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미국의 중고차 가격 상승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더 이코노미스트 등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고차 가격 급등이 소비자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인플레이션 불안 심리를 증폭시키고 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의 전월대비 상승률 0.6%의 약 3분의1은 중고차 가격 상승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동안 중고 차·트럭은 30% 이상 올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수치도 과소평가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미국의 최대 중고차 경매 회사인 만하임이 발표하는 중고차 가격지수는 1년동안 48% 상승했다. 특히 지난 4~5월 두 달 새 5% 이상 뛰어 올랐다. 뚜껑없는 픽업트럭의 1년 상승률은 무려 70%에 달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는 일반적 법칙을 거스르며 1~2년전 가격보다 웃돈을 받고 되파는 사태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장 전문가들은 “근본적 원인은 수요 급증이다”고 진단했다. 경제 재개방이 시작되면서 분출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긴급재난 보조금과 낮은 대출금리도 수요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자동차 산업내 변화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초기 여행을 중단하면서 차량 임대 욕구도 뚝 끊겼다.

이에 따라 자금 압박을 느낀 렌터가 회사들은 재고 정리를 위해 보유 차량을 싼 가격에 대거 처분했다. 지난해 미국 2위 렌터카 회사 허츠는 보유 차량을 매각해도 법정관리를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를 일정 기간 겪고 나서 이동해야 되는 사람들은 전염병을 의식, 대중교통보다 자동차를 선호했다. 중고차를 조금씩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회사들이 임대용 차량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을 서둘렀다. 그러나 반도체 부족이라는 병목 현상에 가로막혔다. 따라서 차량 확보가 급해진 렌터카 회사들이 중고차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며 가격을 끌어 올렸다.

만하임의 대주주인 콕스 오토모티브는 “앞으로 몇 달 더 중고차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포드 자동차는 올해 목표량대비 1100만대를 미달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고차 가격의 열쇠는 신차 공급의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때까지는 인플레이션 공포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