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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창] 바이든, ‘인권·남중국해’ 의제로 中 겨냥할 듯

G7 정상회의에 쏠리는 눈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해외 순방 일정이 확정됐다. 방점은 중국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맞서기 위한 민주주의 동맹의 규합에 찍히고 있다. 향후 중국에 맞서기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사회 연대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13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 대면 다자주의 외교를 통해 보건, 경제회복, 기후변화 등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 진전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지만 핵심 사안은 반중(反中) 연대 모색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회원국인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외에 초청 자격으로 참가하는 한국, 인도,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개국 정상과 양자 정상회담을 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에 대한 논의는 물론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역내 긴장감 확산과 연계된 안보 이슈가 중요하게 논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번 G7 정상회의가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육상·해상실크로드)로 정책에 맞서기 위한 ‘청정 그린 이니셔티브’(Clean Green Initiative)를 중점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민주주의 동맹 규합을 강조해왔다. 대선 공약에도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를 포함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G7 회의에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참여국은 물론 한국까지 참여하는 만큼 사실상의 민주주의 정상회의로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이미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중국에 대한 대응과 기후변화를 중심으로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대한 견제는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G7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예고됐다. G7 외교장관들은 중국이 신장과 티베트에서 인권을 침해하고 있으며 홍콩의 민주주의를 악화하고 사이버 해킹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경고한 바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G7 정상회의에서는 중국의 인권 등에 대한 별도의 논의도 이뤄진다. 닛케이는 “특정 국가의 폭 넓은 문제를 의제로 하는 일은 드물다”고 설명하면서 “일본, 미국, 유럽이 결속해 중국에 대처하려 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G7정상회의 공동 성명에 중국이 꺼려해 온 인권 등과 관련한 내용이 명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쿼드 국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만큼 남중국해 관련 언급도 포함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군부와 연계된 기업들을 대거 투자 금지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린 것 역시 G7회담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59곳의 중국 군부와 연계된 기업과 군산복합기업, 기술관련 기업들에 대한 미국인과 기업의 투자를 오는 8월 2일부터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에서 규정한 48곳의 블랙리스트를 더 확대하는 강수를 뒀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이 행정명령은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나 민주적 가치를 훼손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도록 허용한다”고 언급하며 동맹국들에도 반중 압박에 동참해야 한다는 신호를 발산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행정부가 추진했던 중국 ‘블랙리스트’ 명단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행정부가 결정한 행정명령 시행을 연기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선택은 오히려 더욱 강경한 대중 압박이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에 대한 지금까지의 조치 중 가장 강력한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때 취해진 다른 조치들을 계승하거나 더욱 진전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럽 순방기간 스위스에서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미국의 대중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푸틴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리에 대한 독살 시도 등 인권 문제와 러시아발 해킹 공격, 우크라이나 문제 등을 놓고 러시아와 줄곧 대립해 왔다. 언론 인터뷰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로까지 표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경쟁에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보다 푸틴 대통령을 먼저 만난다는 점도 러시아와는 관계 정상화의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바이든 행정부의 반중 연대 시도는 우리 정부와도 무관하지 않다. 한미 양국은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정상회의 후 대만 문제를 공동선언문에 담았다. 문 대통령도 공동기자회견 중 “다행히 (중국에 강경해지라는 미국의) 압박은 없었다”면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양안 관계의 특수성을 인식하면서 양국이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 반발이 있었지만 심각한 상황은 일단 피했다는 외교가 안팎의 평가가 나왔다.

이런 저런 사정을 따져보면 한국은 이번 G7 회담을 계기로 중국 보다는 일본과의 관계에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부상에 맞서 한미일 동맹 강화를 지속해서 강조해 온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일 3국의 긴밀한 협력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행정부 하에서 한일이 갈등을 해 온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어떤 식이든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우리 정부로서는 첫 G7 정상 회의 참석도 중요하지만 한중 관계는 물론 한미일 관계까지 염두에 둔 면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백종민 아시아경제 뉴욕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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