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애를 다룬 사진들이 아트 마켓을 구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지난해 12월 16일과 17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사의 콘스탄티너 사진 컬렉션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뉴욕의 예술 후원자 레온과 미카엘라 콘스탄티너에 의해 이뤄진 컬렉션은 마릴린 먼로의 이미지와 헬무트 뉴튼이 찍은 에로틱 패션 사진, 매력적이고 종종 옷이 벗겨진 상태에 초점이 맞춰진 패션 모델들로 구성되었다.

이번 컬렉션의 당초 예상은 300개 이상을 판매해 750만 달러에서 1천백만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술 시장의 과민 상태를 고려해 예측치의 최저 수준인 770만 달러에 팔았다.

그럼에도 전체 판매가는 크리스티 경매에서 단일 소유주의 사진 판매 사상 최고액이었다. 전체 작품 318개 중 281개가 바이어들에게 팔렸다. 이는 무려 88%의 판매율이다.

크리스티의 사진 전문가 필립 가너는 “이 뛰어난 결과는 현재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도 훌륭하게 작동된 감식안과 진정한 열정을 나타냈던 작품들의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말하며 “여기서 ‘열정’은 에로틱한 것들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가너는 이어서 “마릴린 먼로의 마법 같은 매력이 시간을 초월함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컬렉션에 있는 마릴린 먼로의 사진 100여 점은 약 80만 달러에서 110만 달러로 선판매 됐고, 그것들의 총 판매액은 80만 달러를 넘었다.

뉴튼은 예전에는 의심의 여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최고의 아트마켓 플레이어다.

베를린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호주판 <보그>에서 일하다 프랑스판 <보그>를 통해 영향력 있는 사진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뉴욕에서 심각한 심장발작을 겪으며 일종의 분수령을 맞은 뉴튼은 이로 인해 극명한 성적 테마들을 전면화시켜 패션 사진계의 전위에 서게 되었고,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작가로 자리매김한다.

1975년 파리에서 열린 첫 개인전에서 그는 흰 바탕을 배경으로 실제보다 과장된 포즈의 여성들을 담은 인물사진 시리즈 ‘빅 누드(Big Nude)’를 발표한다. 이 연작은 이 시기 뉴튼의 작업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이번 컬렉션에는 리처드 에이브던과 가이 부어딘, 어빙 펜, 그리고 허브 리츠 등 다른 사진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포함되었다. 슈퍼모델 스테파니 시모어를 피사체로 한 에이브던의 작품과 어빙 펜의 ‘흑인과 백인의 보그 표지’도 각각 18만 2천5백 달러와 19만 4천5백 달러의 고가에 팔렸다.

에로티즘은 이번 행사에서 표면적으로는 많은 작품들을 최고의 가격으로 끌어올렸지만, 사실은 뉴욕시의 고전적인 이미지뿐만 아니라 콘스탄티너가 소유한 성적 매력이 없는 사진들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노벨문학상 수상자 해럴드 핀터 타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영국의 극작가 겸 배우 해럴드 핀터가 지난달 24일 향년 7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25일 그의 부인인 안토니아 프레이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사실을 밝혔다. 이날 프라저 부인은 인터뷰에서 “33년이라는 세월을 그와 함께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영광이었다. 나는 그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2005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해럴드 핀터는 <고도를 기다리며>의 사무엘 베케트와 함께 부조리 극작의 양대 산맥으로 꼽혀왔다. 1930년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57년 단막극 <방(The Room)>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극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관리인(The Caretaker)>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그 외 <생일 파티(The Birthday Party)>, <덤 웨이터(The Dumb Waiter)>, <귀향(The Homecoming)> 등의 작품을 남겼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66년에는 CBE 훈장을, 2002년에는 CH(Order of the Companions of Honour) 훈장을 받고 2005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또 셰익스피어상, 유럽문학상, 피란델로상, 데이비드 코헨 영국 문학상을 받고 런던의 퀸 메리 대학의 명예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핀터는 2005년 희곡 집필을 멈추고 시를 쓰는데 전념했고 연극무대에 올라 펼친 연기로 좋은 평가는 받기도 했다.

■ 곰돌이 푸우 초판, 소더비서 고가 낙찰

<곰돌이 푸우(Winnie-the-Pooh)>의 삽화 원본들이 지난달 17일 런던에서 130만 파운드(약 200만 달러)의 최고가에 낙찰됐다.

소더비(Sotheby’s)가 주최한 이번 경매에서 팔린 이 그림들은 <곰돌이 푸우>의 원작자 알렌산더 밀른 (A. A. Milne)의 동화에 삽입된 것으로,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어니스트 하워드 셰퍼드의 작품들이다.

이중 이날 경매에서 최고가에 팔린 작품은 <푸는 추적 중, 그리고 그를 뒤쫓는 피글렛(He went on tracking, and Piglet ... ran after him)>. 이 그림은 당초 예상가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11만 5250파운드에 팔려 이날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그림의 최저 평가액은 4만~6만 달러로, 나란히 걷고 있는 푸와 피글렛의 뒷모습과 이들의 발자국이 그려져 있다.

두 번째 최고가는 <쿵, 쿵, 쿵 - 계단 오르기(Bump, bump, bump -going up the stairs)>로 9만 7250파운드에 낙찰됐다.

지금까지 셰퍼드의 삽화 중 최고가는 11만 파운드에 팔린 고전동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The Wind in the Willows)>이었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