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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어 남아공發 변이 바이러스 확산 공포

국내서도 감염 사례 확인, 지속 확산 우려
  • 입국하는 유럽발 항공편 탑승객들.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세계 각국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유럽발 항공편 탑승객들이 절차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 연합)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영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면서 코로나19 청정국인 대만에서도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아시아에서는 이미 일본, 인도, 싱가포르 등의 국가에서 영국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된 상태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28일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처음 확인된 바 있다. 영국발 입국자 3명(가족)에게 확보한 검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고 이후에도 이 변이 바이러스는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 질병예방통제센터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영국과는 새로운 형태의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보고됐다고 발표해 전 세계가 다시 공포에 빠져들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 최소 17개국서 확인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까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세계 1위인 미국에서도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일본에서는 이미 10명이 넘는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했고, 유럽은 물론 중동 국가들에도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최소 17개국 이상에서 확인됐고 이제는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까지 호주와 일본으로 퍼진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영국발 입국자 3명에게서 변이 바이러스 첫 감염 사례가 확인된 이후 지난달 30일 2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영국에서 입국해 자가 격리 중 지난달 26일 숨진 80대 남성 A씨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또 영국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지난달 24일 입국한 20대 여성 B씨도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A씨의 경우 동거 가족 3명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직 이들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중 한 명은 지난해 11월 8일 먼저 입국해 격리에서 해제된 후 병원과 마트, 미용실 등을 거쳐간 것으로 파악돼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접촉한 4명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진단검사가 진행 중이다.

우리 방역당국은 이 변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발 항공편 입국은 오는 1월 7일까지 중단했고 신규 비자 발급도 중지했다. 확진자가 많은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발 입국자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의무 제출해야 하고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발열 기준도 37.5도에서 37.3도로 바꿨다.

사실 이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에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해 9월이었다. 보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바이러스가 최소 한 달 전부터 영국에서 유행하고 있었는데 이미 대응이 늦은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초 코로나19 확산 때부터 매번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더니 변이 바이러스도 결국 유입 후에야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영국에서는 이 변이 바이러스가 지난해 9월에 처음 발견돼 11월부터 확진자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영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을 때부터 정부가 유럽발 입국금지를 하고 PCR 검사에 나섰어야 했는데 매번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뒷수습식으로 조치를 내리니까 문제가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 높다

사실 이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와 별개로 우려스러운 것이 국내에도 발견하지 못한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유입돼 있거나 발생했을 가능성이다. 실제로 지난주 미국에서는 엘버트 카운티에 거주하는 20대 남성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해외여행 경력이 없고 감염 경로도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이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외부로부터 유입이 아닌 미국 내에서 감염된 ‘지역사회 감염’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미국 상황이 여러 측면에서 통제불능에 접어들었다”며 “변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에 대해 주시하고 심각히 여겨야 하겠지만 어떤 확정적인 언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알고 있지 않아 우려스럽다”고 경고했다.

우리 방역당국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 지역사회로 전파된 사례가 없다고 밝혔지만 방역망을 벗어난 잠복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변이 바이러스 유행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 최초로 발견된 것은 지난해 9월 영국 잉글랜드 남부 지역이다. 이후 전 세계 국가로 빠르게 퍼지고 있었고 우리 정부가 영국과 국내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는 조치를 발표한 것은 지난달 23일이다. 영국에서 첫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한 지난해 9월 이후부터 국내로 입국한 영국발 입국자 중 잠복 감염자가 지역사회에 남아있을 가능성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외 다른 국가 해외 입국자가 잠복감염 상태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까지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깜깜이 확진자’의 경우 해외 입국 시 방역망에 걸리지 않고 무증상 또는 경증 상태로 일상적인 생활을 하다가 확진자로 확인되는 경우가 있다고 보고 있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연말 브리핑에서 “새로 등장한 변이 바이러스가 언젠가는 전 세계적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할 것”이라며 “전파력 자체가 매우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한 상황이고 영국과 교류가 많은 유럽부터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코로나19 유행을 전체적으로 주도하고 대체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와 모더나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백신 효능을 검증하는 테스트에 각각 착수했다는 것이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백신 제약사들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면역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코로나 면역력 보유자로부터 혈액 샘플을 채취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들은 공통으로 코로나19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보호 기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이자 측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2주 정도 연구와 데이터 수집 기간이 필요하다고 발표했고 모더나 측도 몇 주 동안 추가 실험을 진행해야 한다고 발표해 새해 초 나올 긍정적인 소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o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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