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이냐 의지냐' '음식의 질이냐 양이냐' 이론 충돌겨우내 불어난 살 빼려면 자신만의 노하우 선택을 해야

성큼 다가온 봄소식이 반갑지 않은 이들이 있다. 바로 겨우내 불어난 살 때문에 얇은 옷차림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부랴부랴 살 빼는 방법을 강구해 보지만 범람하는 다이어트 정보에 머리만 혼란스럽다. 그렇다고, 아무 다이어트법이나 따라하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최근 다이어트 서적 부문에서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는 두 권의 다이어트서적에 나오는 이론의 비교분석을 통해 내게 맞는 최적의 다이어트법을 골라 보는 것은 어떨까.

■ 다이어트 성공하려면? 지식이다 VS 의지다

두 명의 저명한 미국의사가 쓴 <내몸 다이어트 설명서>(김영사)는 식욕과의 전쟁을 통해 살을 빼라는 세간에 유행하고 있는 다이어트 방법들을 비판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식(小食)을 강조하는 다이어트법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 우리 몸에 대한 생물학적인 지식과 통찰력을 가지고 해결책을 찾으라고 주장한다. 해결책은 일반 다이어트 이론과 마찬가지로 식습관과 운동이다.

이 책에 따르면, 우리 몸에 대한 생물학적인 지식을 터득하고 나면 "적게 먹어야 빠진다"는 소식 다이어트의 허상을 깨닫게 된다. 배고픔은 위(胃)가 아닌 뇌(腦)에서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배고픔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화학물질은 뇌의 시상하부에서 분비된다. 화학물질 중 렙틴은 포만중추로 신호를 보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반면, 그렐린은 식욕을 불러 일으킨다.

렙틴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함으로써 뇌가 음식을 지금보다 적게 요구하도록 만들면 된다. 하루 30분 걷기와 약간의 근력운동이 큰 도움이 된다.

배가 고프면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의 분비가 늘어나면서 더 많이 먹으라는 신호를 끊임없이 보낸다. 저자는 우리가 이 같은 인체의 생물학적인 특성에 맞서 싸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굶거나 소식하는 다이어트는 백전백패한다는 것이다. 먹어야만 심술??은 화학물질 분비가 줄어든다. 책에서 저자는 위가 채워져야 그렐린 수치가 감소하고 식욕도 줄게 된다고 설명한다.

식욕 호르몬 조절을 위해서는 ▲설탕, 정백당 등 단순당과 강화밀가루, 액상과당 등을 피하고 ▲갈증과 배고픔을 혼동하지 말며 ▲과음을 자제하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건전한 섹스를 즐기라고 조언한다.

이밖에도 비만에 관여하는 성호르몬이나 갑상선호르몬 등 호르몬의 작동은 의지력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결국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체의 생물학적인 특성에 대한 지식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삼성출판사)의 저자 유태우 박사는 다이어트의 성공은 복잡하고 난해한 지식이 아닌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19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교배한 새로운 야채 품종인 토마피를 선보였다. 토마피는 비타민 C가 레몬에 비해 4~5배 가량 많고, 비타민 A, 비타민 B2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최근 웰빙 야채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살이 찌는 이유를 섭취하는 칼로리보다 활동량에 의한 에너지 소모가 적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즉, 살이 찌는 것은 섭취하는 칼로리와 활동량에 의한 에너지 소모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잘못된 생활패턴에서 기인한 것이므로 이를 바꾸는 본인의 의지만이 해결책이 된다는 게 그의 이론이다.

이 이론을 토대로 그가 제시하는 것은 '반식 다이어트'다. 여기서 '반'은 식사 중에 먹는 밥과 반찬을 포함해 식사 후 먹는 과일과 음료 등 칼로리가 있는 모든 것을 말한다.

식습관을 바꾸면 몸이 바뀐다. 다시 말해, 6개월 동안 반식을 하고 나면, 위가 줄어들어 다시 예전처럼 먹는 일이 없게 된다. 또, 이 기간만 잘 견뎌내면, 뇌의 포만 중추도 작아진 위장의 용량에 만족하는 새로운 기준점을 찾게 돼 더 이상 원래 먹던 대로 먹게 해달라고 조르지 않게 된다. 이 같은 다이어트 원리는 과학적으로 너무나 당연한 원리라는 게 유 박사의 주장이다.

그러나 활동량을 늘리기 위해 무리한 운동이나 과도한 일은 피하라는 게 그의 설명. 실제 생활에서 활동량이 많아지면 음식을 절제하려는 의지가 무너지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는 의지로 하는 반식 다이어트가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매우 드문 경우이기는 하나, 반복적인 다이어트로 몸이 기초대사량이 저하되고 활동량이 적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역시 이러한 경우에도 본인의 의지로 반만 먹는 상태에서 활동량을 조금만 늘려도 몸 안의 지방이 소모되기 때문에 체중감량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 박사는 반식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6개월 감량 목표를 세우고 ▲하루 1시간 충분히 휴식하며 ▲저녁 약속을 하지 않고 ▲6개월 동안 술을 끊으며 ▲운동은 몸이 허락하는 선에서 가볍게만 하라고 제안한다.

위의 크기나 호르몬조절 등 우리몸을 변화시키는 건 지식보다는 의지다. 왜 수많은 다이어트 정보가 쏟아지는데도 비만인구는 계속 늘어 가는가? 체중관리는 머리가 아닌 실천의 싸움이라는 게 저자의 관점이다.

■ 다이어트 성공의 관건은? 음식의 질이다 VS 양이다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는 두권의 스포츠 다이어트 서적.(위)

<내몸 다이어트 설명서>에서 평생 지속되는 체중관리 효과를 보려면 먹는 양이 아니라 올바른 식습관이 관건이라는 임상실험을 근거로 한 이론이 등장한다. 미국의학협회지는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서로 다른 조건을 제공했다.

첫번째 그룹에게는 통곡물과 과일, 채소, 견과류, 올리브유 등 몸에 좋은 음식을 지정해 주고, 두번째 그룹에게는 섭취해야 할 특정 음식의 목록이 아니라 하루에 섭취해야 할 지방, 탄수화물, 단백질의 양을 알려줬다.

두 그룹 모두 배고픔의 정도에 따라 음식물의 섭취량을 선택할 수 있었다. 연구결과,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한 그룹은 두번째 그룹보다 더 적은 열량을 섭취했다. 몸에 좋은 음식이 자연스럽게 포만감을 유지시켜줬기 때문이다.

올리브유나 생선, 견과류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화학물질의 수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아려져있다. 이처럼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포만감을 유지하게 되고, 체중관리는 저절로 된다는 것이다.

<누구나 10kg뺄 수 있다>의 유태우 박사는 "이처럼 음식의 종류에 집작하는 다이어트 이론은 서양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라며 반박했다.

서양인들의 식습관은 지방질이 높고, 영양의 균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반면, 예로부터 균형잡힌 식생활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음식의 종류가 아니라 양이 문제라는 것.

유 박사는 이처럼 근본적으로 다른 식습관을 염두에 두지 않고 무조건 외국에서 나온 다이어트 이론을 따라하다보니, 다이어트에 실패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음식의 종류는 오랜 식습관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에 음식의 종류로 다이어트를 하면, 얼마 가지 않아 본래 식습관 대로 먹게 되고 이는 요요현상을 낳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음식의 종류를 강조하는 다이어트법은 은연중에 '마음대로 먹어도 좋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이 같은 다이어트법을 따라하면 먹는 음식의 종류가 달라질지는 몰라도 먹는 양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양이 같으면 우리의 위장이 음식물을 수용하는 용량이 변치 않고, 이는 다시 뇌의 포만중추 기준에 전혀 변화를 주지 못한다.

■ 다이어트 정공법

두 책은 다이어트와 관련돼 상반된 이론을 펴고 있지만,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 요가나 다이어트 약, 체형관리센터에서 제공하는 마사지, 지방흡입술은 체중관리 효과가 미미할 뿐 아니라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1시간 동안 요가를 했을 때 소모되는 에너지는 200~250kcal. 이는 커피 한잔과 비스킷 몇 조각만 먹어도 도루묵이 되는 열량이다.

또, 다이어트 약을 복용하면 어느 정도 체중감량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약을 끊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요요 현상으로 다시 체중이 불어난다. 변비약과 섬유질 음료, 이뇨제 등 각종 다이어트 보조식품은 배변과 이뇨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배변과 이뇨작용은 우리 몸에서 변과 수분을 빠져나가게 해 체중변화를 주는 것은 확실하지만, 비만의 근본 원인인 체지방에는 아무런 작용을 하지 못한다.

부분 비만 해소에 사용되는 국부 마사지와 지방흡입술도 이와 비슷하다. 이러한 방법들은 피하 지방만을 제거해 기껏해야 1~2KG정도 감량효과가 있다. 그리고 그 효과도 몇 주 밖에 지속되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두 다이어트 서적 모두 다이어트 약이나 보조식품 섭취, 요가, 지방흡입수술 등은 올바른 다이어트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이어트 효과는 단시일내에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일을 두고 천천히 과정을 밟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도 같다. 결국 다이어트는 몸을 변화시키는 것이며, 몸을 변화시키는 데는 일정 시일이 필요하다는 게 그 이유다.

적절한 운동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운동은 피하라는 것도 공통된 지적이다. 과도한 운동은 몸이 스트레스를 받게 해 결과적으로 음식소비량을 증가시키고, 산화 스트레스를 받게 돼 수명이 단축되는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야기시키기 때문이다.

성공 다이어트를 위해 편안한 마음상태 등 심리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대목도 일치한다.

마지막으로 시중에 떠도는 검증 되지 않은 다이어트 지식이나, 살을 빼고 싶어하는 심리를 악용해 값비싼 운동기구나 보조식품 등을 판매하려는 상술에 현혹되지 말라는 충고는 두 책에 나란히 등장한다.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