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의 증권사 객장( 사진=연합뉴스 )
[주간한국 박병우 기자] 신흥 증시에 대한 월가의 투자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JP모건은 신흥 증시에 대한 목표지수를 올리고 있는 반면 BCA리서치는 비중축소로 응수했다.

월가에서는 하반기부터 미국발 경기 회복 흐름이 신흥국 경제로 본격 파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미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는 어느 정도 정점을 친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그동안 뒤처졌던 신흥국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균형 잡기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최근 JP모건은 하반기 중 신흥 증시의 상대적 수익 상회를 기대할 호재 3가지로 △ 미국 증시의 독주 종료 가능성 △ 원자재 상승 등 신흥국의 경상·재정수지 개선 △ 아직 과열되지 않은 투자자 비중을 꼽았다. JP모건에 따르면 세계 투자자들의 신흥 시장 자금 배분은 역사적으로 볼 때 평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JP는 “연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 목표치를 1550포인트로 기존 목표치 대비 7% 상향 조정한다”라고 밝혔다. 신흥국 증시에 대해 탄탄한 기업이익이 전망되기 때문에 선진국 증시대비 가치평가 승수의 격차는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국가별로는 브라질·멕시코를 비중 확대 대상으로 올렸다. 반면 한국은 중립으로 낮췄다. 업종에서는 부동산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주 TS롬바르드도 신흥국 증시에 대한 기류가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는 매수를 추천하는 반면 중국 주식과 한국 국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TS롬바르드는 경제 정상화 흐름이 지속됨에 따라 자산배분의 재조정 기대감을 우호적 변수로 기대했다. 자산배분 재조정은 미국으로 쏠렸던 투자비중이 미국 외 지역인 유럽연합(EU)·신흥국 지역으로 이동하며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다. 롬바르드는 동남아 3개국을 제외한 주요 신흥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평균 1.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롬바르드는 “연내 금리 인상 없이 미국의 자산매입 축소 발표가 예정대로 시행된다면 통화정책의 전환도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신흥시장에 대해 전체적인 낙관보다 국가별 접근을 주문했다. 선호 증시로 브라질, 인도, 러시아를 추천했다. 중국의 경우 통화 긴축과 기술·금융업종 단속을 고려해 수익 하회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중립이다. 투자 기간은 3~6개월 기준이다.

한국에 대해서는 재정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조기 긴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국채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국고채 금리 상승을 예상한 것이다.

그러나 BCA리서치는 신흥국 증시의 부진이 몇 달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초부터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신흥국 증시 앞에 부정적 요인들이 도사리고 지적했다.

BCA리서치에 따르면,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의 매파쪽 기류 전환은 앞으로 다가올 사건들을 알려주는 신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하반기에 미국의 고용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시장의 금리 전망도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달러화를 상승시키는 반면 신흥국 외환·주가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

두 번째 잠재적 악재로 그동안 시행됐던 중국의 긴축 정책이 실물 경제에 미칠 파장이다. BCA는 이어 “델타 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일부 국가에서 나타나는 재규제도 신흥국 증시를 압박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백신 접종률이 가장 낮은 신흥국부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에 따라 6개월 기준으로 신흥국 증시의 비중 축소를 제시했다. 장기투자자도 중립 수준에 그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에 앞서 BCA는 지난달 11일 한국 증시에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이후 한국 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한국 증시의 상대적 매력을 반영해 신흥시장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상반기 주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위험과 보상의 상충관계(trade-off)는 절대적 기준으로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른 신흥국 증시대비 상대적 수익 상회는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BCA는 "아직 하향 조정되지 않는 다른 신흥 증시에 대한 수익 전망과 달리 한국 대형 기술주에 대한 수익은 이미 하향 조정이 이뤄졌다"며"역발상 관점에서 한국 증시에 진입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진단했다. 한국 대형 기술주의 수익 감소 가능성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신흥시장 전문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 구성시 한국 비중을 기준치보다 늘리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BCA는 밝혔다.



박병우 기자 pbw@hankooki.com