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대장암의 80% 이상은 각종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으므로 대장암의 원인을 어느 한가지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 생활에서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므로 음식과 관련한 대장암의 화학적 예방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섭취 총 칼로리가 높으면 위험하다. 음식의 종류와 상관 없이 섭취 총 칼로리가 높을수록 대장암의 위험도가 높아짐이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이와 함께 비만도 대장암의 위험도를 높인다.

붉은 고기, 고단백질, 고지방 식이는 칼로리가 높아서 위험하다.

고기 섭취량과 대장암 위험도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어 왔는데, 고기 중에서도 붉은 고기의 섭취가 대장암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여러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붉은색 고기란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와 같이 붉고 어두운 색의 고기로 생선이나 닭 가슴살과 같은 흰색 고기와는 구별된다.

붉은색 고기가 대장암의 위험을 높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립된 근거는 없으나 붉은색 고기는 지방 함유량이 높아서 칼로리가 높을 뿐만 아니라, 튀기고, 직접 불에 굽고, 훈제하는 요리 방법을 거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요리 방법에서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고단백 식이도 그 자체로 대장암 발생을 높인다는 명확한 근거는 부족하며, 과다한 고단백 식이로 섭취 총 칼로리가 올라가는 것이 대장암의 위험도를 높인다. 지방은 담즙산의 분비를 증가시켜 대장 점막을 비특이적으로 자극할 뿐만 아니라 장내 세균에 의해 발암물질로 바뀌어 대장 상피를 비정상적으로 성장하게 한다.

팝콘, 감자튀김, 라면, 냉동피자, 도넛 등 각종 튀긴 음식들에 함유된 트랜스 지방산도 대장암의 위험도를 높인다고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어떤 종류의 지방도 많이 섭취하면 섭취 총 칼로리를 높이기 때문에 대장암의 위험도를 높인다.

섬유소, 그 자체로는 대장암 예방 효과가 없다. 섬유소에 의한 대변량이 증가하면 대변 내의 발암물질이 희석되고, 배변이 촉진되어 대변이 대장 내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이론적 배경 하에 오랫동안 수많은 연구들이 있어 왔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섬유소 섭취가 대장 용종이나 대장암이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섬유소가 많이 들어있는 야채, 과일, 도정이 덜된 곡류의 섭취는 그 식품들에 각종 항산화물질과 유익한 무기질이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더불어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섭취하는 총 칼로리를 낮추는 간접적인 효과가 있다.

신선한 과일과 야채 섭취는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과일과 야채 섭취는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널리 알려져 있고 특히 신선한 과일과 날로 먹는 녹색, 녹황색 야채에 대한 많은 연구가 긍적적인 결과를 보였다.

신선한 과일과 야채에는 항산화작용을 하는 대표적인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카로티노이드(비타민 A 전구물질), 레티노이드(비타민 A), 아스코르브산(비타민 C), 알파 토코페롤(비타민 E)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항산화 비타민에 대한 대규모 연구들은 대장암 화학예방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한마디로 아직까지 과일과 야채가 어떤 기전으로 대장암을 예방하는지에 대해서 명확한 근거는 없다. 그러나 여러 역학연구에서 신선한 과일과 야채의 섭취는 대장암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암 외에도 관상동맥질환, 당뇨병, 뇌졸중, 비만 등 여러 질환의 예방과 연관이 있었다.

따라서, 독성 및 부작용이 없고, 비용-효과 측면에서 우수하며, 대장암 이외의 다른 질환에 대한 예방효과를 가지는 과일과 야채의 섭취는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칼슘 섭취는 대장암 위험도를 낮춘다. 칼슘은 담즙산, 지방산과 결합하여 대장 상피세포에 담즙산이나 지방산이 유해하게 작용하는 것을 막는다고 알려져 있으며 최근의 일부 임상 실험과 전향적 코호트 연구들에서 칼슘의 섭취가 대장암의 전구 병변인 대장선종과 대장암의 발생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을 보고하였다. 그러나 효과적인 칼슘 섭취량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창원 국립암센터 대장암센터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