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 '예루살렘상(Jerusalem Prize)' 시상식 기념강연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지구 공격을 비판했다.

지난달 15일에 예루살렘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무라카미는 "1천 명 이상이 사망하고 그 가운데 많은 사람은 비무장 상태의 어린이나 노인들이었다"면서 사실상 이스라엘군의 과잉공격을 비난했다.

수상 후 강연을 위해 단상에 오른 그는 이번 수상에 대해 일본 내에서 시상식 불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수상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작가는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지 않은 거나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져보지 않은 것은 믿지 못한다. 그래서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길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무라카미는 인간을 부서지기 쉬운 껍질의 알로 비유하고 이스라엘군과 이슬람주의 조직인 하마스 쌍방의 무기와 체제를 벽이라고 표현하며 "우리들은 모두 벽에 직면한 알이다. 하지만 그 벽은 우리들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벽에 알이 부딪혀 깨질 때 아무리 그 벽이 옳고 설령 알이 잘못했다고 해도, 나는 달걀 편에 설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무라카미가 수상한 '예루살렘상'은 사회에 있어 개인의 자유에 공헌한 문학자에게 주어지는 상. 이날 시상식장에는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과 니르 바르카트 예루살렘 시장 등 이스라엘의 주요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해 있어서 무라카미의 발언은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