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골프 한국인 갤러리 급감

"그 많던 한국 분들 다 어디로 갔나요?"

마스터스가 '꿈의 무대'의 막을 내린 지난 14일(현지시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만난 한 한국 대기업 직원은 "분위기가 작년과 너무 다르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유독 한국인 갤러리만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작년 마스터스에선 최경주 주변에 어림잡아도 수백 명 정도의 한국 갤러리가 눈에 들어왔는데 올해에는 50명도 채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썰렁한 분위기는 최경주가 공동 7위로 출발해 가장 관심이 뜨거웠던 3라운드 때도 마찬가지였다.

77회째를 맞은 올해 마스터스는 부활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정상 도전 등 볼거리가 그 어느 해보다 풍성했다.

이 덕분에, 우즈가 처음 '그린재킷'을 입은 1997년 이후 처음으로 개막 전 암표 값이 7,000달러를 돌파하는가 하면 호텔과 음식점 등 오거스타 지역 업계는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팬들로 전례 없는 특수를 누렸다.

유명 모텔 체인의 하루 숙박료는 개막 직전 750달러~1,000달러에서 주말인 3라운드 때부터는 400달러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해에는 호텔업계가 단합이라도 한 듯 요금을 내리지 않는 등 바가지 상혼이 끝까지 기승을 부렸다.

한 한인 식당 종업원은 "올해 한국 손님 수는 2년 전의 4분의 1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5,000명의 동포가 사는 오거스타 한인사회에서는 '흥행 저조'의 원인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출전한 한국선수가 준 데다 최경주와 양용은의 기량이 하향세를 보이는 것이 관중 감소로 이어졌다는 얘기가 많다. 작년에는 최경주 양용은 외에 루키인 배상문과 김경태가 출전했고, 이들에게 이변을 기대하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한 현지 교포는 "작년까지만 해도 재벌 회장들을 비롯해 대기업 임원들이 많이 왔지만, 올해는 거의 없다"며 "재벌 회장이 미국 간다고 하면 전쟁 무서워서 피난 간다는 말을 들을까 싫어 스스로 자제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