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상원 의결 남겨…탄핵 가능성은 극히 낮아

지난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미 하원을 통과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낸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 등 두 개의 안으로 표결에 부쳐졌다. 두 안건 모두 과반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권력 남용 안건은 찬성 230표, 반대 197표로 통과됐고, 의회 방해 안건은 찬성 229표, 반대 198표로 역시 가결됐다. 하원 전체 의석수는 4개의 공석을 제외한 431석이다. 이 중 과반인 216명이 찬성하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 공화당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던지며 일치된 의견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AP통신은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3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하원 법사위를 통과한 탄핵소추안에 대해 격앙된 표정으로 말하고 있다. 연합

하원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본회의를 소집했고 정오부터 시작된 찬반 토론을 거쳐 오후 8시가 넘어서야 표결에 들어갔다. 권력남용 혐의안은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비리 조사를 종용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4억 달러에 이르는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약속하며 정적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한 바 있다. 의회 방해 혐의안은 미 하원의 탄핵 조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 인사들의 ‘조사 비협조’를 지시한 것에 대한 책임을 담고 있다.

하원에서 통과된 탄핵소추안은 상원에서 최종 판가름난다. 내년 1월 초 상원은 탄핵심판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하원과 달리 상원은 공화당이 53석으로 45석의 민주당보다 많다. 공화당이 100석 정원(무소속 2석)의 과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탄핵소추안이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탄핵안이 상원을 최종 통과하려면 100석의 3분의 2 이상인 67명이 찬성해야 한다. 소추안이 가결될 확률은 하원보다 확실히 낮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추진 집단을 ‘마녀사냥’으로 규정하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천현빈 기자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