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는 맛있다. 그렇다고 하여 하루 종일 햄버거만 먹고 살지는 못한다. 그래서 매 끼니마다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는 자극적인 음식을 매일 섭취하면 우리 몸이 탈 난다는 것. 음식뿐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엔 재미 있고 자극적인 것들이 매우 많다. TV프로그램도 재미 있고, 인터넷도 재미 있고, 휴대폰에서 나오는 게임이나 동영상도 재미 있다. 현대인들은 업무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수많은 자극적인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적당한 자극은 삶에 활력이 되지만 지나친 자극은 되레 스트레스를 부른다.

음식을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프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머리가 아픈 게 보통이다. 두통은 이제 현대인들에게 매우 흔한 질환이 됐다. 일단 두통이 오면 머리와 몸을 쉬게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하지만 병이 심해지면 휴식만으로도 해결되지 않고 끊임없이 두통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두통은 대부분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기타 검사에서도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환자들은 원인도 모른 채 머리만 쥐어 뜯는다. 게다가 두통에 시달리다 보면 각종 진통제에 의존하게 되는데, 진통제를 남용하는 것은 오히려 만성적인 두통의 빈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니 그 또한 머리를 지끈거리게 한다.

다행히 아무리 심한 두통이라도 체질을 알고 원인을 찾으면 의외로 실마리가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생긴 대로 병을 치료하는 형상의학에서는 눈이 동그랗고 입술이 얇으며 이마가 예쁘게 생기고 하관(턱 주위)이 좁은 사람은 화(火)가 많은 체질로 본다. 이러한 사람은 평소에 다정다감하지만 성을 내면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뒤끝은 별로 없다. 화(火)체질의 사람들은 편두통이 생기기 쉽다. 통증이 매우 심하기 때문에 정말 자신의 두통이 나을 수 있느냐고 걱정을 하지만 체질적인 약물 치료와 침 치료를 하면 대부분 효과를 본다.

관골(광대뼈)과 턱이 예쁘게 생기고 콧날이 오똑한 사람들은 기(氣)가 실한 체질이다. 이러한 사람은 감수성이 예민하면서도 활동적인 성향이 강하여, 몸이 아파도 집안에만 있으면 못 견디는 경우가 많다. 이 체질은 소화는 잘 되지만 잘 체하는 편이고 몸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몸살이 오는 것처럼 몸이 쑤시거나 한기를 느낀다. 또한 늘 어깨가 뻐근하고 불편하여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뒷머리부터 아프기 시작하여 머리 전체가 아프게 된다. 이 체질은 두통이 아무리 심해도 긴장형 두통인 경우가 많고 치료 속도도 비교적 빠른 편이다.

얼굴이 계란형으로 생겼거나 하관(턱 주위)이 넓은 사람들은 혈(血) 위주로 생긴 체질이다. 청순가련형의 여성에 이 체질이 많다. 이러한 사람은 소화기가 약하여 남들보다 적게 먹는 편이고 늘 어지럽고 머리가 멍하고 무거우며 때로는 텅 빈 느낌이 든다. 오래되면 역시 심한 두통으로 발전된다. 이 체질은 약한 체력을 보완해 주면서 머리를 맑게 해주는 약물을 처방하면 두통도 좋아지고 머리도 좋아진다.

두통은 과거에는 주로 여성들이 많이 앓았지만 요즘은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남성들의 두통은 대부분 심하지는 않지만, 한의원에 내원하는 남성 환자들을 보면 여성보다 두통의 정도나 양상이 훨씬 심한 경우가 많다. 이 경우도 역시 체질을 살펴 원인을 찾아서 약물 치료와 더불어 약침을 이용한 두개부 통증차단술을 실시하면 훨씬 치료 효과가 좋다.

두통이 잦은 사람들은 하루에 20분 이상 어깨와 뒷목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면 호전된다. 국화차나 결명자차를 하루에 한 잔 정도 마시는 것도 좋다. 또 아침, 점심, 저녁으로 심호흡을 5회 정도 천천히 하면서 현재 무슨 생각이 떠오르는지,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지 자신을 바라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신을 돌아본 뒤에는 가슴을 쓸어 내리면서 힘든 자신을 위로해 주는 것도 좋다. 살다 보면 누구나 힘드니까.

▲ 김형준 원장 약력

- 한의사

- 동의보감 번역 출간

- 서울대학교 임상의학연구소 연구원(뇌영상연구실)


본디올 고운한의원 김형준 원장 (www.goun1075.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