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치료' 다리정맥 팽창으로 핏줄 퍼렇게 튀어나와, 붓고 저리고 쥐나는 증상도환경·체질·유전 등 다양한 원인, 입원·흉터, 출혈없이 간단한 수술

40대 중반의 여교사 지혜원 씨는 얼마 전까지도 다리에 지렁이처럼 퍼렇게 튀어나온 힘줄 때문에 정장 치마를 입지 못했다. 오래 서 있어야 하는 직업 특성상 다리로 지나가는 힘줄에 무리가 가는 일이 많았던 탓이었다.

외관상 보기가 안 좋아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특별한 통증이 없어 병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지 씨는 최근 들어 다리에 쥐가 나고 근육이 뭉치는 듯한 증상이 자주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가 통증의 원인이 ‘하지정맥류’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레이저 수술을 받고 ‘보기 흉하고, 무거운’ 다리 콤플렉스에서 홀가분하게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로 지나가는 정맥이 심하게 팽창되면서 핏줄이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정맥을 통해 올라가는 혈액이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구조물인 판막에 문제가 생기면서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피가 다리 쪽으로 역류하거나 고이게 되어 발생한다.

하지정맥류의 주요 증상으로는 다리가 붓거나, 저리고 무거우며, 쥐가 나는 경우도 있다. 간혹 가렵거나 습진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는데 무엇보다 두드러진 특징은 육안으로 드러난 정맥으로 인해 흉해진 다리 외관이다.

2001년부터 영등포역 인근에서 하지정맥류를 전문으로 진료해온 미래흉부외과(www.clinicmirae.comㆍ02-2634-0675) 정원석 원장에 따르면, 하지정맥류는 흔한 질환이지만, 일단 발병하면 멈추거나 호전되지 않고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정맥류가 상당기간 진행되면 다리에 습진이 발생하거나, 피부가 썩는 피부 궤양 등의 합병증이 올 수 있고, 통증과 염증이 동반되며, 심할 경우엔 떨어진 혈전이 혈관을 따라 폐동맥으로 들어가서 막히는 호흡곤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하지정맥류 시술만 2,000회를 넘긴 정 원장은 많은 대학병원과 전문병원의 전문의들을 연수시킨 하지정맥류 분야의 ‘전문의 중 전문의’로 꼽힌다. 정 원장은 “5, 6년 전에는 하지정맥류에 대한 정보가 없어 불편을 감수하고 그냥 지내는 경우가 흔했지만, 요즘은 간단한 시술로 하지정맥류를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적극적인 치료로 외모 콤플렉스나 합병증 위험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조기 치료를 강조했다.

방치하면 피부궤양 등 합병증 유발

하지정맥류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체질적ㆍ유전적 요인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업 특성상 오랫동안 서 있는 교사, 백화점 직원, 상인, 미용사 등에게서 잘 나타난다. 체중과다, 운동부족, 피임약 및 호르몬제의 복용, 임신도 정맥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하지정맥류의 치료는 그 진행 정도에 따라 시술 방법이 달라진다. 얇은 혈관만 튀어나온 가벼운 증상이라면 ‘혈관경화요법’으로 치료한다. 주사로 문제의 혈관을 분해시키는 것으로, 시술 후 흉터가 남지 않고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간단한 장점이 있다.

굵은 정맥류에는 혈액이 정체되거나 역류되는 혈관을 폐쇄시켜주는 치료법인 ‘혈관레이저수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과거 굵은 정맥류 치료에는 다리 여러 곳을 절개하여 정맥류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인해 흉터가 많이 남고 수술 후 통증이 심했지만, 레이저수술의 경우 절개하지 않아 출혈이 적고 흉터가 남지 않기에 환자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레이저수술은 부분적으로 심하게 구불거리거나 튀어나온 혈관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대신 이러한 증상에는 ‘미세절제수술’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피부에 2~5mm의 미세한 구멍을 낸 뒤 바늘 굵기의 수술 기구를 이용해 혈관을 제거하는 시술로, 최소한의 마취로 수술 후 별도의 입원 치료가 필요 없다. 구멍이 작아 수술 후 흉터도 작다.

따라서 이러한 하지정맥류의 치료는 정확한 진단에 따라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미래흉부외과는 시술 전 정맥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초음파로 정맥의 기능 장애가 있는 부분을 정확히 짚어낼 수 있는 ‘듀플렉스 컬러 초음파’ 진단 기구를 이용해 치료 및 수술 계획을 짜는 정확한 치료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정 원장은 “하지정맥류 치료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 환자에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질환이 나타났다 싶으면 참고 견딜 게 아니라 조속히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여 간단하고 흉터도 적게 남길 수 있는 시술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원석 원장이 권하는 하지정맥류 예방법

1. 하루 10분 종아리 마사지하기

발목에서 무릎을 향해 쓸어올리듯 종아리를 마사지한다. 이는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 종아리가 붓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쉬는 동안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2. 한 자세로 오래 서 있지 않기

가급적 오랫동안 서서 하는 일을 피하며 장시간 서 있을 경우에는 2~3분마다 교대로 한 쪽 다리를 올렸다 내린다. 잠시 쉬는 틈을 이용해 발끝을 들어올려 다리 근육에 긴장감을 주는 것도 좋다. 허리나 배, 엉덩이 부위가 너무 죄는 옷이나 속옷을 피하고 지나치게 뜨거운 곳도 피한다.

3. 다리 꼬는 습관은 삼가기

다리를 꼬면 다리 정맥혈관이 눌리면서 혈관 내 압력이 높아지고, 혈액순환이 더뎌지면서 혈액이 다리 쪽에 고여 하지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의자에 앉을 때는 책상 밑에 상자를 놓고 그 위에 다리를 올려 다리 꼬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 좋다.

4. 점심 시간 이용해 운동하기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을 이용해 산책을 하거나 가벼운 다리운동, 스트레칭을 한다. 규칙적 운동은 정맥류뿐 아니라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균형 있는 식생활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5. 호르몬제 복용은 신중히.

갱년기 호르몬 치료에 쓰이는 여성 호르몬은 혈관을 이완시켜서 정맥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려면 호르몬제를 최저 단위의 양만 복용하는 게 좋다.

6. 의료용 압박스타킹으로 예방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일반적인 탄력스타킹과는 다르다. 발목과 종아리, 오금 부위와 허벅지에 각기 다른 압력을 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정맥류가 더 이상 진행되는 것을 막아주며 통증도 감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맥류 초기 단계에는 압박스타킹을 신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관리가 된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