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무늬 속옷·수영복에 레드 컬러 문신·액세서리 인기

▲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2006 수영복 트랜드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월드컵을 겨냥한 태극기가 그려진 화려한 수영복을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태극 무늬 속옷을 입고, 몸에 축구공 문신으로 포인트를 준다?

월드컵을 앞두고 기발한 응원 소품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02년 6월의 거리를 온통 붉게 물들였던 레드 컬러의 패션 아이템들이 올해는 한층 더 다양해지고, 섹시해진 게 특징. 붉은 티셔츠와 두건이 ‘기본’ 사항이라면, 아찔한 속옷과 수영복, 안경, 시계, 귀걸이 등은 ‘옵션’이다.

요즘 뜨는 ‘개성 만점’ 월드컵 응원 소품들을 모아봤다.

수영복 & 언더웨어

5월 18일 롯데백화점에서 열린 ‘2006 수영복 트랜드 패션쇼’에서 단연 돋보인 것은 태극 무늬 수영복. 월드컵의 영감을 표출하는 화려한 태극 문양이 큰 관심을 모았다.

회사원 강모(32) 씨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수영장에서 한 눈에 띨 만큼 독특하게 꾸밀 수 있는 데다, 월드컵 열기를 몸으로 표현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신기해했다.

이러한 호응에 힘입은 듯 ‘레노마 수영복’은 올 여름 신상품으로 태극 전사 스타일의 수영복을 내놓았다. 태극기로 수영복을 만든 듯 상하에 태극기 무늬가 시원스럽게 프린트돼 있다. 가격은 8만3.000원.

이 업체의 김문선 실장은 “실내용 원피스 스타일로서는 다소 과감한 디자인이라 수영장에서 주목받기를 원하는 베테랑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아레나 수영복’은 태극 문양의 붉은색과 검정색, 파란색을 도드라지게 변형ㆍ승화해 강렬한 인상을 주는 여성용 원피스 수영복과 남성용 삼각 수영복을 6월 중순께 출시한다. 각 9만5,000원과 5만9,000원. 또 태극기의 4색 컬러를 이용한 다양한 아이템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귀엽고, 깜찍한 스타일의 비키니 수영복도 나왔다. 이마트는 하얀색 바탕에 빨강과 파랑 태극 문양이 앙증맞게 그려진 ‘마리 끌레르’ 비키니 수영복을 주문 제작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비키니 위에다 걸칠 수 있는 랩까지 포함한 스리피스로 실용적이다. 가격은 12만원.

월드컵의 승리를 기원하는 속옷 세트도 한창 뜨는 아이템이다. 인터넷 쇼핑몰 G마켓은 ‘REDS, GO’ ‘COREA’란 글씨와 붉은 악마 그림이 새겨진 여성용 속옷을 5,900원에 내놓았는데, 하루 평균 20~30개가 팔려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 2006 란제리 트랜드 퍼포먼스 쇼에서 모델들이 붉은 악마 문장과 응원 구호가 적힌 란제리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최종욱 기자

패션 문신

패션 문신도 2002 월드컵에 이어 길거리 응원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신체 응원도구’로 인기를 얻고 있다.

물론 이러한 문신은 과거 조폭들이 피부 밑에 새겨넣은 진짜 문신이 아니라, 짧게는 2~3일에서 길게는 2주 정도 유지되는 일회용 문신들이다. 진짜 문신을 새길 수는 없지만 얼굴이나 몸에 매력적인 포인트를 주고 싶을 때 애용할 수 있다.

약 15일 가량 지속되는 살갗 염색인 ‘헤나’를 비롯하여 보석처럼 빛나는 ‘크리스털 타투’ 스티커, 매니큐어처럼 바를 수 있는 ‘바디큐어’, 도장처럼 찍는 ‘스탬프’까지 다양하다.

▲ 물을 이용해 스티커처럼 붙이는 '타투'문신을 한 여성 / 최종욱 기자

특히 최근에는 물을 이용하여 스티커처럼 붙일 수 있는 ‘패션 타투’가 각광 받고 있다. 패션 문신 전문 인터넷 쇼핑몰 타투박스는 지난달 월드컵 기념 ‘파이팅 코리아’ 시리즈를 내놓았는데 18종의 디자인 중 축구공과 태극기 모양이 큰 변형 없이 또렷하게 드러난 제품들이 인기다.

타투박스의 박한기 차장은 “2002 월드컵 때는 거의 젊은 사람들만 패션 문신 제품들을 찾았는데 그간 많이 알려져서인지 이번에는 30, 40대 직장인까지 소비자의 연령층이 대폭 넓어졌다”고 전했다.

귀걸이, 시계 등 패션 소품

월드컵 패션을 완성해주는 패션 소품들도 다양하게 나왔다.

액세서리 브랜드 ‘바쵸바치’는 월드컵의 염원을 담은 붉은색과 ‘바쵸바치’를 상징하는 하트 모양을 응용한 ‘월드컵 레드 스톤 귀걸이’ 할인 이벤트를 5월 19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정가 6만8,000원짜리 귀걸이를 1만원에 한 달간 한정 판매하는 것.

롯데백화점 ‘바쵸바치’ 매장의 한 점원은 “하루 60~70개가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라며 “20~30대 여성들은 물론 남성들도 아내나 애인의 선물로 많이 사간다”고 말했다.

시계 전문 브랜드 ‘로만손’의 ‘티에프 트로피쉬(TF TROFISH)’는 월드컵 공식 댄스인 꼭지점 댄스를 모티브로 한 월드컵 에디션 시리즈 시계를 출시한다. 색상은 레드, 핑크, 화이트, 블랙 등 4가지. 큐빅으로 장식된 쥬얼리 시계에 꼭지점 댄스를 추는 남녀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디자인이다. 가격은 10만원 대다.

이밖에 붉은색 뿔테로 만든 ‘월드컵 안경’이나 붉은 색깔의 신발, 뿔이 달린 ‘악마 머리띠’ 등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가격은 2,000~1만원 선이다. 특히 축구공 모양의 모자의 경우 G마켓에서 하루 1,000여 개가 팔려나갈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다.

월드컵 개막이 다가올수록 응원과 관련된 소품 구입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먹고 힘내서 응원하자… 월드컵 간식도 다양

월드컵 밤샘 관람자들을 위한 월드컵 비공식(?) 간식도 인기를 예고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시차로 인해 주로 새벽에 몰려 있는 월드컵 경기 시청자들을 위한 각종 간식거리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옥션은 '한국 축구 4강 기원 머스트 해브(MUST HAVE) 간식/안주 총집합전'을 월드컵 종료일까지 진행한다. G마켓도 '먹고 힘내자! 응원 간식전'을 준비했다.

마른 오징어, 어묵, 육포 등 다양한 간식거리 중에서 단연 인기 있는 품목은 쥐포와 육포 등 건어물. 쥐포 1kg이 1만6,800원, 육포는 한번 먹기에 넉넉한 30g 한 봉지가 1,300원에 옥션에서 판매되고 있다. 최고 60~70% 가량 할인된 가격.

옥션 식품팀 전항일 팀장은 "2002 월드컵이나 올해 동계올림픽 등 큰 경기가 있을 때마다 쥐포, 오징어 같은 간식거리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며 "요즘 스포츠 팬들은 경기의 승패를 떠나 친구, 가족들과 먹을거리를 준비해 함께 경기를 관람하는 자체를 하나의 이벤트로 즐기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