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는 55세의 L씨가 노화방지클리닉을 방문했다.

"몇 달 전부터 피로감이 심해지고 활력과 성기능, 기억력이 떨어진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고 사업을 할 의욕도 별로 생기지 않습니다. 병원에 가서 종합검사를 받아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만 하고 좋다는 건강식품과 보약을 먹고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아서 수소문 끝에 노화방지클리닉을 찾아 왔습니다.”

노화의 전형적인 증상을 겪고 있는 L씨를 검사해보니 간기능을 비롯한 일반적인 혈액검사 결과는 모두 정상이었다. 그러나 노화정도를 잘 나타내주는 호르몬 검사 결과 노화를 촉진시키는 나쁜 호르몬인 인슐린과 코티졸이 높았으며, 젊음을 유지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호르몬인 성장호르몬과 남성호르몬, DHEA는 젊은 사람의 50% 수준으로 떨어져 있었다.

활성산소로 인한 신체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산화스트레스 지수가 높았으며, 체내 항산화능력도 저하되어 있었다. 체성분분석 결과 활력을 만들어내는 근육량은 부족했고 불필요한 지방 특히 복부지방이 많은 상태였다. 또한 동맥경화도가 높아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응속도, 청력, 진동감각, 폐활량, 기억력, 시각조절능력, 민첩성 등 12가지 항목으로 이루어진 생체나이 측정결과는 62세로, 나이에 비해 노화가 많이 진행된 상태였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호르몬 균형요법을 실시하였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맞춤 영양요법과 항산화제요법을 병행하였다.

치료를 시작한 지 약 4주 후부터 피로감이 없어지고 활력과 성기능이 향상되기 시작하였으며, 3개월 후 재측정한 결과 호르몬은 모두 젊은 사람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고 복부지방이 감소해서 허리둘레가 1인치 줄었고 체내 항산화능력도 호전되어 산화스트레스 검사 수치가 낮게 나타났다.

활력과 성기능, 기억력이 향상되어 자신감을 되찾은 L씨의 생체나이를 6개월 치료 후 다시 측정해 보니 51세로 나타나 처음보다 11년 젊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L씨가 호소했던 증상들은 모두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노화의 전형적인 증상들이다. 노화는 질병은 아니므로(노화를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고 주장하는 노화방지학자들도 많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검사를 하면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신체 기능을 유지하고 조절하는 노화 관련 호르몬들을 검사해보면 대부분의 경우 L씨처럼 호르몬의 균형이 깨진 것을 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 좋은 호르몬은 줄어들고 노화를 촉진하고 성인병을 일으키는 나쁜 호르몬은 증가하는 등 생체 내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균형이 깨진 호르몬들을 젊은 사람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발란스를 맞춰주는 것이 바로 호르몬 균형요법이다. 나이가 50세 이하로 젊은 경우에는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자연호르몬요법을 먼저 실시하지만 50세 이상인 경우는 분비 촉진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아무래도 호르몬의 보충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성장호르몬 보충요법, 남성호르몬 또는 여성호르몬 대체요법 등 한 가지 호르몬만 보충해 주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호르몬만 보충해 줄 경우 호르몬 간의 균형이 깨져 부작용이 나타나기 쉬운 데 비해, 여러 가지 호르몬을 필요한 만큼 보충해주거나 감소시켜주는 균형요법은 효과는 더 좋고 부작용은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어서 미국이나 유럽 등 대부분의 노화방지클리닉에서는 호르몬 균형요법을 주요 치료 프로그램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암, 동맥경화, 치매 등 각종 만성질환과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시켜주는 항산화제요법과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신의 체질에 맞는 개인별 맞춤영양요법을 병행하면 노화방지의학의 목표인 ‘최상의 건강상태 유지를 통한 삶의 질 향상’과 ‘만성질환 예방을 통한 건강 장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L씨의 경우 운동과 바른 생활습관 유지 등 자연호르몬요법을 시도했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호르몬균형요법이라는 의학적인 도움으로 젊음과 활력을 되찾고 생체나이를 11년 되돌릴 수 있었다.


권용욱 AG Clinic 원장 drkwon@agclin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