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종이며, 암 사망률에서도 3위를 차지한다.

간암은 5년 생존율이 14.5%에 불과하여 예후가 나쁘지만, 다른 암종에 비해 그 원인이 잘 알려져 있으며, 간질환이 없는 사람들에 생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잘 알려진 간암의 위험 인자는 만성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간경변증, 알코올성 간질환, 지방간 질환 및 아플라톡신 B 독소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간암의 80-90%가 만성 B형 및 C형 간염에 의한 것으로, 그 중에서도 B형 간염이 주된 원인이다. B형 간염은 예방 접종을 통해서 출생 직후부터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예방이 가능하며, B형 혹은 C형 간염 보유자인 경우에도 정기적인 관리를 통해 조기검진이 가능하다. 즉, 간암은 그 예후는 비록 나쁘지만, 정기검진과 예방의 효과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간암은 비교적 다른 암들에 비해 음식이나 비만의 역할이 부각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전술한 바와 같이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의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간염 예방접종이 보편화되면서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암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서구와 같이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비만과 관련된 지방간이 간암의 원인으로 등장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간암을 예방하는데 바이러스성 간염 외에도 음주 습관과 비만 등의 위험인자 관리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 과도한 음주습관 관리

술은 직접적인 간암의 원인은 아니지만,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만성 음주를 간암의 1급 발암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과음은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유방암, 간암 등 특정한 암에서 발생 위험을 높인다.

과도한 음주로 인해 만성적인 알코올성 간염이 반복되면 알코올성 간경변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간경변이 발생되면 간암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만성 B형 간염이 있는 환자가 음주를 하면 간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그 시기가 앞당겨진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하루3 표준잔 (알코올 12g)이상 혹은 1회에 5표준잔 이상의 알코올 섭취를 적어도 주1회 이상 하는 경우를 위험음주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국민암 예방 수칙에서는 “술은 하루 두잔 이내로만 마시기”로 제안한 바 있으며, 여성은 남성보다 더 알코올에 취약하므로 하루 1잔 이하의 적정음주가 권유 되고 있다.

■ 아플라톡신 B1

아플라톡신은 땅콩, 옥수수등에 생기는 곰팡이에서 발생하는 곰팡이 독소이다. 주로 동남아시아나, 중국 남부, 아프리카 등에서 간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B형 간염 환자가 아플라톡신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간암의 발생 위험도가 매우 높아진다.

우리나라에서는 B형 간염이 주된 원인이며, 아플라톡신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중국산 곡물들이 대거 국내에 유입되고 있으며, 상하거나 곰팡이가 핀 땅콩, 옥수수 등이 유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또한 여러 음식들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있어왔는데, 예를 들면 녹황색 야채나 커피,셀레늄 등이 간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보고가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앞으로도 더 추가적인 분석연구가 필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음식과 바로 관련된 사항은 아니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비만과 당뇨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데, 비만과 당뇨는 지방간 질환 및 간섬유화 과정을 통해 간암 발생을 높이는 위험인자들 중의 하나다. 앞으로는 이러한 지방간 질환에 대한 주의와 관심이 보다 필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간암은 원인이 분명하고 예방과 관리가 가능한 몇 안 되는 암 중의 하나다. 지속적인 관심과 조기검진을 통해 간암의 발생과 사망을 최대한 낮추는 것은 분명 먼 훗날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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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우, 암예방검진센터 소화기내과 pkwgi@ncc.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