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성모병원 차영수 외래조교수… 입덧·정맥류·난산 등 치료 부작용 없고 효과도 좋아… 200여년전 독일서 시작된 자연의학 심리질환·불면증·알레르기 등에 특효… 유럽식약청 등록 약재만 3,500가지

동종요법 약재들,
현대의학으로는 입덧이나 소화불량, 급성 방광염, 임신 중독증, 난산 등 임신 및 출산과 관련돼 임산부가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질병과 증상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현대의학적 약물이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약물치료에 제한이 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안전한 약물이라 해도 임산부 스스로 부작용에 대한 걱정 때문에 약물치료를 원치 않는 경우도 많다. 임산부가 겪는 질병을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해치고, 생명이 위협 받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아직까지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바 없는 동종요법이 일부 대체의학치료센터에서 임산부의 질병과 증상 치료법으로 권장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 성모병원 보완의학센터 차영수 외래조교수는 심한 입덧을 비롯해 불면증, 정맥류로 고생하는 산모 10여명을 동종요법으로 치료했다. 차 교수에 따르면 이들 중 한명의 환자를 제외한 화자는 모두 만족스러운 치료효과를 거뒀다.

“동종요법치료는 임신 초기에 나타나는 입덧은 물론 정맥류나 소화불량, 불면증과 같은 다양한 임신관련 질병들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큽니다. 난산이나 임신중독증, 산후조리와 수유장애 치료에도 유용하게 쓰이죠.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보완대체의학센터는 아직까지 동종요법치료를 받고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 사례는 보고된 적이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약물 오남용은 항상 주의해야 하지만 동종요법은 대체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고 봅니다.”

영국에서는 동종요법치료를 받은 임산부가 그렇지 않은 임산부보다 일반적으로 출산 시 진통시간이 짧다는 보고도 나왔다.

동종요법은 200년 전 독일에서 시작된 유럽의 대표적인 자연 의학이다.

동종요법은 현대의학을 제외한 보완의학 중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2000년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에 의하면 전세계 1차 의료시장에서 서양의학이 차지하는 비율이 30%, 한의학 20% 그리고 동종요법이 21%를 차지한다.

여의도 성모병원 대체의학센터에서 차명수 전문의가 임산부를 상담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양 3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동종요법이 사용돼왔다.

동종요법이란 병을 일으킨 원인 물질로 그 병을 고치는 치료법이다. 환자의 증상과 동종(同種) 혹은 유사성이 있는 약물을 이용해 인체의 면역기능을 적절히 자극시켜주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알레르기를 치료할 때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사용하고, 말라리아를 치료할 때는 말라리아 원인물질을 사용한다.

동양의학의 이열치열 치료법과 같은 원리다. 약물은 자연에서 얻은 천연물질을 원래의 약물 분자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을 만큼 희석 시킨 뒤 알약형태로 만든다. 동종요법이 부작용을 거의 수반하지 않는 이유는 희석과정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바로 이점 때문에 현대의학에서는 동종요법의 약효에 대한 논란이 계속됐다.

“1998년 과학잡지 ‘네이처’에서 인체세포가 성분이 검출되지 않을 만큼 충분히 희석된 물에 대해서도 똑같이 반응한다는 논문이 게재됐습니다. 동종요법에서 원래의 약물분자가 발견되지 않을 만큼 희석 시킨 약물이 어떻게 효과를 내는지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것이죠.”

차 교수는 이밖에 미국 의학전문지 ‘내과회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도 지난 200년 동안 나온 동종요법의 효과에 관한 논문이 셀 수 없이 많이 게재돼있다고 덧붙였다.

동종요법은 광범위한 질병치료법으로 사용된다. 임신 관련 질병은 물론 각종 심리질환과 불면증, 알레르기 계열 질환, 만성 재채기와 눈충열 등에 특히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영국에서 동종요법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치료를 받은 환자 80%가 1년 후 컨디션이 치료 전보다 좋아졌다고 답했다.

차 교수는 내과전문의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영국 동종요법학회에서 주는 자격증을 땄다. 그는 현대의학에서 강조하는 ‘근거중심의학’에 대해 “의학에서 근거라는 말은 결국 확률게임이며, 현대의학적 관점에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완의학을 무시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즉, 서양의학에 말하는 근거란 다수에게 효과가 있는 치료법일 뿐이라는 것이다.

“서양의학에서도 ‘약물의 고유 효과’라고만 설명한 약품들이 심심치 않게 있어요. 심장약도 그 한가지죠. 모든 의학에 대해 설명이 가능하지는 않습니다. ”

그는 또, 현대의학은 환자 개개인의 체질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환자에게 천편일률적인 치료법을 대입한다며 비난했다. 유럽식약청(EFSA)에 등록된 동종요법 약재만 3500가지며, 등록을 기다리고 있는 약재는 약 5000가지다. 동종요법은 이처럼 수많은 약재를 사람의 체질에 따라 처방 한다.

차 교수는 “동종요법은 의사에 따라 진료와 처방이 크게 달라지므로 일정한 동종요법 교육을 받은 의사에게 진료 받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사진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