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 인근 호수물고기 500여마리 폐사"소변 인산염 때문" 주장

사람의 소변이 물고기를 죽이는 살상무기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다 물 속에서 슬그머니 소변을 보는 것은 공중위생뿐 아니라 호수의 주인인 물고기의 목숨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MSNBC 뉴스가 지난 14일 독일 빌트지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

독일 함부르크 부근의 아름다운 아이히바움 호수에서 최근 500여 마리의 물고기가 죽은 채 떠오르자 한 낚시꾼 단체는 "수영객들이 1인당 하루 평균 0.5ℓ의 소변을 통해 물 속에 다량의 인산염 성분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평소 수영객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오던 낚시꾼들이 수영객을 몰아내기 위해 꾸민 이야기라는 반론이 제기됐고 한 대중과학 블로그는 "오줌 누는 것 같은 자연적인 행동으로 물고기를 줄일 수 있나"라는 질문을 제기하며 이를 공론화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답변을 제기하고 나섰다.

소변 자체가 물고기에 직접 해를 미치지는 않지만 일련의 환경 변화를 일으켜 결국 물고기를 질식시킨다는 것이다.

우선 소변 속에 풍부한 질소와 칼륨, 인 등 양분은 물 속의 녹조류에 비료 역할을 한다. 비료를 다 섭취한 녹조류는 물 속의 산소를 먹어 치우며 이들이 죽어서 부패하면 산소가 점점 더 고갈돼 결국 물고기가 질식하게 된다.

빌트지는 당국이 50만 달러 이상을 들여 인산염 중화제 벤토포스를 물에 풀었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 호수는 피부에 닿으면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남조류와 녹조류가 너무 많아 수영객들에게 폐쇄된 상태이지만 시 환경당국은 수영객이 아닌 자연적 원인과 스케이터들이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겨울철 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워낙 소란스러워 동면해야 할 물고기들을 깨웠으며 이들은 숨도 쉬지 못하고 얼어 죽었다는 것이다. 환경 당국은 이런 현상이 매우 흔하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함부르크의 한 대학에 낚시꾼들의 주장을 검증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과학자들의 조사 결과 물 속에서 물고기들의 호흡을 막는 독소를 분비하는 남조류 아나베나의 증식현상이 발견됐다.

이런 문제는 독일만의 것이 아니다. 호주 대보초 일대에 세워진 팻말들은 수영객들에게 물 속에서 소변을 보지 말도록 당부하고 있다. 소변 성분이 부영양화를 일으켜 맑은 물에 사는 산호들을 죽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