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대체로 일생의 3분1을 잠자면서 보냅니다. 수면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부분이 자세히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대체로 대사상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재충전하는데 필요한 시간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지구 여러 곳에서 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 7~ 8시간보다 적게 자거나, 그보다 많이 자는 사람은 각종 원인으로부터의 사망 가능성이 높아짐을 보여주고 있는데, 일 예로 미국 로스엔젤레스 근처 알라메다군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보면 6시간 이하의 수면시간을 가진 사람은 7~8시간 수면하는 사람에 비해 그 사망률이 2배, 9시간 이상 수면하는 사람은 약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 건강지표를 통해 보더라도 하룻밤 7~8시간 수면을 취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도 더 건강한 것으로 드러납니다.

우리가 생활하다 보면 바쁘다고 해서 수면시간을 줄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렇게 하더라도 결국 깨어있는 동안에 정신이 멍해져서 능률을 올리지 못하게 됩니다.

생활이 바쁘다고 해도, 이리저리 따져보면 헛되이 보내는 시간이 있게 마련이고, 이런 시간을 모아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일이나 공부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비결이 됩니다. 수면은 남는 시간에 하여서는 안되며, 계획에 넣어 하루 7~8시간을 확보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시간이 충분하더라도 수면을 제대로 취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그 주된 원인은 바로 스트레스입니다. 현대인들에게 더욱 문제시 되는 것은 반복적인 스트레스로 자신의 몸이 예민해져서 수면장애가 온다는 것이지요. 즉, 몸과 마음이 조건화되어 잠잘 시간이나 잠자는 장소에 가기만 하면 오히려 불안감이 생기고, 더욱 긴장이 됩니다.

이러한 조건화된 몸을 가장 확실하게 바꾸는 방법은 역설적으로 잠을 자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수면중추는 원래, 스스로 작동하는 불수의적 기능인데, 현대인들의 잠을 자고자 하는 의식적인 노력이 오히려 그 기능을 방해한다는 것이지요.

숫자를 거꾸로 센다든가, 잠이 드는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등등은 이런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잠을 안 자려고 노력하면 우리의 의식이 수면중추에 가하던 간섭을 줄이게 되어, 수면중추의 기능이 되살아나기 시작합니다.

제가 권하는 잠 안자기는 단지 48시간입니다. 밤에 잠이 안 오면 절대 잠자리로 가지 말고, 졸려서 누웠더라도 5분 내에 잠이 안 오면 곧 바로 일어나서 아무 것이나 하면 됩니다.

가까스로 잠이 들어 1~2시간 자고 나면 그날 밤은 다 잔 것이므로, 다시는 잠을 청하지 말고 그 날 일을 시작합니다. 초저녁에 TV를 보다가 소파에서 잠드는 것과 낮잠은 절대로 금물입니다. 이렇게 48시간만 해보면 그 다음부터는 기가 막힌 잠을 자게 됩니다. 실행하기가 힘들다고 생각되면 일이 없는 주말에 실행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됩니다.

잠을 안 자면 몸에 큰 일이 날 것이라는 걱정을 깨면 깰수록 수면은 빨리 정상으로 되돌아 옵니다. 아무리 오래 수면제를 복용하신 분들이라도 이런 훈련을 통해 수면제 없이도 잠을 잘 잘 수가 있게 됩니다.

■ 유태우 교수 약력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원격진료센터 책임교수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내몸개혁 6개월 책임교수

KBS 의학자문 및 객원해설위원 역임

MBC 라디오닥터스 진행

KBS 건강플러스 '유태우의 내몸을 바꿔라' 진행

<저서>

유태우교수의 내몸개혁 6개월 프로젝트

가정의학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

내몸 사용설명서, 김영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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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우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tyoo@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