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이상형 다른 골드미스-골드미스터 결합은 하늘의 별따기외모·나이·경제력 등 배우자 조건에 유연성 가져야 결혼 골인

원하는 이상형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미혼남녀가 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가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이나 이미 자리잡은 결혼정보회사들이 매년 20% 이상 성장하는 것만 봐도 원하는 이상형을 찾지 못해 결혼정보회사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요즘 TV와 각종 언론매체에선 결혼하고 싶어도 눈높이에 맞는 상대를 만나지 못해 갈등 하는 골드미스들의 얘기가 자주 등장한다.

골드미스와 같은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은 물론 사회전반적으로 이상형의 벽이 높아지면서 원하는 짝을 찾는 일이 자꾸만 힘들어 지고 있다. 더구나 결혼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만족할만한 배우자가 나타날 때까지 결혼을 늦추는 만혼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풍조는 저출산 문제와 맞물려 이제 사회문제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미혼인구의 결혼을 방해하는 이상형의 장벽과 그 허구에 대해 짚어본다.

외국계 유명 컨설팅회사의 부사장인 P(40․여)씨는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골드미스다. 세련된 외모에 사회적으로 인정 받고, 웬만한 샐러리맨들은 꿈도 못 꿀 만큼의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데다 화려한 여가생활을 즐기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게 결혼은 큰 고민거리다.

그는 빛나는 커리어와 막강한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결혼상대자를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 보다 어렵다며 괴로워한다. 그가 원하는 결혼상대자는 최고의 학벌에 준수한 외모와 매너를 갖춘 명문가 집안의 의사나 변호사다.

그는 절박할 만큼 결혼을 원하면서도 본인이 정한 ‘애정의 조건’ 중 어느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은 사람이면 만남 자체를 거부한다.

그러나 P씨가 원하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인 ‘골드미스터’들이 찾는 배우자감은 대체로 P씨보다 젊은 여자다. 한 결혼정보업체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남자들이 배우자 선택 시 최우선으로 꼽는 조건은 여자의 나이였다.

30대는 물론 40대 남성도 20대의 배우자를 원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결혼정보업체 커플매니저들은 입을 모은다. 이러한 현상은 경제력을 갖춘 전문직 남성일수록 더욱 심해져 골드미스가 골드미스터와 만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이상형의 틀에 갇혀 배우자 찾기가 수월치 않은 것은 골드미스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경제력 있는 미혼여성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여성은 고소득 전문직 남성을 이상적인 배우자감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 결혼정보회사 선우가 미혼 회원 3,6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여성응답자의 경우 배우자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조건으로 남성의 직업(32.8%)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경제력(23.8%)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세 번째로 많았다. 전체적으로 여성은 남성의 현재와 미래의 경제적 능력을 중요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좋은 직장에 다니며 경제력 있는 남성의 수는 한정돼 있는데 반해 다수의 여성이 이들과 결혼하기를 꿈꾸다 보니 이상형과 결혼할 확률이 적어질 수 밖에 없다.

반면 미혼남성의 경우 대부분 젊고 예쁜 여자를 결혼하고 싶은 이상형으로 꼽는다. 지난해 선우가 미혼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배우자 선택 시 중시 요인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면 배우자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조건으로 여성의 외모(42.7%)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남성들이 일반적으로 원하는 젊고 예쁜 여성도 수적으로 한정돼 있기는 마찬가지. 남성 회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일부 결혼정보회사에서는 미인대회 출신의 여성들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해 만남을 주선하는 등 편법도 난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미혼 남성들도 결과적으로 이상형의 벽에 부딪힌다는 얘기다.

남녀노소, 소득고하를 막론하고 남성은 여성의 나이와 외모를, 여성은 남성의 직업과 경제력을 배우자 선택의 최우선 조건으로 삼는 이상형의 보편적 기준이 결혼시장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는 것이 여러 결혼정보회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에서도 밝혀졌다.

결혼정보회사 커플매니저들은 이처럼 이상형이 한쪽으로 쏠리다 보니 결혼시장에서 원하는 이상형을 찾아주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한숨 짓기도 한다.

결혼정보회사 선우는 지난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100점짜리 최고의 배우자 찾기’라는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선우 측은 행사의 취지에 대해 대부분의 미혼남녀가 가지고 있는 이상형의 허구를 깨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외모와 경제력 등 몇 가지 조건에 의해 산출된 100점짜리 이상형의 배우자와 결혼하면 과연 행복해질까?

■미혼남녀 이상형의 허구

■ 커플매니저의 조언, 이상형에 대한 허구를 깨라

10여 년간 커플매니저로 일해오며 수많은 선남선녀들의 결혼문제를 상담해온 최윤정 선우 서초센터 센터장은 “결혼정보회사에 가입하는 회원들 중에는 결혼정보회사를 이상형이 찍혀 나오는 공장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며 만남주선의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모든 회원들에게 이상형을 만나게 해주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그러한 이상형의 배우자와 결혼했다고 현실 속에서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회원들 스스로 깨달았으면 합니다.”

그가 말하는 일반적으로 미혼 남녀들이 가진 이상형의 허구를 정리해봤다.

■ 현실을 파악하라

대부분은 나에 대한 객관적인 조건은 무시한 채, 배우자에 대한 환상을 갖는다. 하지만 배우자선택은 쌍방의 합의이다. 나를 원하는 사람, 나와 어울리는 사람을 찾는 안목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결혼할 의사가 충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우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면 혹시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이상형을 삼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 결혼생활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배우자와 성격코드가 맞아야 한다

외모나 직업 같은 외적인 조건도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결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자의 성격이다. 부부가 성격과 가치관이 비슷할수록 결혼생활 만족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주변을 살펴보자. 돈 많고 예쁜 사람과 결혼한 사람들은 다 행복한가?

■ 이상형의 조건도 변한다

외모나 직업 같은 조건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지금 예쁘다고 10년, 20년 후에도 계속 예쁘리라는 보장은 없다. 경제력도 마찬가지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예견할 수 있나. 더구나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져 결혼 후 함께 살아가야 할 날들이 많아졌다. 배우자 선택 시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라. 결혼은 한번의 이벤트가 아니다.

■ 이상형의 양면성도 고려하라

전문직에 종사하거나 사회적으로 능력을 인정 받는 사람들은 대체로 바쁘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전문직 남성을 선호하는 여성들은 결혼 후 힘들어 하기 쉽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이상형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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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