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듀간 감독의 코믹 가족영화 <빅 대디(Big Daddy)>라는 영화를 보았다면 기억할 것이다. 주인공 미혼남 소니 쿠팩스(아담 샌들러 역)는 자신이 입양한 어린 아이와 뉴욕의 아침거리를 걷고 있던 중 아이가 ‘볼일’이 급하다며 보채지만 주변에 마땅히 갈 만한 화장실이 없었다. 다행히 문을 연 한 레스토랑의 종업원에게 아이가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 좀 이용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사정한다. 하지만 종업원은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사먹거나 화장실 사용료를 내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화가 난 쿠팩스는 아이에게 레스토랑 문 입구에서 실례를 하도록 한다.

아주 오래 전에 본 영화인데 당시엔 그냥 기억에 남는 코믹한 장면이었다.

근데 실제로 뉴욕에 가면 화장실 때문에 당혹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한국과는 달리 지하철역 내에는 화장실이 없다. 예전에는 있었지만 각종 범죄와 거지들 때문에 화장실을 아예 없앴다고 한다. 그곳에서 마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화장실이 사라진 한 원인이다.

그 때문에 길을 가다 볼일이 급하면 인근 백화점이나 가게의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문제는 백화점이나 쇼핑몰의 화장실도 한국처럼 각층마다 있는 것이 아니라 지하나 1층 내 구석진 곳에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줄이 길게 늘어 서 있는 경우엔 발만 동동 굴리게 된다.

작은 델리나 아이스 크림 가게 등에 가도 화장실이 있지만 아예 문을 걸어 잠가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곳이 많다. 뉴욕에는 세계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으므로 만약 화장실 안에서 불미스러운 일이라도 벌어지면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기에 개방하지 않고 가게 직원만 사용하도록 한다.

얼마 전 나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친구들과 아이스크림을 먹던 중 화장실을 이용하려고 했으나 종업원은 이곳에는 화장실이 없다며 인근 맥도널드 가게에 가라고 대놓고 말했다. 이밖에 지하철을 타고가다 배가 살살 아파 급히 내린 후 물어물어 인근 백화점 화장실을 찾아 간 적도 있었다.

뉴욕은 길을 가다가 배탈이 나면 화장실을 찾느라 ‘죽을 똥을 싸야 하는’ 곳이다. 여행객들은 명심해야 한다.

최현정 통신원 (미국 뉴욕 거주)


어학연수 200% 활용법

미국서 가끔 어학연수온 후배들을 만난다. 그런데 대개 기대보다 못하다고 푸념한다. 한두 명의 미국인 교수나 선생 밑에서 수십 명의 학생들이 모여 수업하는 분위기는 한국 내의 영어학원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

한국의 학생들은 외국에 어학연수를 가면 좀 더 쉽게 외국어를 배우지 않겠느냐는 환상을 갖고 있다. 외국에 가면 24시간 내내 외국어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어를 접촉할 기회가 많고, 그 결과 외국어를 더 빨리 익숙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이나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간다고 해서 자신이 노력을 하지 않고 외국어를 빨리 익히는 경우는 없다. 내가 경험했고,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했던 좀 더 유용한 어학연수 200%활용법을 전하고자 한다.

시립도서관 자원봉사

미국의 시립도서관 시설은 훌륭하다. 그러나 정직원은 한두 명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이다. 도서관에 찾아가 자원봉사를 신청하면 도서관 측에서 자원봉사 요일과 시간표를 짜준다. 물론 차량도 서비스한다. 미국인 봉사자들과 생활하면서 영어와 현지 문화를 익히고, 아울러 파티모임 등도 가질 수 있어 유익하다.

시립 문화·체육센터 회원 등록

미국의 주와 시에서는 한국의 문화센터와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영이나, 태권도, 발레, 무용 등 스포츠나 레크레이션 강좌뿐만 아니라 미술, 음악, 컴퓨터 등의 문화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참가비도 싸다. 보통 두 달 코스는 대략 40 달러 선. 미국인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시립 ESL클래스 등록

시립센터 등은 이민자들을 위해 ELS 클래스를 운영한다. 보통 일주일에 2~3번 수업하고 참가비는 한 번 수업에 약 5달러 정도이다. 저렴하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

교회 다니기

교인 수가 많은 교회들은 이민자들을 위한 자체 ESL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미국에 어학연수 올 경우 학교 수업만 듣고, 한국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기보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ESL을 들으면 의외로 많은 미국인과 영적으로 교류할 수 있다.

양로원서 자원봉사

사람이 늙으면 어린애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미국 노인들도 나이가 들면 사람의 정을 그리워한다. 양로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면 영어도 배우고, 자원봉사도 하는 일거양득의 기회. 영어를 못해도 상관 없다. 미국 노인들은 자신들을 찾아와 말벗이 되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한다.

정민철 통신원(미국 인디애나 대학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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