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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완성차 기업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2021 상하이 모터쇼’ 개막…선보인 신차의 40%가 친환경차 / 중국, 집중 지원했던 테슬라 향해 강한 견제 나서는 모습도
  • 제네시스가 첫 번째 전기차 ‘G80 전동화 모델’을 세계 최초로 중국 무대에서 공개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주간한국 송철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 속에서도 지난 19일 중국에서 ‘2021 상하이 국제 모터쇼’가 개막했다.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상하이 모터쇼는 자동차업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자동차 박람회다. 이번 상하이 모터쇼의 주인공은 단연 전기차였다. 공개된 신차가 총 88종인데 이 가운데 순수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가 39%(34종)를 차지했을 정도다.

특히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는 전기차 시장에서 독주하는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민 전통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맞대응 공세가 눈길을 끌었다. 이번 상하이 모터쇼는 폭스바겐,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차그룹 등이 전기차 양산체제를 갖추고 중국 시장에서 제대로 된 쇼케이스를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첫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테슬라를 지원하던 중국이 자국의 전기차 시장 보호를 위해 테슬라를 향한 간접적 경고에 나서기도 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완성차 기업, 中 시장 공략 위해 헤쳐 모여

축구장 50개에 해당하는 36만㎡의 거대한 상하이 전시장에서 중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지난해 136만대 수준이던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2025년에는 600만대 이상으로 5배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관람객이 많지 않지만 세계 1000여개 완성차 및 관련 기업이 참가한 이유다. 격년으로 개최되는 상하이 모터쇼에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BMW,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혼다 등 전통 완성차 기업들이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헤쳐 모인 것이다. 상하이자동차, 창안차, 지리차, 둥펑차 등 중국 토종 자동차 기업들도 총출동해 중국 내 방어막을 펼쳤다.

상하이 모터쇼 주관 기관인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상하이 모터쇼는 올해 ‘변화를 끌어안다’를 구호로 내걸었다.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전통 완성차 기업과 기존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전기차 전문 기업 간 대결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일보는 “폭스바겐, 아우디, 벤츠, BMW, 도요타, 현대차그룹 등 전통 자동차 강자들의 역습이 시작됐다”며 “이들이 새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기차를 양산함에 따라 생산·제조에서 고유의 강점이 있는 전통 완성차 기업들이 세계 전기차 시장 구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제네시스가 ‘G80 전동화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전기차 3총사 동시 출격…‘G80’ 모델 세계 최초 공개

현대차그룹도 상하이 모터쇼에 전기차 3총사를 동시에 출격시키며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특히 제네시스가 첫 번째 전기차 ‘G80 전동화 모델’을 세계 최초로 중국 무대에서 공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네시스는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 약 1800㎡(약 545평) 규모 전시공간에 G80 전동화 모델, 제네시스 엑스 콘셉트카와 함께 대표 고급 세단 G80 2대, 럭셔리 플래그십 SUV GV80 4대 등 총 8대를 전시했다. G80 전동화 모델은 제네시스 첫 번째 전기차 모델이자 고급 대형 전동화 세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차량이다.

장재훈 제네시스 브랜드 사장은 G80 전동화 모델을 최초로 공개하는 영상에서 “이번 상하이 모터쇼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첫 전기차를 소개하는 특별한 자리”라며 “역동적인 우아함을 보여주는 G80의 전기차 모델은 제네시스 브랜드가 EV 시장에서의 여정을 알리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상하이 모터쇼에 ‘고객의 삶에 혁신적이고 최적화된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을 주제로 참가해 2520㎡(약 762평)의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첫 모델인 ‘아이오닉 5’를 중국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기아도 상하이 모터쇼에서 신규 로고 공개와 함께 새로운 전략을 발표하고 중국 시장을 공략할 신차를 선보였다.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 기아는 새롭게 바뀐 로고를 바탕으로 ‘젊은 층의 라이프 스타일에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기아’를 주제로 참가해 기아의 젊은 이미지와 높은 기술력을 알리고 있다. 특히 기아는 차세대 모빌리티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최초의 전용 전기차 ‘EV6’를 중국에서 최초로 선보였다.
  • 상하이 모터쇼 현장에서 시위하는 테슬라 차주. (사진=중국 웨이보)
모터쇼에서 테슬라 차량결함 시위…결국 고개 숙인 테슬라

지난 19일 상하이 모터쇼에서는 한 여성이 테슬라 차량 결함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고 주장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현장에서 자동차 환불과 치료비 등을 요구했고 테슬라가 이에 응하지 않자 시위에 나서기까지 했다.

테슬라 측은 확인 후 차량 결함에 대한 책임은 지겠지만 무작정 금전 요구를 하는 등의 행동에는 타협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더 나아가 시위 여성 배후에 누군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해 사건은 일파만파 커지기 시작했다.

당연히 테슬라 경영진의 대응이 오만하다며 중국 내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이후 관영매체가 나서 테슬라를 저격하는 상황으로 번졌고 중국 사법 분야를 총괄하는 정법위원회까지 테슬라를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며 공개 경고를 하는 상황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결국 테슬라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사과문을 싣고 정부 조사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테슬라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중국 당국은 관련 임원을 교체하라고 요구하기 시작했고 중국 민간에서도 테슬라 불매 운동이 점차 거세지는 상황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테슬라는 “중국 정부 결정에 전적으로 복종할 것”이라는 두 번째 사과문까지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년 전만 해도 중국은 테슬라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고 테슬라가 현지 공장을 유치하는 데도 정책적 지원을 전폭적으로 해줬다. 하지만 테슬라가 중국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면서 중국의 태도가 돌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테슬라를 끌어들였으나 테슬라가 중국 시장을 잠식하자 견제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테슬라 경영진을 소환하고 중국 군대와 국영 기업에 테슬라 구매 금지령까지 내린 바 있다.

두 번에 걸쳐 사과를 한 테슬라도 반격에 나섰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주관하는 관영 매체인 국가시장감독관리보가 지난 22일 웨이보를 통해 상하이 모터쇼 시위 차량의 사고 직전 주행 데이터를 테슬라 측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것이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사고 직전 차량은 시속 118.5㎞의 속도로 달리다가 브레이크를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레이크 결함이 아니라 과속이 사고의 원인이었다는 점을 부각해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so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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