가 일지 16’에서도 쯔리빠가인 하마짱으로 나와 계속 ‘사고’를 친다. 생계 유지를 위해 형식적으로 다니고 있는(회사에는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고 하는 일도 없는) 회사 스즈키 건설은 오랜 불경기에서 살아 남기 위해 빅 프로젝트를 시도해 이를 완성하는 시점에 이른다. 프로젝트란 바로 한 지방도시의 교량 건설사업이다. 3년 전에 착공해 완공식을 앞두고 낚시 제자이기도 한 스즈키 사장과 함께 주인공 하마짱이 현장으로 출장을 가 일으키는 낚시 관련 사고가 주된 줄거리다.

하마짱은 완공식이 금요일이므로 토ㆍ일요일은 낚시를 할 수 있다며 지방 영업소에 부탁해 낚시 배를 예약하도록 한다. 출장지에 도착한 낚시 바보는 사장도 내팽개치고 호텔 체크인도 하기 전에 선착장으로 달려간다. 이후 다음날 교량 완공식에 형식적으로 얼굴만 내비친 낚시 바보는 연락이 두절되고…. 수색을 거듭하던 지방 경찰은 그의 부인에게 구두가 발견되었다는 연락을 하게 된다. 사고?, 증발?, 혹시 유괴? 아님 살인? 등등 갖가지 억측이 난무한 가운데 스토리가 전개되어 간다.

이 영화가 인기를 얻는 것은 한치도 오차없이 완벽한 사람 관계를 요구하는 현대 일본사회에서, 상실되어 가는 인간성 회복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일본인들은 이 낚시 바보를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모양이다.


성우리 해외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5-08-13 16:22


성우리 해외칼럼니스트 sunnyinj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