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부터는 간단히 몸을 푸는 율려선 동작을 살펴보기로 하자.

지난주까지 설명한 행공은 아침과 저녁에 축기를 함으로써 몸의 활력과 건강을 이루는 동작이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이 율려선에서도 이러한 본격적인 행공을 하기 전, 또는 자투리 시간이 있을 때 하는 동작이 있다.

간단한 동작이지만 기의 원리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축기도 되고 온 몸의 기혈을 원활하게 운행시키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따라서 업무나 공부를 하다가 이 동작을 하면 활기도 올라오고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율려선에서는 단공 10계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몸을 풀어주는 방법이 있다. 특히 단공 10계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몸을 푸는 동작으로, EBS에서 방영한 것처럼 우리 할머니 어머니에게서 어린 시절부터 배워왔던 동작이기도 하다.

바로 ‘곤지곤지, 도리도리, 서마서마, 부라부라, 시상시상, 지암지암, 어비어비, 아함아함, 짝자궁 짝자궁, 질라라비훨훨’이 그것이다.

이 동작들은 지금까지 배운 율려선 행공에 비하면 초보적이라 하겠지만, 일반인이 평생 동안 무병장수를 하는 데에 있어서는 이것만 하여도 문제가 없다. 국적 불명의 어떤 요가 동작이나 체조, 그리고 스트레칭보다도 간단하면서도 건강에 최고로 좋은 동작만 모아 놓은 금과옥조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은 단공 10계 중에서 ‘어비어비’ 동작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이 동작은 손을 쭉 뻗고 손바닥을 편 채 좌우로 세차게 돌리는 공법으로, 온 몸의 미세한 기맥까지 기를 보내는 방법이다. 양팔과 손목 그리고 손가락의 기맥을 열어 주고, 세포가 활력을 되찾아 기운을 새롭게 하는 효과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기 전에 제자리에 누워서 천장을 향해 팔을 뻗고 이 동작을 해주면 뇌졸중 등을 예방해주는 효과도 있다.

우리 겨레의 전통적인 의미로 ‘어비’란 ‘안 된다’는 뜻으로, ‘어’는 경계를 돋우는 말이고, ‘비’는 정신 차리라는 뜻이다. 즉 ‘바르지 못한 일에는 경계를 돋우고 정신을 차려 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겨레는 간단히 몸을 푸는 동작에도 인간의 본성을 계발하고 바른 사람으로 키우기 위한 여러 가지 원리를 은연중에 숨겨놓았던 것이다.

이제 다음 동작을 따라 해 보자.

서서 할 경우에는 편안하게 발을 벌려도 좋고 뒤꿈치를 모아도 좋다. 누워서 할 경우에는 천장을 향해 두 팔을 쭉 편다.

․ 양팔을 곧게 앞으로 뻗고 양 손바닥이 앞을 향하게 하여 손끝이 서로 마주 하도록 한다(그림1).

․ 팔은 움직이지 말고 손목을 좌우로 4번 돌린 다음 멈춘다. 이 때 가급적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그림2). 잠시 멈췄다가 그 동작을 10 회 정도 한다.

이제 업무나 공부로 인해 머리가 멍해지거나 지끈지끈 아플 때 이 동작을 해보자. 온 몸의 기혈이 풀어져 머리가 상쾌해질 것이다. 앞으로 배울 몸 푸는 동작은 모두 일견 간단해 보이나 실제 해보면 신체적으로 커다란 효과가 있다. 주변 분들에게 얼숨과 수인, 행공을 가르치는 것이 쉽지 않으면 몸을 푸는 동작이라도 같이 해보자. 서로 간에 더욱 친밀해지고 몸과 마음이 한층 밝고 건강해질 것이다.

■ 글쓴이 성경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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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려선 사이트 www.sea-ze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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