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척추 균형 교정하는 카이로프랙틱

여의도 성모병원 보완의학센터 유승모 교수가 척추 측만증 환자에게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하고 있다.
원인 모를 두통에 시달리던 30대 남성 이모 씨는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양쪽 다리 길이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점을 이상하게 여긴 그는 병원을 찾아가 X-레이를 찍었고, 검사 결과 척추측만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휜 척추 때문에 몸의 균형이 깨지면서 두통을 느꼈던 것이다.

의사의 권유로 그는 요즘 카이로프랙틱이라는 교정치료를 받고 있다.

카이로프랙틱(Chiropractic)은 그리스어로 ‘손’을 뜻하는 ‘카이로(Chiro)’와 치료를 뜻하는 ‘프락토스(practice)’라는 말의 합성어다.

1895년 미국의 주술치료사였던 데이비드 파머(David Palmer) 박사가 창시한 손 치료법으로, 이후 수많은 연구를 통해 의학적 체계를 갖추어나가면서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근골격계 질환의 교정 치료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6년제 카이로프랙틱 전문 대학이 있고, 약 10만 명의 카이로프랙틱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외국에서 카이로프랙틱은 효과를 검증 받은 치료법이다.

치료를 위해 먼저 X-레이 촬영과 체열진단 등을 통해 척추와 골반의 이상유무를 검사한다.만약 이상이 있으면, 약물이나 수술을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뼈를 눌러주는 등 순전히 손만을 이용해 척추와 골반 등 운동역학적 기능을 가진 조직의 균형을 바로잡아 근골 계통의 문제점을 해결해준다. 척추나 골반 교정 시 특수 제작된 침대가 사용된다.

일반적인 물리치료가 통증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지 못한 채 일시적인 통증을 가라앉히는데 반해, 카이로프랙틱은 통증의 근본 원인인 골격의 균형상실로 인한 기능적 장애을 치료하는데 역점을 두기 때문에 병의 재발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된다.

가벼운 요통, 디스크 질환, 두통, 견비통, 경추 통증, 척추측만증, 교통 사고 후유증과 류머티스 관절염, 천식 등 광범위한 질환에 카이로프랙틱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원인불명의 만성두통이나 요통, 가스로 인한 복부 팽만감, 천식, 생리불순 등을 앓고 있다면 검진을 통해 척추나 골반 구조의 이상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두개골과 골반을 연결하는 척추가 어긋날 경우, 신경계의 균형이 깨지고 치유능력이 저하돼 통증을 비롯해 다양한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카이로프랙틱 치료의 목적은 교정치료를 통해 척추신경기능을 회복시켜 신진대사와 면역기능 등 우리 몸의 자연치유능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의도성모병원 보완의학센터 유승모 초빙교수는 척추디스크 제거수술을 권유 받은 59세의 여자 환자를 카이로프랙틱으로 수술 없이 치료했다. 이 환자의 경우, 11번의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받은 후 빠져 나와 있던 척추디스크가 정상화 됐다.

유 교수는 목디스크 수술을 권유받았던 30대 측만증환자에게도 20~30회의 카이로프랙틱 치료를 제공했다. 이 환자 역시 수술 없이 목디스크를 치료할 수 있었다.

그는 카이로프랙틱 치료 시 척추나 골반 등 근골격계의 이상 원인에 따라 자세교정과 스트레스관리 등의 보조적인 치료법을 병행하고, 카이로프랙틱 치료의 원리를 도입해 만든 의자 등 보조기구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근골격계의 이상은 잘못된 자세와 스트레스, 비만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깁니다. 예를 들어,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부신의 기능이 저하돼 인대가 약해지고, 약해진 인대는 척추나 골반을 삐뚤어지게 하지요. 따라서 병의 원인치료도 함께 해줘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 원장은 또, 카이로프랙틱으로 교정치료를 받고 나면, 심폐기능 이상이나 부종, 두통 같은 척추 변위 등에 동반되는 기능성 질환도 함께 개선되는 게 보통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척추가 심하게 구부러졌거나 뇌졸중이나 암환자 등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 근육이 찢어지거나 디스크가 터져서 흘러나온 환자에게는 치료를 실시할 수 없다.

약물이나 매스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치료지만 척추를 다루기 때문에 자칫 뇌가 터지는 등 대형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파악한 뒤 카이로프랙틱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문의 자격증 소지자에 한해 카이로프랙틱 6개월 강의와 실습 과정을 이수한 후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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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프랙틱의자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