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담배 하면 폐암만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의사들이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으라고 하는 것은 흡연이 폐암뿐만 아니라 혈관을 심각하게 파괴하기 때문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60~70% 높다. 특히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사이에 돌연사의 원인이 되는 심근경색의 위험은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2∼3배나 높다. 담배를 피우면 혈류량이 감소하여 심장 근육에 혈액이 부족한 상태가 되고, 이는 심근에 산소 부족 상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또한 흡연은 피를 굳게 하는 혈소판 응집 능력을 증가시켜 손상된 혈관벽에 쉽게 혈소판이 들러붙고, 다시 혈소판에서 강력한 혈관수축제가 분비되어 혈관이 수축되면서 심근의 혈류량을 급격히 감소시킨다.

담배를 피울 때 생기는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 친화력이 산소보다 커서 산소를 몰아내고 헤모글로빈과 결합한다. 결국 세포에 산소 공급이 잘 되지 않아 세포는 약한 빈혈 상태가 되면서 기능이 저하된다. 그 외에도 말초혈관이 수축되고 혈관이 막혀 폐쇄성 동맥경화증이나 버거씨병을 일으키므로 손발 끝까지 피가 잘 통하지 않게 된다. 버거씨병은 진행 정도에 따라 심하면 손발을 잘라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거의 흡연자에게 생긴다.

흡연은 또한 만성질환과 노화의 원인이 되는 유해활성산소를 많이 만드는데 이 유해활성산소는 특히 혈관 내벽을 손상시켜 동맥경화증을 일으킨다. 흡연은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제마저 파괴해 이중으로 혈관노화를 촉진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심혈관 질환 중 가장 흔한 고혈압은 혈관의 탄력을 약화시키는 주범 중의 하나이다. 고혈압이 있으면 혈관에 계속 높은 압력이 가해지고, 그것이 오래 지속되면 혈관 내벽에 손상을 주게 된다. 이런 손상이 아무는 과정에서 혈관이 딱딱해지는데 이것이 바로 동맥경화증이다. 고혈압 환자 중에는 혈압약을 한번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아예 먹지 않는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다. 혈압약을 복용하면서 발생하는 부작용과 금전적, 시간적 비용보다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혈관노화로 인한 손실이 훨씬 크므로 반드시 복용하여야 한다.

체내 지방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혈액 내에 LDL 콜레스테롤(콜레스테롤 중에서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수치가 높은 고지혈증도 혈관을 노화시킨다. 혈액 속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녹슨 파이프 내부에 찌꺼기가 끼듯, 상처가 생긴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 덩어리가 달라붙어 혈관이 자꾸 좁아지고 딱딱해진다. 그렇게 되면 혈관은 탄력을 잃고 결국에는 혈액 순환에 장애가 일어나게 된다. 당뇨병은 혈관을 노화시키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모세혈관에 손상을 주어 혈액 순환에 장애를 초래한다.

스트레스

스트레스는 혈압을 올리고, 동맥을 수축시키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혈액이 쉽게 응고되게 하는 등 혈관 노화를 촉진한다. 또한 스트레스는 혈관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많이 만든다.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각종 스트레스 호르몬들도 활성산소의 생성을 증가시켜 혈관노화를 촉진한다.

과음

적당한 음주는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오랫동안 하루에 5잔 이상씩 마시면 심장 근육이 약해져 심하면 알코올성 심근증에 걸릴 수 있다. 또 장기간 폭음을 하면 혈액에 중성지방이 많아져 고혈압, 심장병, 뇌동맥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커진다. 과도한 알코올은 동맥, 특히 뇌동맥을 심하게 확장시켜 동맥에 손상을 주고 뇌동맥경화증을 일으키므로 뇌출혈이나 뇌경색증에 걸리기 쉬워진다.

비만, 복부비만

비만은 혈관을 노화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인데 그중에서도 복부비만이 문제이다. 복부비만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으로 나눌 수 있는데, 피하지방은 피부 바로 밑에 있어 허리나 배를 잡을 때 손으로 잡히는 지방이다. 보기에 좋지 않아서 그렇지 건강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복강 내 장기 사이사이에 끼어 있는 내장지방은 해로운 물질을 분비하거나 혈액으로 바로 녹아들어가 당 대사나 지질 대사에 이상을 일으키고 동맥경화를 일으켜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관상동맥 질환 등의 원인이 되고 혈관을 노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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