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밀레니얼 세대는 재산을 쌓을 수 없는 3가지 불리한 여건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블룸버그는 ‘재산축적할 시간이 없는 밀레니얼 세대’란 최근 기사에서 베이비부머 보다 더 많은 학자금 부채, 급등한 부동산, 늦어지고 있는 상속에 포위당해 상대적인 재정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기준으로 베이비부머는 1946년~1965년동안 출생한 세대를 지칭한다. 밀레니얼(M세대)은 1980년초~2000년 사이 출생한 세대로 구분한다.

첫 베이비부머는 1986년에 40세가 되었으며, M세대는 올해부터 40대에 들어선다.

올해 미국 경제는 다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소매판매·제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을 웃돌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가 짙어지면서 혼조를 보인 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하락했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부유한 미국인들의 재산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와 임금이 누구에게나 균등하게 증가할 지는 아직까지는 미지수이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회복 흐름을 탄 경제 활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맞다면, 올해이후 나타날 호황은 어쩌면 마지막 재산 증식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그러나 M세대 앞에 놓여 있는 상황은 녹록치 않다는 게 블룸버그의 진단이다. 무엇보다 M세대는 재정적으로 불행한 시절을 보냈다.

올해 40세에 들어선 86년생 M세대는 27세때 리먼브라더스 대금융 위기를 겪었다.

대학 졸업 직후 대침체기 순환 고리에 처박힌 M세대는 더딘 임금 인상에 시달리면서 재산을 쌓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나마 고임금을 받을 수 있는 40대 직장인이 되니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이 덮쳤다. 임금은 또 더딘 인상의 그물에 사로 잡혔다. 지난해 미국 경제는 3.5% 날라갔다.

지난 1989년이후 미국 국민의 순자산은 하락하고 임금은 정체됐다. M세대는 재산을 모을 수 없었다.

그에 비해 46년생 베이비부머의 40대 진입해인 1986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5%를 기록했다.

◆ 더 많은 학자금 부채 짊어진 M세대

◆ 더 벌어진 학력-임금 격차

베이비붐 세대와 밀레니얼의 재산 형성 격차에 학자금 부채도 작용했다.

M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등록금등 대학 비용을 더 내고 다녔다. M세대가 연간 대학에 지불한 등록금·기숙사 비용은 1만5604달러(약 1742만원)다. 물가를 조정한 베이비붐의 연간 대학 비용은 현재가치로 1만300달러(약 1151만원)다. 대학때부터 M세대는 부채를 더 짊어지고 출발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베이비붐의 고졸대비 대졸임금 격차는 57%이나 M세대에서는 무려 113%로 더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M세대는 복수 전공·편입 등 추가적인 대학 진학에 집착했다. 학자금 부채는 다시 증가하는 악순환의 늪에 빠져 들었다. 로웰 리케츠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부속 연구원은 “교육이 성공의 예측변수가 된 고용시장의 뚜렷한 변화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때 대학을 갓졸업한 M세대는 부동산 폭락을 목격했다. 주택시장을 외면하게 된 이유다.

1986년 기준 40세 베이비붐의 주택소유비율은 66%다. 올해 40세인 M세대의 주택소유비율은 61%로 낮다. 1968년이후 출생한 ‘X세대’의 주택소유비율은 68%로 베이비붐 보다 높다.

리처드 프라이 류 리서치 센터 연구원은 “미국 중산층의 재산 증식의 기본은 가정을 통한 구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M세대는 상대적으로 주택소유비율이 낮다.

M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주택구매를 줄이기 시작했다. 부동산 가격의 급등에 따른 결정일 수 있다. M세대들이 주택에 지불해야 되는 평균 비용은 32만8000달러(약 3억6654만원)로, 베이비부머의 21만6000달러(약 2억4138만원)보다 50% 이상 높다. 그러나 임금은 단지 20% 올랐다.

베이비부머의 40대때 순자산은 현재 달러기준 연 11만3000달러(약 1억2627만원) 이다. 지난 2019년 M세대의 연 순자산은 9만1000달러(약 1억169만원)로 나타났다.

또한 M세대에서 인종적 차이가 더 심해졌다. 백인의 재산은 흑인보다 거의 8배, 히스패닉보다 5배 많다.

코로나19 이후 백인의 고용회복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흑인은 더디게 진행중이다. 유색 인종들은 급변동이 심한 전자상거래·소매·운송쪽으로 몰리고 있다. 전염병 이후 불평등의 심화가 더 깊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어 “수명연장이 상속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M세대의 재산 증가를 더디게 만드는 요인중 하나이다.

리케츠 세인트루인스 연은 소속 연구원은 “핸디캡에 발목잡힌 M세대는 부채상환·주택소유 등 일반적인 중년기의 목표중 일부는 달성하기에 이미 늦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