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후한의원염증·통증·배뇨 곤란에 성기능 장애까지… 쾌뇨음·쾌훈구 처방으로 효과

후후한의원 이정택 원장이 한 남성환자에게 침술치료를 하고 있다. 임재범기자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강성원(42) 씨는 2년 전부터 앓아온 전립선염이 회복과 재발을 반복해 고생해왔다. 치료를 받으면 나아지는 듯 하다가도 회식자리에서 술 한 잔을 마시게 되면 바로 재발했던 것. 지난 겨울부터는 소변을 보기가 어렵고, 회음부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하더니 허벅지까지 통증이 나타났다. 성기능이 떨어지면서 아내와의 보이지 않는 갈등도 겪고 있다.

강 씨처럼 한창 활동할 나이에 전립선염으로 원만한 사회활동과 가정 생활이 곤란해져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게다가 과거 50대 전후의 중장년층에게 주로 나타났던 전립선염이 이제는 20, 30대 젊은 층까지 폭넓게 확산되는 추세다. 자동차 운전으로 운동량이 적어지고, 장시간 책상 앞에 앉아 일하는 등 환경적인 요인 탓이 크다.

20·30대 젊은 층까지 폭넓게 확산되는 질환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신체기관으로 정액을 만드는 일종의 보고. 전립선액을 분비하고, 요도와 사정관을 보호한다. 방광 아래 요도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전립선에 염증이 생기면 전립선에서 요도 및 허리까지 심한 통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전립선염의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항문과 고환 사이 회음부의 뻐근한 통증이다. 배꼽 아래의 묵직한 느낌과 고환이나 음낭의 불쾌감도 동반된다. 또 강 씨처럼 대다수 전립선염 환자들은 소변볼 때 통증을 호소한다. 소변 줄기가 가늘고 약하며, 보고 난 후에도 잔뇨가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전립선염 자체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니다. 하지만 전립선염이 장기화되면 통증은 물론 조루, 발기부전과 같은 성기능 장애를 초래하고, 심하면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증상은 정서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미쳐 상당수 전립선염 환자들이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다른 여느 질병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전립선염의 치료법은 다양하게 나와 있지만, 고질병이라 불릴 정도로 한번 발병하면 깨끗하게 고치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전립선염 치료에 전통 한의학 요법이 도입되면서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아직까지 전립선염의 원인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전통 한의학에서 본 전립선염의 원인으로는 ▲과다한 성생활로 인한 신장, 방광의 정기 손상을 뜻하는 방노(房勞)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하는 분노(忿怒) ▲잦은 음주로 인한 습열(濕熱)의 누적 ▲지나친 고열량식과 운동부족을 의미하는 후미(厚味) 등이 꼽힌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전립선염 전문 후후한의원(www.siwonhan.com) 이정택 원장은 “전립선염은 일반적으로 세균성과 비세균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현대인의 생활특성으로 인한 비세균성이 대부분”이라면서 “다른 치료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재발이 잦은 만성 환자라도 전통적인 한의학 요법으로 증상이 호전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4년 전부터 전립선 치료에 전념해 많은 성공 임상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직접 개발한 ‘쾌뇨음’은 전립선과 주변 조직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부종을 줄여 빈뇨와 잔뇨 증상 해소에 뛰어나다. 또한 면역 활동을 활발하게 도와 염증과 통증을 없애고 전립선염이 재발하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고 한다.

옛 문헌에 제시된 처방법 현대화 시켜

동의보감의 ‘임병(淋病)’ 등 옛 문헌에 제시된 다양한 분류와 치료법을 현대의 전립선염에 맞게 새롭게 적용, 창안했다는 것. 염증 제거와 면역증진 효과가 탁월한 금은화, 어성초, 백복령, 구맥, 차전자, 패장근, 우슬, 포황, 숙지황 등의 약재가 대표적으로 활용된다.

전립선염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쾌훈구(快燻灸)’를 처방한다. 회음혈을 자극하는 치료는 뛰어난 효과에도 불구하고 국부와 항문 사이에 위치해 접근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시행하기 힘들었다. 따라서 약쑥으로 온열자극을 주는 온구요법과 좌훈요법을 결합해 앉아서 연기를 쏘이는 방식으로 회음혈을 자극하도록 했다.

좌훈제인 쾌훈구는 참숯과 약쑥, 부평초, 포공영 등 7가지 이상의 약재로 조제됐는데, 회음부의 경혈인 회음혈에 연기를 쏘여 신속하게 통증을 해소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다. 이 원장은 “가정에 있는 좌변기 물 위에 띄워 15~20분간 사용하므로 간편하게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쾌훈구는 전립선염뿐 아니라 전립선비대증, 조루, 발기부전, 치질, 냉대하증, 생리통, 복부비만 등과 같은 하초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쾌뇨음과 쾌훈구를 통한 치료를 하면, 증상에 따라 1~3개월 후에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치료는 1개월마다 증상의 호전을 봐가면서 진행된다. 증상이 매우 심할 경우에는 3개월을 넘기는 수도 있다. 이 원장은 “전립선염은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인 만큼 꾸준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전립선염 예방 10계명】

1.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

2.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처.

3. 과음, 과로,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피한다.

4. 겨울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온욕을 자주 한다.

5. 육식을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생활.

6. 토마토, 두부, 마늘, 녹차 등을 많이 섭취.

7. 소변이나 사정을 참지 않는다.

8. 음주 후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

9. 매일 30분 이상 빠른 속도로 걷고, 골반 체조를 매일 규칙적으로 한다.

10. 야뇨 증상, 가족력이 있는 45세 이상의 남성, 가족력이 없는 50세 이상 남성은 매년 전립선 검진을 받는다.

【 전립선염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

1. 오랫동안 앉아있는 경우, 특히 딱딱한 의자에 장시간 앉아 있는다.

2. 몸에 착 달라붙는 청바지나 바지, 벨트 등과 타이트한 속옷을 입는다.

3. 골반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진 상태에서 잦은 성행위.

4. 안장이 작고 쿠션이 좋지 않은 자전거를 장시간 타는 등의 회음부에 심한 압박을 주는 운동.

5. 너무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

6. 음주. 치료 중은 물론, 특히 치료가 거의 끝나갈 무렵 증상이 없다고 폭주를 할 경우 전립선염 증상이 쉽게 재발한다.

7. 커피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