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독재자 카다피 만행 폭로 책 출간납치당한 15세 소녀 폭행 강간에 시달려포르노 영화 강제로 관람이제 자유의 몸 됐어도 친척들의 '명예살인' 공포

AFP=연합뉴스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생전에 어린 여학생들을 납치해 '성 노리개(sex slave)'로 삼아 학대했다는 내용의 책이 출간돼 또 한 번 충격을 주고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의 아닉 코진 기자는 현지 피해소녀들을 취재한 것을 담은 책 <먹잇감:카다피의 하렘에서(Les Proies:Dans le harem de Kadhafi)>를 펴냈다. '하렘'은 중동의 왕족들이 자신의 여자들을 모아뒀던 장소를 뜻한다.

코진은 책에서 '소라야'라는 이름을 쓰는 한 피해자의 이야기를 전했다. 소라야는 2004년 시르테에서 납치돼 5년여간 카다피와 생활하며 끊임없는 폭행과 강간에 시달렸다. 납치 당시 그녀의 나이는 고작 15살이었다.

어느날 학교를 방문한 카다피는 당시 화동 역할을 맡아 꽃다발을 건네준 소라야의 머리 위에 잠시 손을 얹었다고 한다. 훗날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손짓은 '이 아이를 원한다'는 뜻이었다고 소라야는 설명했다. 그리고 그녀는 다음날 찾아온 한 제복차림의 여성의 손에 이끌려 집을 떠났다.

카다피는 그녀에게 "이곳에서 평생 나와 함께 살아갈 너에게 나는 아빠이자 오빠이자 연인이 될 것"이라며 자신을 '파파(아빠) 무아마르'라고 부르라고 말했다. 소라야가 저항하자 이 하렘을 관리하던 '마브루카'라는 이름의 여성이 나타나 그녀를 '교육'했다. 소라야는 또 다른 소녀가 카다피에게 성학대를 당하는 것을 봤다고도 했다.

책에는 또 남동생의 석방을 대가로 18살부터 5년간 카다피의 노리개 생활을 했다는 여성과 매일같이 레이스 속옷을 입고 포르노 영화를 관람해야 했다는 여성 등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줄을 이었다.

코진은 또 카다피의 간호사들이 거의 모든 여성 방문자들에게 성병 여부를 확인하는 혈액검사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코진은 이처럼 카다피로부터 성적 학대에 시달렸던 피해자들이 카다피 정권의 몰락 이후에도 남성 친인척에게 '명예살인'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괴로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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