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어릴 때 뚱뚱하면 당뇨와 고혈압은 물론 중이염 같은 염증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벌써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한때 유아들의 과다 체중은 건강의 상징으로 여겨져 ‘우량아 선발대회’에서 상을 받는 등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허나 요즘은 비만 아이들이 늘고, 소아비만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부모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그럼 소아비만에 대해 짚어보자. 소아비만은 태어나서부터 사춘기 전까지의 비만을 말한다.

소아비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지방세포의 수와 크기가 모두 늘고 ▲소아비만의 80%가 성인비만으로 이어지며 ▲각종 성인병(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지방간, 뇌혈관질환 등)의 원인이 되며 ▲성격형성에 장애(소극적인 성향, 자신감 결여,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를 초래하고, ▲성장에 장애(비만아의 골 연령이 높아지고 사춘기가 빨라져 성장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듦)를 가져오는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소아비만은 전적으로 부모의 영향이 크다. 임신 말기 엄마의 체중 조절과 출생 후의 모유 수유가 중요하다. 이유식을 너무 빨리 먹이거나 엄마의 정성이 너무 많이 들어간 고열량의 식단을 짜면 비만을 부른다.

또 부모가 학교에서 돌아온 자녀에게 “먹고 싶은 것 시켜서 먹어라”든지 자녀 식생활 습관에 무관심하면, 먹을거리가 발달된 요즘 세상에서 아이들은 쉽게 살이 찐다.

이처럼 소아들의 잘못된 식생활 습관으로 인한 영양과잉과 운동 부족이 소아비만의 큰 원인이지만 많은 부분들은 부모에게 책임이 있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 모두 노력해야 소아비만은 막을 수 있다.

한방의 형상의학에서는 소아비만이 되기 쉬운 체질을 양명형과 방광체로 나눈다.

양명형은 대체로 뚱뚱하면서 얼굴이 둥글넓적하고, 눈두덩과 입술이 두툼하다. 다기다혈(多氣多血)하여 비위 기능이 왕성해서 뭐든지 잘 먹으며, 과식하는 특징이 있다. 위와 대장에 열이 많으므로 열을 조절하는 처방을 해야 된다.

방광체 어린이는 얼굴이 둥글넓적하고 몸집이 크고, 팔다리가 짧다. 몸집에 비해 기가 허해서 움직이기를 싫어하고 눕기를 좋아하며, 잠이 많아서 비만하기 쉬운 체질이다. 이런 체질은 기가 허하고 습담(濕痰)이 많아서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고, 약간만 움직여도 땀이 비오듯 흐르므로 기운을 보충시키며 습담을 제거하는 처방을 하면 치료할 수 있다.

“애들 살찐 것은 커서 나중에 다 키로 간다.” 이렇게 말하는 어른들은 소아비만에 무지한 소치다.

자녀의 평생 건강은 어릴 때 결정된다. 자녀가 뚱뚱한 체형으로 평생 외모콤플렉스에 시달리며, 뚱보나 ‘큰 바위 얼굴’ 별명으로 학교에서 놀림을 당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내 아이가 비만의 위험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우선 부모부터 표준 체중을 유지해 체질적으로 아이에게 유전될 확률을 줄이고, 자녀에게 올바른 식생활과 운동 습관을 길러주어야 한다.

약력

- 경원대 한의학 박사

- 대한형상의학회 정회원

- 성남시 한의사회 총무이사 역임


이충헌 본디올 대추나무한의원 원장 www.bondi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