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반도 정세 악화와 관련해 평양 주재 외교관들에게 철수를 권고한 데 대해 해당 대사관들은 당분간은 업무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 외무부는 지난 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평양 주재 독일 대사관의 안전과 위험 노출도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로는 대사관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북한의 철수 권고에 대한 논평에서 "우리는 (북한의 철수 권고) 통보가 북한의 위협적 발언의 연장선이라고 믿는다"면서 "직원의 철수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AFP통신은 불가리아 외교부 대변인을 인용, 유럽연합(EU) 국가의 평양 주재 공관장들이 공동 입장을 정하고자 이날 만나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 만나 어떤 의견을 나눴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외무부는 "이날 모임은 의례적인 것이어서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미국의 영사보호권을 대리하고 있는 스웨덴 대사관도 자국 관광객 지원 등을 위해 일단 계속 가동 상태를 유지할 계획이다. 프랑스도 아직 공관 철수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외교부 역시 평양 주재 대사관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북한 당국으로부터 대사관 직원 철수 권고를 받았으나 정상적인 업무를 계속하기로 했다"면서 "직원 철수를 권고한 북한 당국의 의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외교부는 한반도에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평양 주재 대사관을 중국 단둥으로 옮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외무부도 이날 발표문에서 북한 내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고려, 평양 주재 외교관들에 대한 철수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북한 외무성이 평양 주재 외국 대표들에게 철수를 권고한 사실을 확인하며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긴급사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테네 외무부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에는 인도네시아 외교관과 가족 등 30명이 거주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들을 즉각 철수할 계획은 없으며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철수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러시아 국영방송이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모든 상황을 고려해 이 통보를 심각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CNN 방송은 북한 관리들이 5일 외국 대사들과 만나 인력 철수에 도움이 필요한지 의사를 물어봤다고 몇몇 외교관들을 인용해 전했다.

한편 주로 서양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북한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은 직원 철수 권고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평소와 크게 다름없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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