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저 말이죠, 4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조루도 문제지만 발기력이 크게 떨어져 고민입니다. 제 딴에는 책에서 읽은 대로 아내와 성관계를 갖기 전에 충분히 애무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애무를 끝내고 나면 문제가 생겨요. 애무하기 전엔 힘있게 발기됐던 음경이 시간이 지나면서 흐물흐물 ‘힘’을 잃어요. 막상 아내의 기분이 고조되어 삽입해주기를 바라지만 그게 맘대로 안 되는 거에요. 이거 환장할 정도로 미치겠다구요.”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선생님에게만 해당되지 않아요. 많은 40대 남편들이 ‘고개 숙이는 남성’의 고충을 털어놓습니다. 아내의 몸을 한껏 달구어 놓은 채 정작 ‘남성’이 본격적으로 공격 앞으로를 외쳐야 할 때 발기가 제대로 안 돼 고지 정복을 포기하게 되니 남편 체면이 말이 아니죠.

때문에 창피하고, 당황스럽고, 부끄럽기도 하여 갈수록 밤이 두려워지는 것이죠. 자신감을 상실하니 발기가 안되고 발기가 안 되니 자신감을 잃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한의원의 임상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의 현주소며 딜레마다. 성관계를 갖기 전에 여성의 몸이 매끄럽게 열리도록 하기 위해 멋진 전희를 해야겠다고 결심하지만, 전희에 온힘을 쏟다보면 여성이 삽입을 원할 때 발기가 잘 안 돼 속으로 끙끙 앓는 것이다.

이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남성은 적당히 발기가 되었다고 생각되면 조급하게 삽입을 감행하는 방식으로 성관계 패턴을 바꾼다. 일단 삽입하면 여성의 따뜻하고 실크처럼 부드러운 질의 감촉 때문에 발기 유지가 훨씬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내는 남편의 이런 고민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남편이 사정의 순간적 쾌락만을 위해 폭력적으로 섹스를 한다고 오해하기 십상이다. 즉 아내의 몸 상태가 충분히 남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도 남편이 막무가내로 이끈다는 것.

많은 여성들은 이밖에도 남성의 발기에 대해서 오해하는 경우를 임상에서 자주 듣는다.

“남편이 오직 나만을 사랑한다면 언제, 어디서나, 어떻게 발기가 안 될 수 있는 거죠?”라든가 “여보, 여기서 힘 좀 더 써봐!”하는 말이다.

발기를 사랑의 척도로 여기는 이런 아내들은 사랑하는 마음과 발기력은 정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발기는 남편이 힘을 한번 꽉 주면 쉽게 되는 것이라고 순진하게 생각하는 여성도 있다.

남편이 아내의 생리통을 잘 이해하지 못하듯이, 아내도 남편의 이런 발기 고충을 납득하지 못하는 셈이다.

그럼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남성과 여성의 성에너지 원리를 이해하면 답이 나온다.,

무엇보다도 남녀 모두 부드러운 삽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아내의 몸이 활짝 열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애무가 필요하다. 설사 애무에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한 나머지 ‘남성’이 약간 고개를 숙이더라도 그 상태로 삽입하는 것에 대해서 남편은 자괴감을 갖지 말아야 한다. 여성도 마찬가지로 불평만 하지 말고 수용하면 남편과 아내의 (+) (-) 전기는 반드시 전자기적 결합력을 이루어 ‘남성’은 자신감을 갖고 서서히 고개를 든다.

발기가 약한 상태에서도 귀두 바로 밑 부위를 두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쥐고 또 한 손으로는 음경 뿌리 쪽을 꽉 단단히 쥐고 서서히 움직이며 쉽게 삽입이 된다. 이때 아내가 협조적인 자세를 취하면 발기와 삽입이 더욱 잘 된다. 그래서 ‘남성 발기의 50%는 여성의 몫이다’는 말도 있다.

섹스는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즐기거나, 다른 쪽은 그냥 수동적으로 느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성관계는 음양이 같이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 내는 종합유희다.


이재형 미트라한의원 원장 www.mitr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