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에게 흔히 발생하는 암은 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이며 최근에서는 서구식 생활습관과 관련하여 유방암과 대장암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암은 음식, 흡연, 감염 등이 주요한 원인이다. <암과 음식> 시리즈 첫 회에서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흔한 6대 암의 원인을 개괄적으로 알아본다.

위암은 음식을 짜게 먹거나 태워서 먹는 경우 잘 발생한다. 음식을 짜게 먹으면 최소 2배에서 10배 정도 위암이 많이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일일 염분섭취 권장량을 5g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보다 2.6배가 많은 13g을 섭취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30~49세 남성은 17.1g을 섭취하여 권장량의 3배가 넘기 때문에 위암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싱겁게 먹는 습관이 중요하다. 음식을 태워 먹게 되면 강력한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발생하게 되며 국내 한 연구의 보고에 의하면 약 3배 이상 위암발생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차의 경우 암예방 효과가 있다고 국내에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최근 일본에서 발표된 5개의 대규모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녹차가 암을 예방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폐암은 흡연이 가장 큰 발생 원인이다. 이와 관련 20~30년 전부터 베타카로틴이 폐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베타카로틴은 비타민 A의 전구물질로서 과일과 야채에 많이 들어 있는 항산화물질이다.

하지만 핀란드와 미국 등에서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시행된 임상시험결과를 종합해보면 과일과 야채가 아닌 보충제(약) 형태로 베타카로틴을 섭취하는 경우 오히려 폐암발생이 높아진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2003년 이후 미국에서는 흡연자가 폐암을 예방하기 위하여 베타카로틴을 보충제형태로 섭취하는 것을 절대적으로 금하고 있다. 베타카로틴은 종합비타민제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간암의 약 70%는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바이러스가 가장 중요한 발생 원인이며 음식에 있어서는 부패된 땅콩, 옥수수 및 알코올이 간암의 위험을 높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장암은 소고기, 돼지고기 등의 붉은색 육류를 많이 섭취하면 덜 먹는 사람에 비해 2.5배 정도 발생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냉동피자, 감자튀김 등 패스트푸드에 많이 함유된 트랜스지방산도 대장암의 위험요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유방암의 경우 여성이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면 약 2배 이상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에스트라디올(여성 호르몬의 일종)과 안드로겐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게 되어 직접적으로 유방암을 발생시킨다.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맥주로 1캔 이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된장이나 두부 등 자연식품이 아닌 콩으로부터 추출한 콩보충제(콩단백, 이소플라본 제제)는 아직까지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금해야 한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이 가장 중요하며 비타민이나 미량원소가 풍부한 과일이나 야채가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논쟁의 여지가 많다.

요즘 대중매체를 통해 암을 예방하는 다양한 건강기능식품들이 선전되면서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식품들의 효과는 단지 동물실험에서 일부 효과가 나타난 것을 과장한 경우가 많다. 동물실험 뿐 만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서도 반복적으로 효과가 입증되지 않는 한 함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암을 피하기 위해서는 ‘너무’가 아닌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다. 너무 짜거나 너무 기름지거나 너무 고기만 먹거나 너무 달아 칼로리가 너무 높은 음식 등 ‘너무’를 피해야 한다.

암을 예방하는 올바른 식사습관은 싱겁게 먹고 음식을 태워 먹지 말고 과일과 야채를 골고루 섭취하며 붉은 색 육류(소고기, 돼지고기 등) 섭취와 음주를 줄이는 것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명승권 (암예방검진센터, [암과 음식] 대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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