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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창] ‘쿼드’에 북한 문제까지 포함되나

다시 뜨는 한·미·일 외교 삼각편대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 제공)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추진했던 반중 안보연대인 ‘쿼드’가 조 바이든 행정부가 펼칠 동아시아 정책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쿼드의 급부상은 향후 한중 관계는 물론, 한일, 북미 관계에까지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쿼드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구성한 안보연합체다.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구성된 쿼드는 과거 구속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황은 고립주의를 포기하고 다자주의로 무장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민주주의 세력의 공적으로 지목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민주주의 동맹을 강조해온 바이든 행정부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인도를 적극적으로 껴안고 아베 신조 전 정부 시절 친중 정책을 보인 일본을 적극적으로 포섭 중이다.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일본의 협조가 꼭 필요하다는 시각은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거치며 일본을 중시했던 관료 출신들이 바이든 정권의 외교안보 라인에 집중 포진한 만큼 당연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쿼드를 강화하려다 보니 한국을 포함한 쿼드 플러스(+) 확대도 자연스럽게 논의될 조짐이다. 그 중심에는 북한이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미 고위 당국자는 쿼드 정상회의에서 북한 문제도 다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과거 쿼드가 중국의 확대 전략에 대한 대응에 치중했지만 향후 다소 다른 방식으로 운영될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쿼드가 쿼드 플러스로 확대될 경우 단순히 중국만을 겨냥해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을 포함할 경우 미국이 쿼드 플러스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명분이 마련된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국장은 쿼드 정상회의 후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하는 것은 중국은 물론 북한 문제를 집중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귀국 길에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만나 중국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전할 예정이다. 이 회담은 북한 비핵화 문제보다는 미중 간의 현안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문제가 한국과 일본 방문에서 협의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미국의 입장이 변화하면서 우리 정부도 쿼드 참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최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인 황지환 서울 시립대 교수가 미 정치매체 ‘더힐’ 기고를 통해 “한국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영향을 주기 위해 쿼드 플러스 합류를 고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 정부와 가까운 인사들이 미국 조야에 한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에 대한 운을 띄운 셈이다. 황 교수의 기고는 쿼드 참여에 대한 한국의 입장이 달라졌음을 인식하는 예로 미국 내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도 "쿼드가 특정 국가를 배척하거나 그들을 견제하기 위한 배타적 지역 구조는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이 우리 역대 정부가 추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쿼드를 반중 연대가 아닌 동아시아지역내 민주 동맹으로 운영할 경우는 참여할 수 있다는 쪽으로 풀이할 수 있다.

마침 미국도 우리측 입장을 거들고 나섰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쿼드가) 특정 국가를 배제한다는 것이 아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나라들이 코로나, 기후변화 등 공동 문제를 논의하는 모임"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쿼드를 반중 연대가 아닌 민주 동맹으로 바꿔 한국의 참여를 독려하려는 의미로 보인다.

쿼드가 지역 공동문제를 논의하는 모임으로 구성될 경우 의제에 북한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 될 전망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쿼드에 북한 문제를 연계할 경우 자연스럽게 한국의 쿼드 참여를 이끌어내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문제는 한일간의 갈등 해소다. 쿼드 플러스 출범을 위해서는 핵심 참여국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이 필수다. 트럼프 정부와 달리 한미일 관계를 중요시하는 바이든 행정부는 한일 관계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제임스 줌월트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미 국무부와 국방부 장관의 이번 한일 순방이 한미일 삼각공조의 강화가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간 갈등은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를 약화시키는 고리라는 점에서 미국이 풀어야 할 숙제라고 언급했다.

한일 관계가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지만 일본의 대북 강경론은 우리 정부가 풀어내야 할 과제다. 일본 재팬타임스는 황 교수의 더힐 기고와 관련, 한국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접근 방식을 바이든 행정부에게 설득하기 위해 쿼드에 가입하려 한다면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을 담은 쿠미 미야케 스가 요시히데 총리 특별 고문의 기고문을 소개했을 정도다.

마침 미국의 대북 정책 마련도 임박했다. 일부에서는 다음 달이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가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에서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접근한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의 (대북) 접근법은 아마도 매우 달라 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는 정상회담을 축으로 한 트럼프 정부의 협상 전략과 달리 실무협상 중심의 접근법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이 압박은 물론 외교적 해법 모두를 테이블에 올려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링컨 장관은 최근 의회 증언에서 압박과 외교적 해법 모두를 고려하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국에 탄도미사일 방어 관련 무기를 2개 추가 배치한다고 말한 것도 미국의 대북 압박 정책이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로도 풀이된다. 한미 양국이 북한이 취소를 요구한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해 실시한 것도 가볍게 볼 대목이 아니다.

백종민 아시아경제 뉴욕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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