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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우 교수의 "건강은 선택이다"




며칠 전 어머니의 걱정에 따라 저의 진료실을 찾아온 15살짜리 중3 남학생이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걱정은 아이의 몸집이 커지고, 폭식을 하는 경향이 있어서, 건강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지요.

검진결과는 혈압이 142/86으로서 고혈압, 혈중의 인슐린이 상승하는 인슐린저항성, 요산이 8.8로서 고요산증, 그리고 간기능이 올라가는 지방간까지 있었고, 사춘기에 높아져야 하는 남성호르몬도 낮아져 있었습니다.

인슐린저항성이란 인슐린은 췌장에서 충분히 분비가 되는 데도, 몸의 근육과 지방세포 등 인슐린이 작용하는 장기에서는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없어, 혈중에는 높은 인슐린수치를 보이는 현상으로서 추후에 당뇨로 발전하게 됩니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40-50대의 어른들에서 보는 성인병을 15살 밖에 안된 아이가, 그것도 여러 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지요.

15살의 아이가 어른의 병을 갖게 된 이유는 단 하나이었습니다. 바로 비만입니다. 아이는 키 169cm에 몸무게가 102kg이나 되는 고도비만이었고, 몸 안에 있는 지방의 양도 전체 몸무게의 42%, 무게로 치면 41kg이었지요.

지방의 무게만 41kg입니다. 상상이 되는지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자녀는 혹 이런 아이는 아닌가요? 아이의 몸이 걱정은 되지만, 학업과 입시가 있으니 차일피일 미루고 있지는 않나요?

제 진료실을 찾아온 아이들 중에서 이런 어른의 병을 가진, 가장 어린 나이는 단 7살이었습니다. 어린이 비만은 이럴 정도로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지요.

아이들의 몸에 병을 일으키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학습에 대한 부담감과 아이들의 놀이환경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중한 학습부담은 아이들의 성장과 몸의 적절한 기능 발현을 저해합니다. 제가 공부만 하지 말고 적어도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는 뛰어 놀아라 라고 권장을 하면, 아이들은 선생님이 싫어하셔서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적절히 몸을 쓰게 하지 못하는 것은 놀이환경에도 그 이유가 있습니다. 게임, 인터넷, 휴대폰 등은 온통 아이들의 머리와 손, 그리고 감각만 키우게 하고, 정작 이를 떠받칠 몸은 소홀히 하게 만듭니다.

그럼에도 입시라는, 아이에게 어른 병을 만들어주는 환경은 그대로 존속되거나 더 악화될 것 같습니다. 잘 먹고 포동포동해야 좋다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부추김, 성장하면 괜찮겠지 하는 부모의 불감증 등이 우리의 아이들을 병들게 합니다.

‘자녀들은 공부만 잘 하면 된다. 나머지는 내가 챙겨 줄께!’ 하며, 보약이라는 보약은 다 먹이고, 몸에 좋다는 먹거리는 다 챙겨 먹이고, 아이를 학교로, 학원으로, 집으로 실어 나르면, 아이는 언제 몸을 쓰고 균형 잡힌 영양을 취합니까? 아이들이 패스트푸드에 연연하던, 청량음료와 과자, 아이스크림에 탐닉하던, 아이 기분이 상할세라 말 한마디 못한다면 아이들의 몸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 사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때까지, 부모들이 기다려서는 아이들에게는 늦습니다. 지금 당장 내 아이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십시오. 아이들이 먹는 것을 선택하고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주고, 공부만 하지 말고 활동량을 늘릴 수 있는 일정을 짜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만으로 감당이 안되시면 전문가 또는 전문서비스에게 도움을 요청하시면 됩니다. 어른의 몸과 마찬가지로, 아이의 몸도 남이 대신해 줄 수가 없습니다.

아이 스스로가 적당한 몸쓰기를 할 때, 몸은 성장을 할 수가 있고, 과중한 학습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갖게 합니다. 몸은 공부로 바꿀 수 없습니다.

유태우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원격진료센터 책임교수

MBC 라디오닥터스 진행

MBC 건강플러스 '유태우의 내몸을 바꿔라' 진행

■ 저서

유태우교수의 내몸개혁 6개월 프로젝트

가정의학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

내몸 사용설멍셔, 김영사 2007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입력시간 : 2007/11/13 12:30




유태우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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