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빅히트 마케팅은 '역발상'BB크림·옥수수 수염차 흰 바나나우유등 퍄격 아이디어 대성공'명품과 쓰레기의 결합' 등 패션 상품도 발상 전환으로 큰 호응

매일유업의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는 2007년 연 매출 5,000억 원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독특한 제품명, 바나나우유로서는 처음인 흰 색, 기존 광고의 통념을 깨는 UCC광고 등 1위 제품 빙그레 ‘바나나우유(노란색)’에 도전하는 고정관념을 탈피한 역발상 마케팅이 성공의 비결이었다.

이 제품뿐이 아니다. BB크림, 옥수수수염차 등 지난해 히트상품 중에는 역발상 마케팅으로 성공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2007년 10대 히트상품’을 최근 발표한 삼성경제연구소 이민훈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즐거움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황 속에서 역발상 상품의 위력이 곳곳에서 나타나자 지난해 언론들은 역발상 성공사례를 소개하기에 바빴다. 또,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각분야 전문가들이 말하는 2007년 역발상 마케팅 성공사례를 통해 창의적인 발상에 힌트를 얻어볼까.

경쟁포화상태인 식음료업계는 몇 년 전부터 기존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마케팅이 주요한 생존전략으로 떠올랐다.

퍼블릭브랜드 김형남 대표는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를 비롯해 옥수수수염차, 프리미엄 원두커피 ‘칸타타’를 지난해 역발상 성공 마케팅 사례로 소개했다.

옥수수수염차는 기존의 다른 음료들이 비타민 등 영영성분을 강조한 것과 달리 오로지 이뇨작용 하나만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걸었다. 다시 말해 ‘돈 받고 파는 음료를 영양가 없이 만들었다’는 역발상이 오히려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끈 것이다.

원두커피 칸타타는 출시 5개월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했다. 칸타타는 음료업계가 주로 건강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것과는 달리 20~30대 남성들을 주요타깃으로 삼고 집중 공략했다.

패션업계에서도 고정관념을 뒤집는 전략이 적중했다.

인터패션플래닝 한선희 부장은 ‘명품(Luxury)과 쓰레기(Trash)의 결합’을 2007년 패션계 히트 상품 트렌드로 꼽았다. 콧대 높은 ‘명품’이 대중을 겨냥해 대중적 시장으로 속속들이 파고드는 것이 그 한 예라는 것. 명품 브랜드 꼼데가르송의 디자이너 레이가와쿠보가 만든 매장의 컨셉은 ‘매력적인 쓰레기’다.

루이뷔통 역시 사진작가 리차드 프린스와 손을 잡고 핸드백을 출시했다. 그런데 이 핸드백은 루이뷔통의 아이콘 모노그램이 잘리고 겹쳐지고 난도질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고상한 명품에 식상해 하는 소비자들에게 이처럼 명품의 통념에 도전한 제품들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패션전문가들의 중언이다.

지난해 ‘생얼’ 열풍을 일으켰던 BB크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07 10대 히트상품’ 중 9위를 차지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민훈 연구원은 BB크림의 폭발적인 인기에 대해 “성형수술이나 짙은 메이크업 같은 인위적인 것에 실증을 느끼고 자연스러운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문화에서도 예상을 뒤엎는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히트작품을 낳는데 기여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명성 씨는 그룹 빅뱅의 ‘거짓말’과 드라마 ‘하얀거탑’ 그리고 댄스가수 박진영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그는 우선 빅뱅의 노래 ‘거짓말’의 성공이 아이돌 그룹의 일반적 성공 코스와 다르다는 점을 주목했다. 기존의 아이돌 그룹이 대부분 오락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해 대중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에 의존한 데 반해 빅뱅은 오로지 음악으로 승부를 걸었다.

프라다 로봇 백, 옥수수 수염차, BB크림

2007년 초 장안의 화제가 됐던 드라마 ‘하얀거탑’은 액션과 멜로라는 미니시리즈의 기본 틀을 모두 무시하고, 이전까지 생소했던 전문직 장르를 과감하게 선보였다.

가수 겸 음반기획자 박진영도 사고의 틀을 깨고 블록버스터 신화를 낳은 연예인 반열에 들었다. 강 씨는 “박진영은 남들이 미국진출은 안 된다고 말릴 때도 과감히 미국진출을 시도해 성공했고, 30대 중반이라는 늦은 나이에 댄스가수로 다시 컴백해 좋은 반응을 얻는 등 역발상으로 접근해 성공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출시 한 달 만에 5조원에 육박하는 시중자금이 몰려들며 화제를 모았던 미래에셋의 ‘인사이드 펀드’를 투자계의 역발상 대박 사례로 소개한다. 주식 부동산 등 투자대상을 가리지 않는 펀드의 구성내용 자체가 기존 펀드 개념에서 보면 파격적이고, 글로벌 분산투자에 대한 수요를 꿰뚫는 통찰력이 일반 펀드상품과 차별화 됐다는 것이다.

도움말: 인터패션플래닝, 퍼블릭브랜드 김형남 대표, 대중문화평론가 강명구

■ 역발상으로 화제 모은 외식업체 빅이슈들

불황과 더욱 까다로워진 소비자 입맛 때문에 고전을 한 외식업계에서도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돋보였다. 국내 최대 음식점 및 요리정보 포털인 ‘메뉴판닷컴’(www.menupan.com)이 선정한 2007년 외식업계 역발상 이슈를 소개한다.

1. 메뉴판닷컴 – 음식도 경매?

메뉴판닷컴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맛집 옥션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요리종류 장소 가격 등 자신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인터넷에 등록하면 각 음식점들이 이에 맞춰 제공 가능한 내용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고객은 각 음식점이 제시한 내용을 꼼꼼히 비교해보고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음식점을 선택하면 된다.

2. 천객가 – 중국요리로 본토에 입성

천객가는 지난해 말 중국 베이징에 북경점을 오픈했다. 아무리 중식이라고 해도 일단 까다로운 한국인의 입맛을 맞추는데 성공했다면, 본토라고 난공불락이겠냐는 자신감을 가지고 중국에 입성했다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일마고

3.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 간식에서 끼니까지 길거리 음식도 격조있게.

퓨전음식점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개점한 ‘라이스 앤 누들 비스트로’에서 호떡, 쌀떡볶이 등 ‘길거리 음식’들을 취급해 여성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길거리 음식을 세련된 감각으로 꾸민 공간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4. 일마고 – 파스타와 피자를 맘껏 즐기는 이탈리안 뷔페

2007년 외식업계 최대 화두였던 뷔페. 샤브샤브부터 씨푸드까지 뷔페식 메뉴가 인기몰이를 했다. 그 중에서도 일마고는 여성들이 좋아하는 이탈리안 피자와 파스타 등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이탈리안 뷔페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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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