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강력한 흡연 규제 방안을 시행한다.

유럽의회는 8일 흡연의 폐해를 줄이고 청소년 흡연을 차단하기 위한 EU 집행위원회의 흡연 규제 방안을 승인했다. EU의 흡연 규제 방안은 담뱃갑 포장을 규제하고 첨가물을 규제하는 등 광범위한 금연 정책을 담고 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우선 담뱃갑 포장의 65%를 경고문구와 흡연의 폐해를 보여주는 사진 등으로 채워야 한다. 담배 브랜드명은 바닥면에만 표시할 수 있다. 전자담배는 광고가 금지되며 청소년에게는 판매할 수 없다. 그러나 애초 의학 치료용으로만 허용하려던 EU 집행위 안은 유럽의회 논의 과정에서 삭제됐다.

EU의 금연 정책은 청소년이 쉽게 담배에 빠져드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담배에 박하, 바닐라, 딸기 향이나 색소 등을 첨가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러나 애초 2015년부터 전면시행 하려던 첨가물 금지 방안은 2022년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완화됐다. 또한, 슬림형 담배 생산도 금지하려 했으나 담배회사의 로비에 밀려 무산됐다.

EU의 흡연 규제방안은 28개 회원국 정부의 승인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EU 집행위의 애초 흡연 규제안은 더욱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었으나 담배업계의 필사적인 로비로 상당 부분 완화돼 청소년 보호에 미흡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규제안은 보건 단체와 금연운동가들의 요구에는 못 미치는 것이다. 이들은 담뱃갑 전체를 흡연 경고 문구와 끔찍한 사진으로 채우고 담배 상표는 아예 표시하지 못하도록 요구했으나 유럽의회 통과 안은 35%의 공간을 남겨두고 있다.

앞서 EU 집행위 안에 대해서도 유럽공공보건연맹(EPHA)은 "EU의 금연 정책은 환영하지만, 청소년들의 첫 흡연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담배 상표 노출 금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담배업계는 EU의 흡연 규제 방안을 막으려고 필사적인 로비를 펴왔다. 다국적 담배회사들은 유럽의 담배 규제가 성장 시장인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에서 선례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