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슈퍼리치들 유혹하는 호화주택 줄줄이원하는 층 누르면 승용차 올려줘4대 주차 펜트하우스 272억원가구 17%가 100만달러 이상 부자

고층빌딩이 빼곡히 들어션 싱가포르 시내 모습. AP=연합뉴스
싱가포르의 한 부동산 개발업자는 돈을 주체하지 못하는 슈퍼리치(super rich)를 겨냥, 30층 아파트의 꼭대기 층이라 하더라도 거실 옆에 승용차를 주차할 수 있는 호화 아파트 판매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지난 27일 보도했다.

이 아파트는 지하실 입구에서 바이오 인식 패드로 원하는 층을 누르면 리프트가 승용차를 올려 자기 집의 거실 옆에 주차해준다.

개발업자인 'KOP 프로퍼티스'의 레니 슈파맨은 "단순한 주차가 아니라 박물관의 진열장과도 같다"고 말했다.

개발업자가 겨냥한 고객은 '슈퍼카'를 소유한 싱가포르의 늘어나는 부유층이다.

싱가포르 중심가 '오차드 로드' 부근에 있는 호화 아파트의 가격은 980만 싱가포르달러(약 89억원)에서부터 승용차 4대를 주차할 공간이 있는 펜트하우스는 3,000만 싱가포르달러(약 272억원)에 이른다.

자기가 사는 층의 집안 주차가 가능한 호화 아파트는 아시아에서 처음이며 싱가포르에 등장한 것은 이곳이 전세계에서 부유층 주거 밀집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다.

보스턴 컨설팅그룹 추산에 따르면 510만 인구의 싱가포르에서 전체 가구의 17% 이상이 100만달러 또는 그 이상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홍콩과 더불어 싱가포르는 마세라티, 페라리, 람보르기니와 같은 호화 승용차의 1인당 보유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러나 호화 아파트 마케팅은 슈퍼리치들이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시작됐다.

부동산 컨설턴트 세빌스에 의하면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로 싱가포르 호화주택 가격이 약 30% 하락했다. 10% 인지세 부과도 호화 부동산에 타격을 가했다.

지난해 싱가포르 호화 주택의 약 43%는 해외 바이어들이 구입한 것이며 다수가 중국인들이다.

가장 비싼 주택들이 몰려 있는 오차드 로드에는 지난해 4천 가구의 호화 콘도가 완공됐으며 이 가운데 16%는 아직 팔리지 않았다.

일부 개발업자들은 바이어를 유혹하기 위해 가구 상품권을 제공하고 있다.

페라리 대리점을 운영하는 콜린 신은 "경제 때문에 사람들이 더 조심스러워졌다"고 여건이 어려워졌음을 시인했다.

그는 그러나 새 모델이 나오면 부유층들은 여전히 지갑을 연다면서 곧 시판될 페라리 F12 베를리네타의 주문예약이 내년 말까지 꽉 차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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