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진단·치료가 중요… 연골 손상땐 자기 연골 배양 이식이 바람직
연골 및 연골판 손상에 따른 퇴행성 관절염 발생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3~4배 정도 높다. 특히 중년 주부층이 위험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걸레질 등 쪼그려 앉아 가사일을 많이 하는 것이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물론 젊은 층, 남성들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서구 식생활 영향으로 비만 인구가 늘고 축구, 마라톤, 인라인 등 각종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연골판 손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연골과 연골판 손상에 따른 증상은 통증과 부종 발생이 대표적이다. 무릎이 붓고 뼈가 맞닿는 느낌이 드는데,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가라앉는 특징 때문에 치료를 미루고 병을 방치하는 경우가 잦다.
연골이나 연골판 손상에 대한 진단 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은 방사선 사진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만으로는 증상을 정확하게 가려내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손상 여부를 정확하게 판별하기 위해서는 병력과 손상 부위에 대한 정밀한 문진 및 검사와 더불어 최근 들어 활발하게 이용되는 관절경 검사를 고려해볼 만하다. 관절경은 지름이 4㎜ 정도로 가느다란 관 속에 초소형 비디오카메라가 달린 기구. 관절 속에 직접 넣어 검사하는 방식이어서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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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 손상 때 치료법
연골과 연골 사이 연골판이 찢어진 경우에는 봉합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파열 면이 매끄럽지 않아 봉합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파열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손상된 연골판 부분을 도려낸다. 만일 도려낼 부위가 많을 경우 통증 완화와 퇴행성 관절염의 예방을 위해 관절경을 통한 반월상 연골판 이식수술을 하기도 한다. 반월상 연골판이란 무릎의 위쪽 허벅지뼈와 아래쪽 종아리뼈 사이 초승달 모양의 물렁뼈를 말한다.
연골의 손상이 일어난 경우는 ‘자가연골배양이식술’을 통해 치료한다. 자가연골배양이식술은 환자 자신의 연골 일부를 떼어내 연골세포를 배양하여 이식하는 것. 이식한 연골이 자라면서 상처가 자연치유되게 한다.
환자의 연골조직 중 정상 부위를 관절경으로 소량 채취한 뒤, 이를 실험실에서 2~6주간 수백 배 증폭 배양한 다음 연골 손상 부위에 마치 집을 지을 때 미장공사를 하듯 붙여넣는 방식이다. 환자 자신의 연골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식에 따른 거부반응이 없고 이식 후에도 생착률이 높아 한 번 수술만으로도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자가연골배양이식술의 장점이라고 한다.
자가연골배양이식술은 과도한 운동이나 퇴행성 관절염 초기에 생기는 연골 손상을 고치거나, 연골이 뼈에서 떨어져 나온 경우에 효과가 있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 초기에 연골이 많이 손상되지 않았을 때 자가연골배양이식술을 하면 관절 통증을 크게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예전의 연골세포 배양 방식은 연골세포가 액체 상태이어서 연골 부위에 정착시키기가 어려운 데다가 수술 부위가 크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단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은 액체 상태의 연골세포에 접착제를 넣어 젤 상태로 굳힌 뒤 시술을 하는 것. 고 원장은 이에 대해 “연골세포가 젤 상태여서 흘러내릴 우려가 적고 또 골막을 채취할 필요가 없다보니 절개 부위가 작아 회복이 한결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 원장은 “연골손상이 심하게 진행됐거나 무릎 뼈까지 관절염이 진행돼 연골이 거의 다 닳았을 경우에는 세포 증식이 쉽지 않아 그 시술은 적합하지 않다”며 “그럴 때에는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송강섭 차장 speci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