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결혼 적령기 아들의 경쟁력을 높여주기 위한 중국 부모들의 저축 집착이 美中 무역긴장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중국의 직장 재해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단순한 가족계획 완화에서 더 나아가 과감한 여아 출산장려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중국 전문가가 주장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연구원을 지낸 웨이 상진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근 기명 칼럼매체 프로젝트 신디게이트(Project Syndicate)에 공개한‘중국 경제와 성비’란 글에서 중국 남초 현상의 경제적 폐해를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프로젝트 신디게이트는 영향력이 높은 세계 여론 주도층의 칼럼을 게재하는 비영리 언론매체이다. 지난 2019년 문재인 대통령도 한반도 평화와 관련하여 기고한 바 있다.

중국의 제 7차 인구센서스 발표에 따르면, 중국 인구는 지난해 11월 기준 14억1177만8724명으로 10년전보다 5.38% 늘었다. 연평균 0.53% 증가한 수치다. 다만 2000년∼2010년 기간의 연평균 성장률 0.57%보다는 0.04% 포인트 하락해 인구 증가율이 다소 둔화됐다.

남녀 인구 비율은 남성이 51.24%로 여성(48.76%)보다 많아 남초 현상이 여전했다.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 인구)는 105.07로 2010년 105.20보다는 개선됐다. 연령대별 인구 분포는 14세 이하가 17.95%, 15∼59세는 63.35%, 60세 이상은 18.7%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상진 교수는 “세계 평균치대비 중국의 과잉 남초가 지속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출생 이후의 수치적 불균형은 중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게 중요한 경제적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살기 때문에 대부분 국가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 미국의 경우 2020년에 여성 100명당 남성 96명이다. 중국은 여성 100명당 남성 105명으로 반대를 보이고 있다.

상진 교수는 “ 1970년대에 중국의 출생시 성비는 자연적인 비율이었으나 여러 요인이 작용하며 꾸준하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남아 선호, 초음파 등 태아의 성별을 파악해주는 기술 그리고 한자녀 갖기 등 엄격한 가족 정책등이다.

이에 따라 2009년 출생시 성비율은 여아 100명당 남아 121명까지 치솟았다. 최근 인구 조사에서는 남아 111.3명으로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치이다.

상진 교수는 “이같은 남초는 데이트 혹은 결혼 시장에서 경쟁력이 필요해진 미혼 아들을 위한 가계 저축률 상승이라는 경제적 현상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지난 1990년부터 2007년 동안 중국의 혼전 연령 집단에서 성비 비율 증가가 그 기간 동안 가계 저축률 증가 원인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그는 밝혔다.

또한 저축률의 증가는 국가의 무역흑자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도 논문 연구를 통해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성비 비율의 상승이 다른 국가와의 무역흑자 증가중 최소 3분의 1에서 절반 사이를 설명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성비 불균형이 美中 무역 긴장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상진 교수는 주장했다.

상진 교수는 이어“ 결혼 적령기 아들을 둔 부모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광산·건설 등 급여는 높은 대신 사고 위험이 높은 분야에 뛰어 들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부상·사망 같은 심각한 산업 재해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상진 교수는 “아직도 불균형 상태인 출생 성비율은 여아 차별이 지속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과감한 재정적 보상 등 여아 출산장려대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균형 잡힌 성비는 중국 가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재의 소비를 희생하면서 저축에 집착하는 현상을 지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내수 촉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다른 국가들과 무역 긴장도 줄일 수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