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 태평양 한가운데, 순정한 대기에 붉은 석양이 눈부시게 번져간다. 습자지에 잉크 번지듯, 구름은 빨갛게 달아오르고 금세 바다에도 그 빛이 녹아 든다. 세상은 온통 강렬한 붉음에 점령당하는 순간이다. 하와이 마우이섬의 일몰 풍경이다. 폴리네시아의 일몰만큼 화려한 노을은 없을 것이다.

하와이는 너무나 익숙한 꿈의 휴양지다. 그래서 혹시나 하와이를 진부하다고 느낀다면? 그건 오산이다.

하와이의 경관은, 또 사철 맑고 따뜻한 날씨는 다른 곳과 쉽게 비교되지 않는다. 어쩌다 한번인 화산폭발 외에는 지진, 해일, 태풍 등 자연재해가 거의 미치지 않는 지상낙원이 하와이다. 게다가 교통, 통신, 도로 등 거대한 미국이 떠받치는 편안함까지 갖추고 있는 곳이다.

하와이에서 반드시 들러야 하는 섬이 오아후다. 하와이의 관문 호놀룰루가 있는 곳이기 때문. 하와이 전체 인구의 80%가 몰려 사는 정치, 경제, 사회의 중심지다.

하와이에서 가장 낭만적인 섬을 꼽는다면 마우이 섬이 그 주인공이다. 하와이 제도 중 빅아일랜드에 이어 두번째로 큰 섬이다. 카나팔리, 와일레아 등 해변에서의 석양이 그림 같은 섬. 원시의 자연이 주는 벅찬 감동에 전율하고, 또 파도소리만 들리는 고요함에 몸을 뉘일 수 있는 아늑한 곳이 마우이다.

하와이의 섬들은 저마다 상징 분화구가 있다. 오아후에는 다이아몬드 헤드가 그곳이고 마우이는 할레아칼라가 대표한다. 다이아몬드 헤드는 와이키키 해변 전경과 만경창파 태평양을 드넓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마우이의 할레아칼라는 동부 마우이 중앙에 위치한 3,030m 높이의 휴화산이다. 정상은 커다란 분화구. 크고 작은 9개의 불구멍이 제주의 오름처럼 그 안에 솟아있다. 이곳의 일출은 화성 표면 같은 거대한 분화구 위로 짙은 구름을 뚫고 오른 태양의 빛이 그 어느 곳 견줘도 뒤지지 않는 장관을 연출한다.

오아후나 마우이 등 하와이 섬들을 구경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해안 일주도로를 따라 섬을 한바퀴 둘러보는 것. 한 굽이 돌 때마다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절경, 절경이 가슴에 꾹꾹 새겨질 것이다.

눈부시게 흰 백사장과 야자수 그늘. 잉크를 풀어놓은 듯한 코발트빛 바다. 시간이 정지된 듯한 하와이의 해변은 지친 일상을 모두 지워버릴 수 있는 꿈의 낙원이다. 곳곳이 물 반 고기 반의 스노클링 포인트이고, 거센 파도에 몸을 둥실 띄우는 서핑의 최적지이다.

5- 할레아칼라 정상에서 구름 위를 타고 내려오는 자전거 행렬
6- 할레아칼라의 아침
7- 해먹에서의 편안한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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